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검색해보니 세이클럽 홈페이지가 운영이 되고 있다. 그 뒤 싸이월드로 이사를 간 기억이 있다. 지금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우리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나 역시 근래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이다. 독서한 내용을 올리는 용도인데, 올리다보니 모르는 분들이 찾아와서 댓글도 남기며 친구가 되기도 했다. 덕분에 더 많은 책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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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늘 별처럼 빛나는 순간뿐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진정한 기억이 아니다(p.33).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역시 성인이 될 ˖까지 보존한 기억을 분석하면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사실 좀 더 가벼운 책으로 생각했으나 사회학적 맥락적에서 접근하는 심도 있는 책이다. 사진술과 아이들이 자기 삶을 표현하는 능력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니체 역시 도덕의 계보에서 망각은 단순히 의식의 문과 창을 닫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결론내렸다(p. 75).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는 망각에 대해서도 망각 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는 행복도 희망도 현재도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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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결론은 잊어야 한다는 것인가? 왜? 라는 의문이 들었다.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라는 마음 마저 들기도 했다. 현재의 SNS를 모두 없애버리지 않는 한 어떤 변화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스개소리로 머리 속에선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 떠오르며, "그래. 학생들아. 잊는 건 당연한 거야."란 결론 마저 도출이 될 듯 했다. 물론, 전혀 다른 맥락임을 알면서도 기억이 파생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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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온라인 공간을 지배하며 생기는 변화에 대해 저자는 신원 등록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돌이켜생각해보면,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이메일 계정을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나 고민해보니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쨌든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온라인이지만 우리가 누군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온라인은 또 다른 현실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관계 형성을 위해 SNS을 활용하진 않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도 글을 올린 건 1년 채 되지 않은) 등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긴 한다. 읽은 책을 소통하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현실 세계에서 소원해질까 두려워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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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나눴던 분과 설레는 마음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첫 만남은 개운하지 않았다. 나만 만나길 고대했었나 싶을 정도로 서먹한 관계였던 기억이 있다. 연예인과 팬의 마음이겠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와 다르게 아내는 긍정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다. 전혀 가입되지 않다가 나의 권유(현실 사회에만 너무 집중하는 관계로)로 가입이라도 해두면 필요가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후 꼭 찾고 싶던 사람이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온 사례도 있었다.
다각적 측면에서 SNS의 활용을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부정적 영향을 가능한 줄일 수 있는 방향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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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페이스북 계정을 해지하기로 결심하고(2011), 페이스북에서 그리우하게 될 많은 이들의 사진을 보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섞여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친구 늘리기에 바빴던 한 시대적 상황이지 않을까. 저자는 페이스북을 노인들을 위한 소셜 미디어라는 십대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p. 172).
SNS는 계속 발달하며, 우리 삶에 영향을 줄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생기는 꼬리표를 어떻게 교육할 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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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없지만, 서양 입학사정관의 3분의 1 가량이 인터넷으로 지원 학생에 관한 검색을 하고, 3분의 2는 페이스북을 확인했다고 한다. 심지어 2017년 하버드 대학에서는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 저속한 게시물을 올린 10명의 입학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진정한 평가라고 생각이 든다. 국내의 서류 평가는 여전히 만들어진 서류이기에 지원자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엔 입학사정관의 시간적, 정신적 여유 그리고 시스템이 허용되지 않는다. 학령 인구가 감소되는 시점을 지금부터 대학은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기억이냐? 망각이냐?
다행히 나의 발가벗은 돌사진은 앨범에만 존재한다. 어린 시절 놀이 기구를 타며 울먹 거리는 표정도 가족들만 볼 수 있다. 지금은 본인이 공개 설정만 해둔다면, 불특정 다수가 무언가(?!)를 볼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망각은 자유와 연결이 된다(p.186)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