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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핸즈의 색연필 극사실화 ㅣ 드로잉 핸즈의 색연필 극사실화
드로잉 핸즈 (전숙영)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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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 쪽이 그림인지 맞춰보실래요?, [색연필 극사실화]
‘극사실화’를 사전적 정의로 표현하면 ‘그림이지만 대상을 최대한 세밀하게 묘사해서 사진이나 실물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다. 그래도 어떠한 것인지 한 번에 잘 와 닿지 않는다면 포털 사이트에 이미지 검색을 해보길 바란다. ‘아, 이거!’하고 단박에 알게 될 터이니.
사진, 또는 실물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이는 그림. 그래서 그림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신기한 그림. 그것이 바로 극사실화다. 극사실화를 대중들에게 소개하며 무려 26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그림 유튜버 드로잉 핸즈가 자신의 노하우를 총집약한 책, [색연필 극사실화]를 펴냈다.
우선, 그림 그리기에 관한 책들이 여럿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지만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 책은 그리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 책의 특이성을 찾을 수 있겠다. 또한 일반 대중을 위한 그리기 책이 대부분 그러하듯 재료와 기초적인 선 긋기, 블렌딩부터 자세히 다루고 있으며, 지우개, 색연필, 립스틱, 마카롱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친근한 15개의 사물을 사진과 글로 된 설명으로 자세히 풀어놓아 독자들이 차근차근 따라 하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그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각각 ‘시작하기’, ‘그려보기’, ‘감상하기’ 등 총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며, 책의 말미에 작가의 인터뷰도 짤막하게 수록되어 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작가의 인터뷰에서 ‘색연필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였는데, 저자는 색연필을 주재료로 사용하게 된 이유가 ‘일반적인 재료로 그림을 그리면 좀 더 많은 분들이 그림 자체를 조금이라도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작가의 말처럼 ‘색연필’은 다른 그림 도구보다 더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리고 작가가 선별하여 수록한 그림 주제들 역시,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며 친근하다.
신사임당의 초충도(草蟲圖)에 얽힌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그림 실력이 뛰어났던 신사임당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말리려고 볕에 내놓았더니, 그림 속 풀벌레를 진짜 풀벌레로 착각하고 닭이 쪼려고 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신사임당이 그린 그 그림이 오늘날의 극사실화와 조금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꽃을 그렸을 때 나비가 찾아오는 듯한 기세(!)의 그림을 목표로 조금씩 이 책과 함께 정진해보면, 언젠가 나비는 아니더라도 이름 모를 잔 벌레 한 마리쯤은 찾아와주지 않을까. 취미 생활로 그리기를 염두에 둔 이들에게 추천해본다. ‘사진보다 더 진짜 같은 그림 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