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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 - 최인훈과 나눈 예술철학, 40년의 배움
김기우 지음 / 창해 / 2023년 2월
평점 :



#서평
1.
최인훈 작가의 제자가 바라보는 스승의 모습이다. 19세의 나이에 면접으로 처음 만나 54세 여름, 병원 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뵈었다고 하니 긴 만남이다. 저자는 최인훈 교수에게 매료된 듯 하다. "선생님을 기록하는 속기사가 되리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라면 참으로 최인훈 교수님이 어떤 모습일지 더 궁금해졌다.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이렇게 오래 남는 사람이라면 배울 점이 분명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2.
이 책은 최인훈 교수와 저자인 김기우 박사의 육체적, 정신적 기록물(1982년~2018년의 기록)이며, 자서전 형식의 소설이라고 표현한다. 스승과 열두 시간을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함인지 지도교수님을 뵈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한참을 고민하고 들어가는 나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3.
내가 알고 있는 최인훈 교수는 광장 이라는 소설을 통해서였다. 수능 준비를 위해서였기에 지금 기억나는 건 남북의 체제 비판 정도만 머리에 남아있다. 저자 역시 광장을 쓴 이후의 최인훈 교수를 만났다. 문예창작과 에서 실기를 보고, 면접에서 그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훌륭한 입시 전형이라고 생각이 든다. 지원자의 깊이있는 모습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덤으로 80년대의 대학 풍경(안에는 담배 연기가 가득하다, 대학 동문과의 편지 등)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문학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또 논문 지도를 하는 모습을 보며, 책은 생애사이며 역사서(판문점 사건 등 다양한 역사적 내용도 나오기에)다양한 영역들이 뒤섞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꼼꼼히 읽으면 논문이 나온다(334)는 부분 속에 과연 문학계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대학 시절 국문학 전공이던 한 선배의 과제 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라는 제목을 본 적이 있다. 그 제목을 쓴 사람이 최인훈 교수이고, 희곡의 초기작이라는 사실은 몰랐던 사실이다.
5.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최인훈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전기이면서도 문학계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지 않나라는 생각이 책을 덮으면서 들었다.
"사람은 기억 때문에 슬프다. 세상은 흘러가도 기억은 남는다. 슬픔은 영원히 남는다. 그렇게 만드는 힘이 기억인데, 그 마찬가지 인간의 힘이 그 슬픔을 이기게도 한다(697)." 라는 화두의 일부 내용처럼 최인훈 교수는 제자들이 기억 속에 남을 것이고, 독자들에게도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p.s 벽돌같은 책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재밌게 읽힌다.
★생각나는 구절
인과율을 따지고 보면 그 깊은 심연 속에는 뜻밖에도 이 우연이 미소하고 있단 말이야. 불교에서는 이 이치는 공이라고 말하고 있어. 공이기 때문에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는 없어. 노력하는 것도 않는 것도 인연이며, 인연은 공이라는 것이지. 불교 철학은 인과율의 막다른 골목, 그 아포리아에서 한 발 더 나가서 이 공을 본 것이야. 나는 우연, 운명, 신 - 이것들은 다 한 가지 뜻이라고 생각해(228).
-회색인 중-
★질문 한 가지
★추천해주고 싶은 분
최인훈 작가에 대하여 알고 싶은 분
국문학도를 꿈꾸는 분
★독서 기간
2023. 2. 18. ~ 2. 23.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최인훈 의 #광장 , #회색인
★추천도(지극히 주관적인)
★★☆
p.s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