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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1월
평점 :
역사 속 위인들의 숨겨졌던 모습들을 찾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이면성이 존재한다. 예가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범죄 등을 다룬 사회면 기사를 보다 보면 종종 ‘친절하고 이웃에게 예의 바르던 그 사람’이 실은 상상도 하지 못할 극악한 범죄자였다는 사실에 놀란, 주변 사람들의 심경을 담은 문장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그렇다면 인류의 역사 속에 빛나는 모습으로 남은 사람들은, 즉 위인들은 어떨까? 그, 또는 그녀는 정말 후세 사람들이 생각하듯 완전하고 고결한 삶을 살았을까? 이런 비슷한 의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기 쉽듯 나이팅게일, 간디, 클레오파트라, 마리 퀴리 등과 같이 역사적으로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자세히 조명해 본 책이다.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주제별로 위인 36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업적이 작지 않아 너무나 친숙한 이름의 사람도 있고, 어쩌나 이름만 들어봤을 사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알려진 고귀한 업적’과는 달리 때로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이상한 면모’를 지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 등장한 한 과학자는 그 끈기와 대단한 업적 덕분에 후세 사람들의 귀감으로 불리며 수많은 위인전을 통해 알려진 반면, 이 책에서 서술하는 것처럼 자신이 발견해낸 물질의 위험성과 사람들에게 미치는 인과관계를 고집스럽도록 평생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은이는 해당 과학자의 이해할 수 없는 이 태도를 ‘평생을 바쳐 만들어낸 자식 같은 업적을 향한 맹목적인 신념’이라고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지니고 있을 인간의 좋지 않은 본성이 실은 그들, 역사 속 위인들에게도 존재했고 때로는 업적으로 알려진 바로 그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은 조금의 씁쓸함도 느껴진다.
재미도 재미지만 상식도 넓혀갈 수 있으면서 이래저래 인간의 본성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에 밖에서 달랠 수 없는 무료함이 있다면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달콤쌉쌀한 즐거움을 안겨 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