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 -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 없었던 작가와 출판에 대한 이야기
정혜윤 지음 / SISO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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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쓰기를 도와줘,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

 

몇 년 사이, 이제는 좀 흔하다고 느낄 정도로 책 쓰기가 하나의 소비 콘텐츠가 된 것 같다. 서점의 신간 코너에서도, 인터넷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오프라인 강좌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미 우리 생활에 그 존재감이 각인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요즘은 전업 작가들이 아니라 회사원 같은 평범한 일반인들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여 책을 내고 있다. 출판 업계는 불황이고 여러 매체의 등장으로 매년 책 읽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통계도 종종 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 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책을 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책의 힘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작가 지망생, 책을 내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238페이지라는 분량 안에서 그들의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쏟아낸다.

  

1<작가가 된다는 것은>에 들어가면 내 원고에 맞는 출판사 찾는 법, 투고 거절 이겨내기 등과 같이 업계 사람이 아니면 잘 접하기 어려운 알짜배기 지식들이 가득하다. 그렇게 본문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1장의 두 번째 소제목인 <작가가 궁금해하는 출판사의 속사정>에 돌입한다. 내 책 한 권이 유통되는 데 드는 비용, 편집자가 내 원고를 수정하는 방법, 인세에 대한 이야기, 원고의 분량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주옥같다. 이어 책 제목이기도 한 큰 2장으로 넘어가면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라 하여, 책을 내고자 하는 예비 작가들이 알아두어야 할 지식들이 펼쳐진다. 책의 기획과 집필, 그리고 홍보까지 큰 얼개와 세밀한 디테일 사이를 넘나들며 참 잘 쓰인 책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밝히길, 부족한 점들도 있을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 다 맞지는 않을 거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분명한 것은 관련 업계에서 10년간 200여 권의 책을 다듬고 쓴 전문가인 저자의 공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고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투고 거절 이겨내기> 등과 같은 꼭지는, 신인 작가라면 누구나 겪는 괴로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조언이 현실적이고 따스하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여 그 부분을 수정한 후 다시 진행하면 된다.’ 등과 같은 문장은 물론, 출판사의 속사정과 기획출판 이야기, 책의 소진에 이르기까지 책을 탄생시키고 싶었던 우리가 알고 싶었던 것은 물론,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까지 잘 담았다.

 

흔히 창조의 과정을 산고(産苦)에 비유한다. 세상에 없던 것을 내놓는 과정이야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겠냐만은, 또 그 고통 누가 덜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한 작가의 몫이겠냐만은, 그래도 이런 책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수첩에 끄적거리고 만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선보이고 세상에 내놓는 목적이라면 더더군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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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지음, 김주양 옮김 / 열림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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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도시를 다루는 법, [도둑의 도시 가이드]

 

전에 한참 우스갯소리로 떠도는 이야기가 있었다.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상대에게 다짜고짜 뺨을 올려붙이면 그 상대가 ? 어떻게 네가 감히?”라는 반응과 함께 그 반응이 곧 호감으로 이어지더라는, 의외성에 기댄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건축물을 보란 듯이 침범하는 도둑들을 어쩌면 의외성을 더한 자못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듯하다.

도둑이 도시를 더 잘 이용한다라는 본문 속 문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책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 건축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쓴 도둑의 눈으로 본 건축 이야기이다.

 

건축가는 자신의 미적 감각과 지식을 총동원하여 자식 같은 자신의 건물을 탄생시킨다. 그 건물들이 모여 도시를 구성한다. 그리고 도둑은 그런 건물을 파헤치고 침범하는 일종의 침입자이다. [도둑의 도시 가이드]는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도시와 건축 사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건축, 건물과 연결 지어 담고 있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 접근하다 보니, 꽤 그럴싸하다. 아니, 정말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도둑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건축을 잘 이해하는 자들임이 틀림없다. 그들은 완벽하게 태어난 건물의 틈을 어떻게든 파고들어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행위를 성공시킨다. ‘건물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한계를 무시 한다는 본문의 문장도 인상 깊다. 이 책은 어쨌든 재기발랄함이 곳곳에서 배어 나온다. 그리고 그 재기발랄함은 독자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준다. ‘침입 절도등과 같이 평소에는 접할 수 없는 단어의 정의를 접해보는 것도 즐겁고, 경찰이 도둑을 유인하고 포획하기 위해 운영한다는 가짜 집, ‘포획 주택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여담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만약 전직 유명한 도둑이 건축가가 된다면?’이란 상상을 했다. 그리고 그 건물은 최소한 다른 건물보다는 침입자들이 애를 먹을 것이 분명하다.)

 

‘2016 아마존 올해의 책 선정’, ‘CBS 다큐멘터리 전격 계약’, ‘뉴욕타임스 이달의 베스트셀러라는 화려한 문구로 띠지가 장식된 이 책은, 분명 다른 책보다 더 서점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제목은 재미있고 내용은 더 재미있다. 관점의 변화는 이렇듯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와 대중에게 환영받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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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생각 수업 - 그릿, 회복탄력성을 뛰어넘는 창의력에 모든 것
데니스 셰커지안 지음, 김혜선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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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안의 창의성을 찾아서, [천재들의 생각수업]

 

맥아더라는 이름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우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 장군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 대답을 듣는다면 일단은 맥아더 상이 무엇인지, 혹시 무슨 상인가를 알고 있는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나면 나오는 답에 따라 다소 묻는 의미가 없어진다고도 볼 수 있는 후속 질문을 일부러 던져 보겠다. 그리고 이때다 싶어 이 책을 소개하겠다.

 

[천재들의 생각수업]은 그 이름도 생소한 맥아더 상을 수상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만든 책이다. 맥아더 상은 기이한 구두쇠이자 백만장자인, 우리가 아는 맥아더와 다른 맥아더에 의해 만들어진 재단에서 분야와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우수한 사람에게 매년 수여되는 상이다. 이 책은 어찌 보면 수상 기준이 애매하지 않겠느냐는 혹자의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킬 만한 책이기도 하다. 사실 책에 등장하는 40명의 수상자들은 과학자, 심리학자, 오페라 감독, 시인, 목공예자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분야가 다양한 만큼 그들은 자신들의 창의성과, 세상의 창의성에 관한 각양각색의 일화와 생각을 풀어놓는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그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흐름이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이 바로 그들을 일명 천재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 상 수상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가장 강력한 이유일 것이다. 저자가 40명의 수상자를 찾아다니며 인터뷰한 내용을 충실히 옮겨놓은 것인 만큼, 독자는 글을 읽으며 마치 저자와 함께 그들을 찾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중 창의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창의성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적당하다는 하워드 가드너의 말은 특히 인상적이다. 책은 평범한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며 보물섬의 보물처럼 숨겨져 있을 나만의 창의성에 대한 안테나를 이제라도 바짝 세워보도록 독자를 채근한다. 목차를 살짝 살펴보자. ‘실패할 자유는 왜 중요한가’, ‘창의적 본능에 비전을 결합하라’, ‘운은 준비된 사람을 선호한다……. 제목은 간결하지만 분명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읽고서 과연?’이라는 의문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을 단 몇 초 만이라도 맞이한다면, 당신은 책의 본문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압축된 제목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본문을 통해 알아내고, 나만의 창의성을 찾기 위한 로드맵을 마음에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는 [UNCOMMON GENIUS]이다. 그들은 천재인 만큼 당연히 비범하다. 그러나 그들을 천재의 길로 이끌었던 후천적인 요소들은 분명, 아직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한 보통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여담이지만 그런 까닭에 [천재들의 생각수업]이라는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싶다. 읽는 이에 따라 천재들이 생각을 길렀던 수업으로도, ‘천재들이 알려주는 생각 수업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어느 쪽으로든 창의성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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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사이드 - 감정의 어두운 면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기술
토드 카시단.로버트 비스워스 디너 지음, 강예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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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라, [다크사이드]

 

불편한 심리상태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행복하고 싶다, 행복해야만 한다고 연일 외치는 여러 매체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덕분에 어쩌면 무의식 속에 행복을 강요당해왔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많은 사람이 간과한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 나 역시 그러했다.

어두운 감정, 일명 다크 사이드에 의연하게 시선을 던진 책이 있다. 제목도 [다크사이드].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행복이 역효과를 낳거나 부정적 심리 상태가 도움이 된다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본문 중 저자의 말은 일견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솔깃해지기도 한다. 나의 어두운 면을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다니, 다소 혁신적이기까지 하다.

저자는 어두운 감정 중 특히 분노가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분노를 올바르게 표출할 수 있을지를 차분히 이야기한다. 표로 나타낸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도 흥미롭다. 두 감정은 분명 어느 지점에서 닮았지만 확실히 다르다. 분노, 죄책감, 불안 등의 불안한 감정이 실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행동을 조정하고, 주변 환경에 경계태세를 갖추게 하며 창의적 에너지를 충전하게 해준다는 사실은 가만히 곱씹어보면 이해되지만 이 책의 본문에서처럼 정제된 문장으로 접하기 전에는 보통은 꽤 알아차리기 힘들지 않을까. 사실 이 책처럼 행복한 사람들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관점은 흔하지 않았다. 행복해야만 할 것 같은 사회의 분위기 속에 그것은 마치, 목적지를 향해 잘 항해하고 있는 배의 젊은 선장에게, 굳이 이 지점에서는 높은 확률로 난파선이 생기고는 했다며 쓸모없는 걱정을 안겨주는, 눈치 없는 일등 항해사 같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 행복한 사람들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남을 지나치게 믿으며 생각이 게으르기도 하다. 여기까지 읽으면 아, 행복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인가, 라는 아찔한 의문점이 생겨난다. 그렇지 않다. 저자는 지금껏 크게 부각되었던 행복한 감정 말고도, 우리의 또 다른 감정인 어두운 감정을 살펴보길 바라는 것이다. 행복한 감정이든 불편한 감정이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현명하다. 분명 우리는 지금보다는 더 자신의 불편한 심리 상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위에 나열한, 부족한 문장들이 혹 행복한 당신을 갸우뚱거리게만 한다면, 291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그렇다. 우리 관심의 사각지대에 웅크린 다크사이드, 이제는 살뜰히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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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발상법 - 뒤집고 비틀면 보이는 창의력 이야기, 개정판 창의력 4.0
김광희 지음 / 넥서스BIZ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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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이디어는 미친 발상에서 나온다, [미친 발상법]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남들과 다른, 남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어디서고 그 발상의 주머니를 주목받게 된다.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업무상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그저 그런 평범한 생각만 떠오른다면 그거야말로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박 부장의 잔소리를 이번에야말로 보란 듯이 되받아치고 싶다면, 생각의 전환을 다루는 이 [미친 발상법]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본문 중 인풋과 아웃풋의 얘기는 알고는 있었지만 발상법의 관점에서 접목하면 또 새롭고 인상적이다. 시공을 초월하게 해주는 독서가 지식 습득의 가장 완벽한 형태라는 내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저자의 말에 반가움도 느낀다. 평소에 쓸모없다고 생각되던 행동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예를 들어 발상 전환을 위해 집안에 나뒹구는 전자 제품 하나를 완전히 분해해보라’, ‘이따금 자신의 직업, 취미와 무관한 것에 주목해보라라는 저자의 제안도 귀가 솔깃하다. 이렇게 책은 풍부한 용례를 곁들이고 총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발상 전환의 의미’, ‘일상생활 속에서의 발상 전환’, 그리고 발상 전환 기법에 대해 다룬다. 이미 여러 번 언론을 통해 소개된 적 있는 천재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트역시, 마구 뻗어가는 발상의 기지개를 뒷받침해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아무튼 저자의 풍부한 지식과 유쾌한 문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상, 나아가 창의력에 관한 남다른 시선에 감탄하게 된다. 책은 올컬러로 구성되어 관련 이미지와 적절한 별색 표기가 집중력을 높인다. 비쥬얼적인 구성 덕분에 읽는 내내 뇌도 시각도 적절히 자극된다.

 

마지막에, 내면에 일곱 살 유치원생 한 명을 키우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알음알음 얘기를 듣다 보면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듯싶어, 나는 일곱 살 유치원생 대신 아홉 살 초등학교 2학년생을 키울까 싶다. 이 정도면 어르고 달래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 물론 아홉 살 정도면 이 책의 주제인 미친 발상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믿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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