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검사가 다양하게 있지만, 일반적으로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라고 불리는 MBTI를 많이 사용할 것이다. 그 검사를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MBTI 검사의 이론적 토대가 융의 성격 유형론이다. 93개 문항의 질문지로 융의 성격 유형론과 인식형과 판단형이 더해져 16개의 유형으로 나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능적 유형을 주요 기능에 따라 감각, 직관, 사고, 감정을 결정하게 되고, 한 유형을 분화하고 나머지 세 기능은 보조 기능으로 활용하게 된다. 검사를 할 때마다 바뀐다는 이야기를 강의 때 듣기도 하는데, 사실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 타고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견해이다.
나 역시 대학원 시절 경험적 사례를 통해 바꿀 수 있다라고 주장을 했으나,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서 학습된 내 성격이라는 부분에 대해 납득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이 외형적인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외향형이 되는 건 아니고, 오른손잡이가 왼손 연습을 한다고 왼손잡이가 디는 게 아닌 것과 같은 이치(64)라고 설명한다. 문화에 따라 우세한 성격 유형도 다를 수 있다(88)는 주장처럼, 부모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교육 환경에 따라 충분히 자랄 순 있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인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다만, 그에 따른 비판(MBTI)도 있기 때문에 궁금한 분들은 따로 찾아보길 바란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융의 성격 유형론 자체가 틀렸다고 이야기할 순 없을 것이다. 어쨌든 객관식의 설문을 통해 상대방에 대해 모두 다 안다는 식의 판단을 상당히 옳지 못 하다. 다만 참고의 자료로 삼기를 바란다.
외향적인 사람에게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아들러의 이론이 더 와닿을 수 있다고 융은 말한다(76). 융은 불교와 노자, 주역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심리학과 종교를 보면서 집단무의식과 원형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융의 성격 이론의 실제에 좀 더 다가간 기분이다. 트럼프(92) 등의 실존 인물을 통해 분석된 부분을 살펴보며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격 유형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의식적 기능과 무의식의 보상적 기능을 구분해서 관찰해야 한다(62). 마음을 인공 지능에 의한 패턴 인식으로 설명하는 뇌 인지 과학 관점에서 보면 원형은 일종의 패턴 인식기로 설명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45).
융은 에베레스트산 위에 있다면 개성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진정한 수행은 사회 속에서 하는 것이다. 속세를 벗어난 수행은 무의미할 것이다. 법화경에서는 중생소유락이란 표현이 있다. 인생은 즐기기 위해 태어났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유락은 모든 것을 다 갖춰야만 행복한 건 아니란 의미도 담겨 있다.
성격과 삶. 어쩌면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p.s 리뷰어스 클럽의 추천으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