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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사랑의 명언
석필 편역 / 창해 / 2021년 12월
평점 :
내 안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내 인생을 바꾼 사랑의 명언]
말과 글은 언어다. 마음 속에 있는 외침을 꺼내어 나름대로의 형상으로 조각한다.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몽글거릴 때, 그 마음을 표현한 말과 글을 보면 감정이 폭발한다. 말을 하려 입을 떼고 글을 쓰려 손을 움직이는 순간, 그것들은 마치 내 내면의 것들을 끄집어내려고 작정한 듯 휘몰아치고 그렇게 뽑아내어 간다. 사랑의 명언만 담은 책이라니, 의도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앞장서고 이내 두근거린다.
이 책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의 종류와 그 형태 등을 10가지로 분류해 그 테마에 맞는 명언을 실어 구성되었다. “당신에게 모든 불만을 다 쏟아내려 했는데, 결국엔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말만 할 것 같습니다.(I had planned to say all these terrible things to you, but in the end, I just want to tell you I miss you)”라는 명언은 거의 첫 부분에 실려 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왠지 모르게 머릿 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미움과 증오도 사랑이 있기에 시작된다.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라고. 또 “동물을 사랑하기 전에는 영혼이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것이다.(Until one has loved an animal, a part of one's soul remains unawakened)”라는 명언에서는, 반려 동물과 함께 하기 시작하면서 매일 매일 다시 태어난 듯 하다고 털어 놓던 지인 P의 고백이 생각난다. 그녀는 이성 간의 사랑 말고도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랑 중에, 자신이 종족이 다른 털짐승과 이렇게 사랑에 빠질 줄 몰랐다며 황홀해했다. 그런가 하면 “나의 밤은 당신 때문에 화창한 새벽이 되었습니다.(My night has become a sunny dawn because of you)”라는 말은 한참 전에 ‘너 때문에 내 세상이 봄이 되었다’라고 일기장에 끄적였던 내 언어와 닮았다. 표현은 조금 달라도 저 명언을 말하고 쓴 누군가의 마음도 나와 같았으리라 확신한다. 어두웠고 추웠던 세상에 밝고 따스한 불을 켜주는 존재, 그 존재의 이름이 사랑이 아니고 또 무엇일 수 있을까.
숱한 세월을 거쳐 끊임없이 변주되어 노래되는 주제가 다름 아닌 사랑인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명언들의 저자들도 우리처럼, 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지구의 후손들처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또 앞으로 사랑할 날들을 맞이할 운명이기에 저리도 귀한 말들을 남겼다. “꽃이 너무 예뻐서 선생님 주려고 꺾어왔어요.”라고, 이름 모를 들풀 한 송이를 내밀던, 지금은 얼굴조차 희미한 그 아이의 말만큼 이 책의 말들도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을 담뿍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