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
책의 첫 문장은 "나는 80년대생 꼰대다."로 시작된다. 70년생과 90년생 사이에 끼여있다는 의미를 가진 낀대로 책을 이야기를 풀어간다. 에세이 식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된다. 미래보다 과거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즐거워진 나이가 되어버린 걸까란 생각을 해본다.
2.
이메일(55)에 대한 내용에선 잊었던 라이코스와 아이디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당시 만들었던 아이디를 아직도 쓰고 있는 걸 보면, 내 생애 최초의 작명이자 창의력을 발휘했던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쓰는 아이디를 아는 사람은 창의력이 "별로 없군"이란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가며 만들었지만, 그리 특별하지 않은 그러나 20년을 넘게 사용해온 아이디가 한 편으론 정겹다. 무엇보다 오글거리는 단어를 쓰지 않았던 과거의 내 자신에게 칭찬을 보낸다.
3.
스폐셜 땡스 투(92)에서는 내 이야기를 하나 싶을 정도였다. 편지글에 자주 등장한 낳아주고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우리 세대가 다 썼던 표현이였군 이란 생각에 부모님께 다소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부모님과 다른 곳에 있기에 간혹 드리는 전화에도 어머니는 항상 전화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뭐가 그리 고마우신지, 연락을 편하게 하셔도 된다고 전해도 부모 마음은 또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아들보다 며느리와 대화할 게 더 많고 편한 어머니. 무뚝뚝한 아들로 아마 키우는 재미도 못 보셨을 듯 하다.
4.
모뎀 and 인터넷(107)은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겨울 방학 때 처음 접했다. 사촌 형의 설득으로 새로운 문물을 접하게 된 것이다. 천리안을 통해서 접속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LG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맞벌이를 하던 부모님이 없을 때 접속을 하면 전화가 안 된다고 수화기 너머로 언성이 높아지던 어머니 소리에 주눅 들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하면 다 추억인 듯 하다. 사진 한 장을 보기 위해 15분도 기다리던 때를 경험했기에 휴대폰 데이터가 없어도 불편함 없이 잘 사는 듯 하다며 합리화를 하게 된다.
5.
마지막 장인 낀대, 그래서? 에서는 온갖 꼰대들과의 일화를 풀어두었다. 야근, 수저론, 인사, 차별, 레트로, 강약약강 등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꼰대의 사례를 들려준다. 읽으면서 재밌기도 하고, 나는 안 저런대 라며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누군가를 나를 저렇게 생각하면 어쩌나란 걱정도 든다. 특히 레트로란 단어에서 말이다.
★한 줄 정리
80년대생을 위한 에세이로 휙휙 읽으며 추억하기 좋다.
★읽으면 좋을 분
80년생들
80년생을 이해하고 싶은 90년생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임홍택의 #90년생이온다
김현정의 #90년생이사무실에들어오셨습니다
케이트 아이크혼의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추천도(지극히 주관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