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2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영화 원작 소설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민희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스러운 네 자매의 고군분투 성장기, [작은 아씨들2]

 

어린 시절 귀여운 삽화와 함께 접했던 네 소녀를, 성인이 되어, 그들의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의 또 다른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었다.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으로 기획되어 더 소장 가치가 높게 느껴지는 [작은 아씨들2]는 완역본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유년기의 향수와 더불어 새로운 속삭임을 건넨다.

 

사실 아버지의 귀환과 함께, 비교적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던 지난날의 반쪽짜리이야기와는 달리, 이번에 찾아온 후편은 그들이 조금 더 큰 바람에 맞서 싸워가며 세상을 향해 움트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전편도 성장기라는 평을 적잖게 들었지만, 조금 더 나이를 먹은 그네들이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어가는 후편이 좀 더 그 평에 어울린다. 저자인 루이자 메이 올콧이 가장 많이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는 둘째 조는 자신도 큰 성장을 이루면서도, 저자와 독자를 대신해 다른 자매들의 성장을 (어쩌면)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본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상실감, 또 현대에서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드라마틱한 삼각관계와 그 씁쓸한 결말은 그런 조를 복잡한 심경에 몰아넣는다. 조는 언제나 그랬듯 씩씩하게 일어나려 애를 쓴다. 네 자매가 옹기종기 난롯불 앞에 모여 마냥 해맑게 장난을 치던 모습은 조금 더 깊은 기억의 장에 묻어두고, 아직 앳되지만 그래도 제법 어른티를 갖춰가는 메그, , 베스, 에이미의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을, 독자들은 조심스러움과 설렘으로 함께 따라가게 된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라고 말했던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떠올려본다. 그들의 소풍 같은 세상 나들이 역시, 눈물 자국과 약간의 후회스러움이 있었더라도 결국은 예쁘고 해사했다는 것 또한 상기해본다. 먼발치에서 그들보다 조금 먼저 어른이 되어 있었던 독자들에게는 어쩌면 위로가 되고 또 선물이 될 귀한 이야기, [작은 아씨들2]이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지의 영웅 조조 - 책 읽어드립니다, 삼국지에서 유비를 압도한 용병술과 리더십
장야신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이 조조를 다시 보는 방법, [삼국지의 영웅 조조]

 

어렸을 적 처음 접했던 삼국지에서, 저절로 주변 사람이 모여들고 덕망이 높았던 유비와 대립하는 조조가 마치 소설의 악역인 것처럼 묘사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조금 더 커서 다시 접한 삼국지의 조조는, 걸출한 시대의 영웅일 뿐만 아니라 실은 문학과 음악, 서예에도 깊은 조예를 자랑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조조에게 흔히 붙는 난세의 간웅이라는 칭호만 보더라도 후세의 조조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눠진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는 그런 조조를 용병술과 리더십 등의 빛나는 그의 재능에 포커스를 한껏 맞추어 재조명한 책이다.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만의 깃발을 세우라’, ‘원한을 숨기고 휘둘리지 말라’, ‘작은 자존심은 내려놓을 줄 알라등과 같이, 목차만 읽어보아도 마치 자기계발서처럼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과 자기계발의 방향에 적지 않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특히 7성공의 세 가지 조건을 살펴보면 배움에의 열정이 있어야 하며, ‘소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 ‘갈등의 틈새를 이용하고 승부는 속도전이다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등, 현대인이 직장을 다니거나 자기 사업 등의 일을 할 때 현실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소소한 지략과 지혜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본문 중 예술적 이미지의 조조가 역사 인물인 조조라고 혼동해서는 안 되며, 만약 그러하다면 그것은 조조를 올바로 이해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라고 한, 중국의 최고 작가로 평가받는 루쉰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관우가 유비의 최측근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인품과 무예에 반해 자신의 곁에 잡아두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유비의 생사를 알자마자 자신이 아끼는 장수들을 죄 베어버리며 떠나버리는 그의 뒷모습에 씁쓸함을 느끼는 동시에 그저 충절에 감탄하던 삼국지 중 한 대목 역시 조조의 인재에 대한 욕심, 또 알려지지 않은 그의 진솔한 인간 됨됨이를 추측할 수 있다. 이 책은 삼국지라는 걸작을 조조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재미있게 간추려 다룸으로써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주고, 또 저자의 적절한 덧붙임으로 보았을 때, 현대의 흔한 자기계발서로도 받아들이기에 별 부족함이 없다. 독자들은 속도감 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얻고 버리는 용인술의 귀재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책에서 느껴지는 조조 특유의 영민함은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의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깨우침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 베테랑 산업 번역가에게 1:1 맞춤 코칭 받기
김민주.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리랜서 번역가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어떠한 분야의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물론 열정과 호기로움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또 그만큼 많은 이들이 낯섦에 막막해하고, 또 불안해한다.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대다수의 사람은 그 분야를 먼저 경험한 사람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두 프리랜서 번역가가 쓴 이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는 그런 점에서 프리랜서 번역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실제 프리랜서 번역가 지망생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 또는 응당 궁금해해야 하는질문 등을 가상의 등장인물인 미영과 하린을 통해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답을 서술해놓아, 일종의 안내서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하린과 미영이 나눈 이메일 형식의 편지글과, 마치 1인칭 시점의 소설처럼 전개되는 본문 덕분에,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도 딱딱하게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외국어는 얼마나 잘해야 할까?’, ‘수입은 얼마나 될까?’, ‘샘플 테스트 결과는 언제쯤 받아볼 수 있을까?’, ‘자리 잡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 목차를 훑어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먼저 골라 읽는 것도 좋겠다. 부제의 베테랑 산업 번역가에게 1:1 맞춤 코칭 받기에서 알 수 있듯, 여러 번역 분야 중에서도 산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도 말했듯,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앞서 걸어간 사람만큼 꿀 같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이가 없다. 타겟이 분명한 이 책은 많은 새내기 번역가, 혹은 번역가 지망생에게 단비가 될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의 얼굴을 한 너는 그리움,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긴 밤은 기억을 소환하고 기억은 추억을 동반한다. 가만히 있어도 스멀대며 마음에 번지는 지난 사랑, 혹은 지금의 사랑에 생각이 많아지는 이라면. 어떨까. 그들은 짧은 글귀 하나에도 마음을 턱 놓아버린다. 이미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등의 저서로 유명한 시인 이정하의 또 다른 저서,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는 겨울의 끝을 향해 마지막 바람이 부는 지금, 타오르는 그리움의 불길에, 그렇게나 밤새도록 장작을 던진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그리운 누군가의 그대는 우리가 함께했던 짧은, 혹은 긴 계절을 지나 이제 제법 익숙해진 낯선 일과 속에, 떨어진 삶의 길을 무심히 걷고 있을지 모른다.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던 누군가는 그렇게 우주같이, 심해같이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크기로 여전히 사랑을 놓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어떤가. 다 잊었다고 생각했고, 그 사람의 마음을 진즉 포기했다며 애써 자신을 추스른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니 이런, 그건 아니었다. 여전히 이 마음속에, 그리고 어제와 오늘 나의 일상 속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는 말로 미칠 듯 커다란 사랑을 고백하는 내가 남아 있었다. 고요한 밤, 날이 새도록 그렇게 기도하며 너를 원하는 내가 있었다.

 

무슨 말로 이 감정을, 사랑을, 그리움을 깡그리 토해낼 수 있을까. 그래도 이토록 맘껏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시인의 말들은 더할 나위 없이 따스한 위로이자 격려이다. 그리고 벌써 사랑이 지나간 메마른 그 자리에는 새싹같이 모른 척 돋아난, 봄을 닮아 간지러운 새 마음이 걸어온다. 시인은 처럼 밀려오라고 했지만, 어쩌면 좋을까. 아니, 상관은 없겠지만 대신, 우리에게는 사랑’, 또는 그리움처럼 쏟아진다. 이 책을 오래도록 붙들고 있자니 그렇게 되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Wow 그래픽노블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공주들의 유쾌 발랄 모험 이야기,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왜 성안의 공주는 왕자가 구해주기만을 잠자코 기다려야 했을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동화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전형적인 공주와 왕자 캐릭터를 꾸준히 그려내고 그들로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리고 그렇게 당연하게도 많은 사람이 이에 익숙해졌다.

 

케이티 오닐의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는 오래된 공주의 뻔하디뻔한 이야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듯한 당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세이디와 아미라의 설정부터 저자는 독자에게 이건 어때?”하며 물음을 던지고 있다. 금발에 샤랄라 드레스를 입은,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공주의 모습에 부합하는 세이다, 그리고 제복을 씩씩하게 차려입은, 다소 파격적인 모히칸머리를 한 아미라가 의기투합하여 모험을 떠난다. 그들의 모험은 언뜻 진부한 듯도 하지만, 펼쳐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은 진부하지 않다. 지금껏 읽어온 동화로 키워진 우리의 선입견,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플롯과 많이 본 클리셰가 의도적으로 범벅된 왕자 캐릭터는, 독자에 따라서는 조금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로맨틱으로 점철되기 일쑤인 동화 세계를, 그렇게라도 한번 뒤틀어보았다는 시도 자체는 사뭇 의미 깊다. 앞으로도 이 시도가 또 다른 세이디, 아미라를, 또 새로운 모험 이야기가 탄생하도록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53페이지라는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과 올컬러로 그려진 책의 구성은 본문에 유쾌함을 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