인간 섬 -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4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과 1951년 7월 8일 유엔 난민 협약을 통해 망명권이라는 권리가 만등어졌다. 망명을 원하는 자는 자국의 질서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면 차별없이 받아들여야하며 적응하기 위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말 멋진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박애주의와 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인류애가 느껴지는 협약!! 하지만, 밀려드는 난민들은 이런 이상적인 협약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아프칸, 시리아, 이란 등에서 전쟁과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은 에게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까운 섬 5개, 핫 스폿에서 모이게 된다. 1차 접수시설인 이 곳의 최대정원 6400명이나, 2019년 11월 3만 4500여명이 지내고 있는 이 곳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지은이가 방문한 모리아는 유엔에서 만든 공식적인 수용시설 외에 넘쳐나는 인원들이 점령한 비공식적 수용시설 올리브숲1,2,3 등이 있었다. 나뭇가지와 비닐로 만든 엉성한 집과 화장실, 샤워시설 같은 것은 전무한 이곳. 폭력과 성폭행이 만연하고 쌓여있는 오물과 쓰레기들로 질병과 벌레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공식수용시설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러한 현실은 누구의 책임인걸까? 현장의 비참함을 직접 보고 있는 수용소 사령관은 자원 공급을 해주지 않는 그리스 정부의 문제라고 한다. 그리스 정부는 지원을 해주지 않는 유럽연합을 탓한다. 유럽연합은 무관심과 무기력한 그리스 정부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가운데, 유럽연합은 아동인권관련 협약 30주년이라며 2019년에 그들만의 성대한 기념식을 가진다. 그리고, 그들 안의 결합력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 그들 밖의 벽을 더욱 굳세게 세우고 있다. 에게해 다섯 핫스폿의 난민의 35%가량인 아동들은 교육도 못받고 제대로 된 삶도 없고 어른들에게 노출되어 폭력과 공포 속에서 보호자 없이 살고 있는 현실은 외면한 채로,,

 

같은 인간이지만 같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 단지 글로만 읽었을 뿐인데 슬프고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파왔다. 고맙게도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연대감과 호의, 연민을 바탕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자 현장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엔난민기구 홈페이지의 글에서 이들의 삶에 대한 의지가 보이기에 아직 희망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분명 우리네의 아픈 현실일 것이다.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숨기고 싶은 치부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는 우리 인류의 민낯이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적은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