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생어
진현석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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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나는 내 삶 속 사자성어, [사자]

 

학창시절에, 아마 국어 교과 시간이었던 것 같다. 네 자로 된 다량의 낯선 단어들을, 시험 준비라는 명목 아래 울며 겨자 먹기로 머릿속에 집어넣느라 적지 않은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사자성어는 살아보니 실생활에 폭넓게 쓰이는 그 쓰임새와 소중함에 비해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은 첫 기억으로 내게 자리 잡았다. 여기, 그런 사자성어를 재조명하여 전면에 내세운 책이 있다.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본문은 더 예사롭지 않다. 유명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쓴 책, 바로 [사자] 이야기이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예를 들어 호사다마,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음이라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가 저자의 재기발랄한 본문을 거치고 나면 감이든 랑이든 좋아하는 음이니 따지지 말자로 변신한다. 이런 식으로 30개의 사자성어를 내세우되, 우리네 인생사를 곁들여 각 본문의 끝에는 새롭게 재정의한 사자성어를 실었다. 책을 기획한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본문에 수록된 이야기도 재미있다. 본문을 천천히 읽다 보면 저자가 사랑에 대한 따스한 시각, 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충분히 느껴진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은 저자도, 쓰면서 자신을 위한 글쓰기라 느꼈겠지만 읽는 독자들도 풀어놓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어느덧 마음 한구석에 또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가 몽글거리며 피어날지 모를 일이다. 바로 나만의 사자겨나는 것이다.

 

나도 책을 다 읽고 저자의 응원에 힘입어 望雲之情(망운지정)’을 새롭게 정의해보았다. ‘했다 이 없다 금의 상황을 한탄하지 말지어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바로 또 다른 공법이 될 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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