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시선 -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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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메두사의 시선'은 그런 신화, 과학, 철학의 연계를 표방한다.

하지만 도무지 그런 연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부족함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신화, 과학, 철학은 그 하나만을 다루기에도 방대하고 복잡한 분야 아니던가.

그러고보면 그동안 신화, 과학, 철학을 각자 다루고 있는 그 어떤 책도 쉽게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읽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렸고, 본문을 읽는 것만큼 주석을 꼼꼼하게 읽으려 애썼었다.

그 책을 읽다보면 또 다른 책을 읽어야 할 때도 있었고, 지금의 내가 읽을 수 없는 책이기에 책장에 한참을 꽂아두기도 했다.

그 책을 다 읽었다 치더라도 제대로 읽었는지 불안했고, 읽었다고 이해하고 알았다는 게 아니라는 사실과 직면해야 했다.

그랬던 내가 애시당초 이 세분야의 연계를 지향하는 이 책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큰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신화속의 인물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신선하고 감탄스러웠다. 그들을 이런 시선으로도 바라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전까지는 원래 그런 캐릭터였던 그들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신화 속의 이야기가 어째서 과학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부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가독능력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오로지 배경지식의 부족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넘기는 페이지는 무겁기만 했다.

우선 이 책을 책장에 다시 꽂아두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배경지식을 탄탄히 쌓은 다음에 읽어보자 마음 먹는다.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너무 빨리 읽은 책, 너무 늦게 읽은 책, 읽지 말아야 할 책, 꼭 읽어야 할 책, 좀처럼 읽히지 않는 책, 만화책처럼 술술 읽히는 책 등등. 그리고 그 책들은 한쪽 부류로 정해지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시간과 생각이 변함에 따라 그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읽은 지금은 이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독서능력이 향상된다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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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공부론 - 인이불발, 당기되 쏘지 않는다
김영민 지음 / 샘터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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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연재 중에 독자가 어려워한다는 이유로 10회만에 중도하차하였다고해서 긴장했다.

솔직히 못 읽을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 다소 생소한 어휘들을 종종 발견했지만 각주로 뜻풀이가 되어있어서

읽는 것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동안 내가 해왔다고 생각했던 공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정말 공부를 하긴 했던 것인가? 내가 생각해왔던 공부란 건 도대체 뭐였던 거지?

'김영민의 공부론'에서 말하고 있는 공부는 입시나 취직을 위한 시험준비를 위함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공부를 의식하면서 이 책을 선택했던 게 민망했을만큼 확실하게 느껴진다.

인문학 공부의 이치를 살핀 책이라고 한다. 인문학 공부의 이치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이 책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빠른 속도로 쉽사리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도 아니고.

하지만 가볍지 않은만큼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느린만큼 이런저런 고민과 반성이 따라온다.

그리고 공부가 만만한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쉽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았다. 참 어려운거구나 싶어진다.

이 책을 다 읽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생각은 공부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생각이 공부라고 착각하면서 지내왔던 건 아닐까...실제로 그래왔던 것 같아서 주위 공기의 온도가 갑자기 떨이진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나 자신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 생각에서 제대로 벗아날 수 있을까에 대해 자신도 확신도 할 수 없다.

생각이라는 게 습관이 된 게 아닐까 싶어서, 그 생각이 끝질기게 따라붙을 것만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말이다.

하지만 허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틀을 깨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제대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생각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져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책을 꼼꼼히 읽어나가야 겠다고 다짐한다. 또 책을 읽다가 지치거나 지겨워지더라도 계속 읽어나가야겠다.  

'공부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모른다기에는 알 것도 같고, 안다고 하기에 확실하게 잘 모르겠다.

한참을 읽다가 고개를 꺄웃거리게되고, 한참 그러다가 이제는 조금 이해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 번이나 페이지를 다시 펼쳤었는데, 아직까지 확실하게 이 책을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더 아리송해지는 부분도 있다.

이 책에서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단어들이 있다면 책의 뒷부분으로 재빨리 건너가면 된다.

거기에 용어해설파트가 있는데, 그것을 참고하면 이 책을 읽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앞으로도 이 책을 몇 번인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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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가 끝난 뒤 - 러시아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박종소.박현섭 엮어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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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이 출간되었다. 9개국, 아홉권의 책이 나왔다.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라틴 아메리카, 프랑스, 중국, 일본, 폴란드, 러시아 9개국의 114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알만한 작가부터 조금은 낯선 이름의 작가까지 102명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리고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분위기가 있다고 해야하나.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러시아편인 '무도회가 끝난 뒤'였는데,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요즘 세계문학전집은 참 예쁘게 나온다고 생각했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은 얇은 표지에 겉장 그림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별다른 특색이 없었었는데.

러시아편 말고 다른 나라 편의 표지도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봤는데, 한 권씩 모아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낌이 괜찮다.

세계문학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소설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거의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이런저런 책을 많이 찾아 읽었었던 것 같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세계문학, 철학, 인문, 자연과학 등등 방대한 분야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읽어야한다는 목표로 활자를 읽어내렸다.

허영심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는 읽어줘야지 하는...

지금은 허영심이 사라진 그 자리에 게으름만 자리잡고 앉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만 찾고 있다.

가끔은 한참을 책 한 권 읽지 않고 지내기도 한다. 책의 자리를 대신할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는 책 속에서 찾고 싶은 걸 잊어버린 것일까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독서생활을 그다지 충실하게 하지 않다보니 세계문학을 읽은지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무도회가 끝난 뒤'에는 11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물론 똘스또이의 작품도 실려있다.

이 책의 제목으로도 차용된 똘스또이의 '무도회가 끝난 뒤'를 읽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뿌슈낀, 고골, 체호프, 고리끼같이 익숙한 이름의 러시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작품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예전에 읽었던 모양인지 희미하게 기억이 되살아난다.

'외투'는 그때도 인상적이게 읽었던 모양인지 제법 또렷하게 이런저런 내용을 제법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롭다. 감상의 농도가 짙어졌다고 해야할까. 같은 겨울에 읽다보니 더 서글프게 느껴졌던 것 같다. 

미하일 불가꼬프와 이반 부닌, 예브게니 자먀찐 이 세 작가는 이름이 낯설었다.

하지만 그들의 소설은 이상하게 어디에선가 본 것 같다. 확실하지도 않고, 다른 작품과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 책에는 작품마다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한 약간의 해설이 실려있어서, 소설을 읽고나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워낙 뛰어난 솜씨로 줄거리 정리를 해두고 있으니까. 소설을 읽고나서 정리하는 마음으로 한번 쭉 훑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  

러시아 소설을 즐겁게 읽었노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동안 읽었던 러시아 소설들은 제법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러시아 소설은 현대소설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러시아 소설을 읽고나면 왠지 모르지만 묵직한 습기가 가득한 겨울 부엌을 그린 그림이 떠오를 때가 많다.

그동안 읽었던 러시아 문학이 만들어 준 이미지였다.

오로지 그동안 읽어왔던 러시아 문학에만 한정된 이미지인 것 같다. 다른 폴더이름으로 따로 저장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지금 이 시대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그 시대의 러시아 소설만의 분위기를 떠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러시아 소설들이 대부분 그 시대의 소설이었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니 지금의 러시아에는 어떤 소설들이 쓰여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소설도 시간이 나면 때때로 펼쳐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이 지금 읽은 그 소설과 예전의 그 소설은 분명 같지만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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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ㅣ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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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를 떠올렸을 때 자동 연상되는 게 있었다.

초콜릿, 맥주 그리고 와플...참, 스머프를 빼놓으면 서운할 것 같다.

프랄린 기차를 달리게 하고, 매년 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는 나라...

어느 나라를 떠올렸을 때 순식간에 떠오르는 게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감정적인 친밀감을 동반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에 있는 벨기에라는 이름을 보고 그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는 초콜릿, 맥주, 와플, 스머프도 물론 보여주지만

벨기에의 거리를 보여준다. 사진으로 때로는 그림으로.

건물과 거리 그리고 멋지게 장식한 번지표를 이 책을 통해서 쭉 살펴보고 있노라면

달콤한 초콜릿이나 맛있는 맥주가 아니더라도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질 것 같다.

색바랜 우편함, 낡은 소방전을 지나치고 때로는 마임이나 연주에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면서

타박타박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어쩌면 네로와 파트라슈의 흔적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떠올릴 때면 아스란히 슬퍼지는 '플라다스의 개'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슬픈 이야기 베스트 텐에 드는 '플란다스의 개'는 몇 명 정도의 어린이를 울렸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러면서 네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루벤스의 그림이 문득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의 저자처럼 네로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네로를 떠올리게 될 것만은 확실하지 않을까. 

'킬러들의 도시'라는 영화를 꼭 봐야겠다. 보려고 했었던 영화인데, 그 존재마저 잊어먹고 말았다.

그런 영화가 비단 이 영화만이 아니겠지만 브뤼헤를 구석구석 정교하게 담아내고 있다고하니 꼭 보고 싶어진다.

까사 빠따따의 오븐 구이 치킨과 감자튀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데 포스트잇을 꾹꾹 눌러서 붙여놓는다.

브뤼헤에 가면 꼭 먹어야지 다짐하면서 말이다. 사진만 봐도 참 맛있어 보인다.

운하 난간에 걸터앉아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춥거나 비가 오지 않는다면 종탑을 바라보며!

홍합요리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겠다. 꼭 홍합 껍질을 이용해서 먹어봐야지.

이 책을 읽으면서 벨기에가 생각만큼 친근한 도시가 아니었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초콜릿, 맥주, 와플, 스머프, 플란다스의 개, 루벤스 말고도 많은 게 있는데...

그동안 그 범주를 벗어나는 벨기에를 그려보지 못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번짐 시리즈 2탄이라고 한다.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이전에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가

있었다고 한다. 다음번에는 어느 나라에서 무엇에 관한 편지를 보내올까 기대된다.

벨기에로 훌쩍 떠나서 석달 정도 머물고 싶다. 매일매일 맥주를 마시고 초콜릿을 먹고 거리를 걸으며

그렇게 여유롭게 지내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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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의 파스타 - 이탈리아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
박찬일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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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요리를 좋아한다. 후루룩 국수를 삼키고 있노라면 스트레스도 피로도 사라지는 것만 같다.

그래서 파스타도 싫지 않다. 오히려 꽤 좋아한다. 가끔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솜씨는 그다지...

혼자서 방문 걸어 잠그고 먹을 수 있는 정도의 파스타를 매번 만들고 있다.

내가 만든 토마토 소스는 왜 그렇게 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크림 파스타는 농도가 제멋대로고.

그러고보니 이탈리아인 요리사의 레시피로 까르보나라를 만들었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그때는 뭐가 잘못된건가 해서, 이리저리 찾아보고 나서야 원래 그렇다는 걸 알기도 했었다.

생파스타를 만들겠다고 반죽을 했다가 엄청 이상한 걸 만들기도 했었다.

파스타와 관련해서는 시도는 많았는데, 크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그래도 파스타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는 걸 보니, 파스타의 매력이란 대단한 것 같다.

노랗고 산뜻한 표지의 '보통날의 파스타'는 파스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스타에 대한 오해도 풀어주고, 파스타 상식도 들려준다. 물론 레시피도 있다.

그리고 토마토 소스 만드는 법도 있고 말이다. 재료를 구해서 꼭 한번 만들어 보리라 다짐한다.

걸인풍 참치 스파게티는 재료가 집에 다 있어서 기뻤다.

프레시 바질은 없지만 바짝 마른 바질이 냉장고 어딘가에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뒷페이지 럭셔리풍을 보고는 그 마음이 반감된다. 비교는 때때로 나쁜 녀석이 된다.

이 책에 있는 파스타 레시피들이 맛있어 보이는 사진들과 함께 실려있다.

라자냐도 당장 만들어 보고 싶다기보다는... 사 먹으러 가고 싶다. 손이 엄청 많이 갈 것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어서

이걸 만들려면 아직 다른 파스타를 좀 더 많이 만들어 먹으며 용기를 키워야 할 것 같다.

누구나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파스타 레시피도 소개되어 있다.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이 스타게티를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제목, 배우, 감독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한 장면이 생각날 뿐이다. 여행에서 막 돌아온 신혼부부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는데

부인은 이 남자가 제 갈 길로 가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먹을 게 없다면서 집에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재료 밖에 없다고 한다. 

그 눈치 없는 남자는 그거라도 괜찮다고 말했던 것 같다.

부인의 경직된 미소와 남편의 오버스러운 제스처가 떠오른다.

그때 자막으로 기름 스파게티라고 나왔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게 뭐지 싶었는데...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였던 것 같다. 그 영화 제목이 도대체 뭘까?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는 해먹으면서 내내 생각해봤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보통날의 파스타'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파스타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전보다 파스타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기분이다.

제목 그대로 파스타가 보통날의 파스타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며 파스타에 친근감이 들었고, 그만큼 일상적인 색채를 더하게 되었다.

레시피뿐만이 아니라 파스타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권하고 싶다.

스스로 만든 파스타가 더 맛있어진다. 그리고 언젠가 생파스타 먹으러 이탈리아로 떠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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