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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사이드 - 감정의 어두운 면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기술
토드 카시단.로버트 비스워스 디너 지음, 강예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이제는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라, [다크사이드]
불편한 심리상태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행복하고 싶다, 행복해야만 한다고 연일 외치는 여러 매체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덕분에 어쩌면 무의식 속에 행복을 ‘강요’당해왔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많은 사람이 간과한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 나 역시 그러했다.
어두운 감정, 일명 ‘다크 사이드’에 의연하게 시선을 던진 책이 있다. 제목도 [다크사이드]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행복이 역효과를 낳거나 부정적 심리 상태가 도움이 된다’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본문 중 저자의 말은 일견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솔깃해지기도 한다. 나의 어두운 면을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다니, 다소 혁신적이기까지 하다.
저자는 어두운 감정 중 특히 분노가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분노를 올바르게 표출할 수 있을지를 차분히 이야기한다. 표로 나타낸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도 흥미롭다. 두 감정은 분명 어느 지점에서 닮았지만 확실히 다르다. 분노, 죄책감, 불안 등의 불안한 감정이 실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행동을 조정하고, 주변 환경에 경계태세를 갖추게 하며 창의적 에너지를 충전하게 해준다는 사실은 가만히 곱씹어보면 이해되지만 이 책의 본문에서처럼 정제된 문장으로 접하기 전에는 보통은 꽤 알아차리기 힘들지 않을까. 사실 이 책처럼 행복한 사람들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관점은 흔하지 않았다. 행복해야만 할 것 같은 사회의 분위기 속에 그것은 마치, 목적지를 향해 잘 항해하고 있는 배의 젊은 선장에게, 굳이 이 지점에서는 높은 확률로 난파선이 생기고는 했다며 쓸모없는 걱정을 안겨주는, 눈치 없는 일등 항해사 같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 행복한 사람들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남을 지나치게 믿으며 생각이 게으르기도 하다. 여기까지 읽으면 아, 행복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인가, 라는 아찔한 의문점이 생겨난다. 그렇지 않다. 저자는 지금껏 크게 부각되었던 행복한 감정 말고도, 우리의 또 다른 감정인 어두운 감정을 살펴보길 바라는 것이다. 행복한 감정이든 불편한 감정이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현명하다. 분명 우리는 지금보다는 더 자신의 불편한 심리 상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위에 나열한, 부족한 문장들이 혹 행복한 당신을 갸우뚱거리게만 한다면, 291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그렇다. 우리 관심의 사각지대에 웅크린 ‘다크사이드’를, 이제는 살뜰히 들여다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