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 위기 이후 세계를 위한 토플러의 제언
앨빈 토플러 지음, 김원호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앨빈 토플러, 그 이름도 유명한 앨빈 토플러의 책이다. ‘3의 물결로 교과서에도

등장하지 않았던가. 교과서에 나오는 철학자나 철학들은 단지 몇 줄에 속해있으면서도

왠지모를 거부감이 들었었다.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말로 설명되어 있었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먼 사람들이었다. 그건 경제학자도 마찬가지였다. 앨빈 토플러라고 다를 리가

있겠는가. 그도 교과서에 나올만큼 저명해서, 내가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존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랬었는데 그의 강연회를 우연히 보게 되었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난해한 언어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교과서에서 그 이름을 알게 되고나서 실제로 책을 찾아서 읽어본 몇 안 되는 이들 중에

한 명이 되었다. 그리고 교과서에 나온다고 해서 어렵고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이름만 알고있었지, 왠지 어려워

하던 사람들의 책을 찾아서 읽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앨빈 토플러는 나에게 의미있는

전환점을 마련해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미래에 대해서 말해주려나 보다.

이번에는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에 대해서다. 미래, 다가오지 않은 그 시간들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인터뷰의 형식으로 되어있다. 1983년에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비교하는 대상은 현재였다. 지금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된다. 세계적인 측면에서, 국가적인 측면에서

미래를 고민하는 것은 현재의 내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내가, 우리가 모여서 거대한 변화와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인까. 그리고 그게 미래가 된다

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이 책에 제시해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함께

생각했다. 고민했었고, 나름의 답을 내리고자 노력했었다.

이 책은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하도록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소개글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던 게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결정은 내리는 이유를

알려준다고 했었는데, 정말 이 책을 읽고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그 당시에도 여전히 문제였고, 지금 역시 해결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책에 과거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게

못내 씁쓸했었다. 그런 것들은 과거가 되어도 좋았을 것을.

흥미롭게 읽었었다. 개인으로서의 앨빈 토플러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런 인터뷰가

꽤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어서, 앨빈 토플러의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다만 그 인터뷰 이후로 시간이 흘렀으니까 그 생각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최근의 저서로 보충해야 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카와 생명의 불 - 살만 루슈디 장편소설 문학동네 청소년 15
살만 루슈디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동화라고 불러야 할까? 어른이 읽어도 좋을, 아이가 읽어도 그것도 나쁘지 않은

책으로 일단 정리하려 한다. 작가는 살만 루슈디이다. 이 이름이 낯설다면 악마의 시

어떠한가. 바로 그 작가가 살만 루슈디다. 그 책과 이 작가에 얽힌 이야기는 그가 쓴

그 어떤 책보다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이 작가의 진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아들을 위해 지은 소설이라고 한다. 늦둥이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는 분명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중요하고 멋진 것들이 숨어

있지 않을까. 살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어떤 것이라던가, 미처 말하지 못하면 무척

서운할 듯 하여 이 책을 빌려 적어둔 무언가...그런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동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변모시킬 수 있는

마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니까. 아이의 모험담으로 읽을 수도 있을거다.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생명의 불을 찾아떠난 한 아이의 여행이라는 단순한 형태로.

하지만 소년이 생명의 불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놓칠 수 없는 여러 가지 것들을 더불어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유명한 고전의 잔재일수도 있고, 오마쥬의 형태가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생각나게 하는 어떤 책의 흔적일수도 있다. 그리고 메시지가 있다.

그 메시지는 책의 곳곳에 숨어있는데, 다른 책이었다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문장이었을게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 나이 많은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위해 썼다는 그 부연설명으로 인해

특별하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분명 있었다. 그리고 그런 문장들이 이 책의 스토리를

풍부하고 만들어준다. 게임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했다는

게 보이는데 거기에서 약간의 무리함이 보인다. 그건 분명 아이의 방식이지,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의 방식이 아니었으니까. 무릎을 굽혀서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다는 데

아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렇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좋았을텐데 훌륭했을텐데 아쉽기도 했다. 말장난이 많은 것 같다. 언어적 유희라고 불러야

할까. 그런 부분들에 번역주가 좀 더 풍부했다면 책의 재미가 더해지지 않았을까.

지금 궁금한 건 역시...이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매력적이냐에 대한 것이다.

아이라면, 아이의 시선이라면 이 책에서 어떤 멋진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작가의 명성을 알고 있고, 이런저런 사전 지식으로 이 책을 읽은 나로서는 결코 찾아내지

못한 보석같이 반짝이는 것들이 있을텐데...그런 것들을 찾아내지 않았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채소 - 비료도 농약도 쓰지 않는 먹거리 혁명, 자연재배
송광일 지음 / 청림Life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기적의 사과라는 책을 읽었본 적이 있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썩지 않는 단단한 사과.

그 사과가 시중에 알려지기까지 겪었던 많은 일들 중에서 거의 대부분은 고난이었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가 그 기적의 사과를 발견하게 된 계기를.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를 재배하는 것을 수 년 동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고 그 결과는 생활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생활고와 거기에서 비롯되는 자괴감은 그를 자살을 결심하게

만들었고, 죽기 위해 올라갔던 산에서 그는 기적을 발견하게 된다.

기적의 사과도, 기적의 채소도 자연재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그 자연재배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게다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오해들을 콕콕 집어서 고쳐주고 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상식처럼 알고 있는

것들이 있지 아니한가. 지렁이가 있으면 비옥한 토양이다. 뿌리가 깊어서 식물이나 나무가

튼튼한 것이다. 그런데 아니란다. 벌레가 있는 과일은 농약을 별로 치지 않아서 좋은 것이다.

초록색이 짙은 채소가 싱싱한 것이다. 이것 역시 아니란다. 이 책은 그런 방식으로 당연히

믿고 있는 것에서 오류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부분에게 충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내가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옥수수를 먹고 있는지, 유전자 변형 식품을

피할려고 해도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퇴비나 비료를 주면 식물은 빨리 자라게 마련이다. 빨리 그리고 크게 자라지만 그 식물들이

과연 건강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 크면 좋다고 생각했었다. 보통

그렇게들 생각하지 않던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재배에 대한 긍정적인 면모를 고찰하기 시작한다.

자연재배의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는 의미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 책의

중간 부분 즈음에 자연재배한 채소를 구입해서 먹고난 뒤에 아토피 등등의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례가 나오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광고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효능을 봤던 채소는 저자의 농장에서 자연재배한 것이었고, 그 채소들에

대해 직접적인 칭찬글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저자의 의견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근거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거로 차용될 수 없을 것 같은

문장들이 이유인 듯 자리잡고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졌었다. 그 이전까지 오해와 오류를

수정하면서 이 책에 대해 신뢰를 쌓고 있었는데, 이 부분이 나오고 나서부터 다소 의구심이

들었던 걸 부인할 수 없다. 그 두가지만 제외하고는 이 책을 통해서 자연재배라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잘못 알고 있는

것들도 많았고, 오해하고 있는 것도 이렇게나 많았음을 알게 되기도 했고. 평소의 잘못된

식습관을 되돌아보기도 했고, 자연재배 채소에도 관심이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
존 도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마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폭력의 기원을 좀 더 멀리, 이전보다 훨씬 멀리 잡고 있다. 그래서 고전이 상당수

등장하고 그 오래된 문헌에서 발견되는 폭력의 잔재를 읽어가다보면 폭력성이란 인간에게

어떤 존재감을 갖고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폭력이 정말 인간의 본성에 해당되는지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해야하나.

역사서를 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역사에

쓰여진 내용들 중에서 얼마나 폭력이 많았던지를. 전쟁이나 정복을 주소재로 하고 있는

책이라면 더더욱 거기에서 제노사이드라고 이름 붙여 마땅한 행태들이 존재했었는데,

이 책을 읽기 이전에는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었다.

폭력은 반대, 전쟁 역시 반대하지만 고전 속에 나와있던 그 전쟁과 폭력에는 정말이지

별다른 거부반응없이 독서의 대상으로 역사의 한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 이후부터 물론 이 책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그 많은 고전들도 이전과는 또다른 시각으로 살펴보게 된다.

비교적 비싼 가격을 주고 큰 맘 먹고 구입했던 고전 시리즈가 있는데, 이전에는 그 책들이

쭉 줄지어 있는 걸 보면 흐믓했었다. 참 자태가 도도하고 멋지구나라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흘끔 본 그 책들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저 책들에게도 분명 폭력이 있었다는 걸

떠올려버렸으니까. 전쟁이 있었고, 사람이 죽었고, 가혹한 고문이 있었는데...그 당시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내용이 나왔었는데도 그냥 별다른 의식없이 그 책을 읽었더랬다. 그랬었는데

이제야 뒤늦게 그 책들 속의 폭력을 의식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좋았던 점은 이것이었다. 앞으로 고전이든 어떤 역사서이든 그 속에

숨어있는 폭력을 의식하게 되리라는 점. 이전처럼 쓱 스쳐지나가는 게 아니라, 단번에 찾아

내던지 최소한 찜찜함을 느끼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 책 속에 있었지만 그전까지 인식하기 힘들었던 폭력을 이 책은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주 공략대상이 되었던 것은 역시 고전. 소개되고 있는 폭력의 부분을 읽으면서 이 부분 역시

꽤 심각할 정도의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는데, 왜 이전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는지에 대해

가장 먼저 의아함이 들었다. 고전과 폭력,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나눠서 규정짓고

있었던 것일까. 침팬지 사회의 폭력이라던지, 수 많은 고문의 형태들을 알아볼 수 있었는데

그것들이 한 권의 책에 모여있다보니 그 충격의 강도가 더 심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 군데

모여있으니까 더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야하나.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폭력의 기원을 읽기는 했다. 고전에서부터 기원하는 폭력의 존재에

대해서도 인식했다. 그런데 난감한 것은 책을 덮고나서 막연해졌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인간은 이토록 폭력적인 행태를 역사속에서 반복하고

있는데, 과연 그 고리를 끊어낼 수는 있는 것일까, 그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읽는 동안에도 쉽지 않았지만, 읽고나서는 더 쉽지 않은 책으로

기억하게 될 듯 하다. 고민은 좀 더 해봐야 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 외 지음, 엄일녀 옮김 / 톨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마치 과자 종합 선물 세트를 받은 듯한 기분을 선사해줬다. 물론 나는 일곱 살 부근

의 나이라는 가정하에 말이다. 큼직한 박스 안에 과자가 잔뜩 들어있었던 그것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었다. 조심스럽게 리본을 끌려서 박스 안에 좋아하는 과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 순간이야 말로 행복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거다.

무엇을 먼저 먹을 것인가, 무엇을 제일 나중까지 남길 것인가에 대한 아이로서는 심도깊은

고뇌가 존재했었던 과자 종합 선물 세트. 그런 선물세트를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릴 수 있었다.

물론 과자 선물 세트도, 책도 멋지다는거다. 정말이지 이토록 멋지다니...!

일단 작가의 면모를 살펴보자. 첫 번째 소설을 쓴 사람은 닉 혼비다. 바로 그 닉 혼비.

쓰는 책마다 영화가 되고마는 그 닉 혼비의 세계를 몇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만날 수 있다.

스티븐 킹은 어떤가! 비록 매우 짧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어서 스티븐 킹의 원고는 참으로

비싼 모양이라고 막연하게 짐작하게도 만들었지만, 일단 이 책 속에는 스티븐 킹의 소설이

있긴 하다. 물론 한 권의 소설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의 세계가 그 한정된 페이지 안에서

모두 찾아낼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짐 셰퍼드와 마이클 셰이본도 있어서 반가움을 더한다.

작가 하나하나를 모두 나열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힐 정도로 쟁쟁한 작가들이 한 권의

책에 오밀조밀 모여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들 모두를 만날 수 있는거다. 어찌 멋지지

아니할 수 있는가. 이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세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이라는 제목이 붙어있고 슬쩍 원제를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는 건,

이 책에서 밝고 아름답고 동화속 세상같이 파스텔톤으로 꾸며진 건 아닐거라는 것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그 짐작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일단 첫 소설부터 비중있는 소재로서

세상의 끝이 다루어지고 있고, 그 세상의 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천재지변이 다른 소설

속에서도 역시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 비정하고 처참하고 무겁고 사포같이 거친 이야기가

대다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스토리들이 그 자체에 내재할 수 있는 무게감을 덜어내고

있는 건 분명 이 작가들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그토록 무겁다면 이 두꺼운 한 권의 책을 그리

궁금해하며, 다음 소설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지 못했을테니까. 무겁지만 적정한 방법으로

그 무게감을 덜어내주고,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술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들은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어진다. 어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일까,

어떻게 이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생각을 읽는 동안 조금도 하지 못하는 걸까 신기해진다.

또 하나의 재미가 있다면, 소설마다 다른 소설가들이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는거다. 서술하는

중간에 뜬금없이 인용되는 경우도 있었고,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출연하기도 했었다.

그런 규칙을 찾아내고나서 이 책을 읽는 게 더 신이 났었다. 미처 찾아내지 못한 게 있을까봐

커피도 한잔 타마시면서 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행간을 헤매였더랬다.

소설의 줄거리도 독특하고 개성이 넘쳤지만, 비교적 비슷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마다

다른 색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그런 차이가 존재했었기에

마지막에 자리잡은 그 단편까지 하나하나가 새로웠고, 각자의 재미와 매력 포인트가 존재했었

던 게 아닐까 한다. 일단 읽어보면 후회는 없는 책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