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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평점 :
니체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그나마 나름대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초역이라든가, 누군가의 관점에서 니체를 풀어둔 책을 통해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저자의 글은 브런치 사이트 등을 통해서 접해봐서 니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신의 관점이 분명한 사람이라는 점이 끌린다. 이 책의 제목처럼 니체의 옆길을 걸으며, 다시 한 번 니체의 길을 엿보고 싶었다.
니체의 유명한 말이 나온 배경을 책과 무관하게 우선 이야기하고자 한다.
19세기 이후, 동양은 안타깝게도 서양의 질서에 편입되었다. 니체는 모든 것을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주장해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철학의 망치로 원리주의로 무장한 헤겔 철학의 아성을 위협했다. 당시 원리주의는 플라톤의 이데아, 그리고 이데아를 신으로 승격시킨 기독교였다. 그래서 니체는 외쳤다.
"신은 죽었다."
그는 기독교로 대변되는 과거의 모든 사상과 문화, 그리고 전통과 체계를 거부하겠다는 의지로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라고 이야기한다. 그 뒤 실존주의, 현상학, 마르크시즘, 언어철학 등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불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인문학과 심리학에도 깊이가 있는 듯 해보였다. 그의 글 중 [과거와 작별하기]는 심리학적 깊이를 엿볼 수 있는 글이였다. 물론 저자만의 생각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서술하면서 자연스레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뒷 부분에서 저자는 붓다의 무아나 장자의 도와 통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펼치기도 하여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지난날을 구제하고 일체의 '그랬었다'를 '나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로 전환하는 것,
내게는 비로소 그것이 구제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덧붙여 이 말은 불법의 업의 개념과도 유사하다. 근래 불법에서도 서양의 학자들이 오히려 명상을 개념을 가져와 업을 단절시키는 방향으로 그러한 업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칙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지?', '나에게만 왜 이런 일이 생기지?'라고 하소연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여러 종교를 접하면서도 불법을 수지하는 이유는 원인과 결과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이다. 즉, 나로 인해 모든 것이 일어난다는 점이 수학을 전공하면서 그나마 납득할 만한 근거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일신 개념이 아닌 누구나가 부처라는 생명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끌렸던 이유이다.
여하튼 니체의 생각 또한 동일하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하나를 통달하면 여러 분야의 학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니체 또한 한 분야에서 통달한 이이기 때문에 부처의 생명론과 동일한 깨달음은 얻은 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언젠가 나도 여러 분야에서 통용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끝으로 니체는 글은 자기를 이긴 기록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승리의 표시여야 하기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전달되어야만 할 자기 자신에 대한 극복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번 글을 읽으면서 서평을 쓰는 게 여의치 않았다. 충분히 니체에 대해 공부한 저자의 글에 이렇다 저렇다할 평을 남긴다는 게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정리를 하면, 니체를 실생활에서 이해하기 적합한 책임은 분명하다. 내가 책을 보고 있으면 무슨 책을 보는 지 관심을 가지며 같이 보자는(말 그대로 함께이다. 다 읽고 달라는 것도 아닌. 그러다보니 책을 아내보다 빠르게 읽는 나의 입장에서는 기다림의 미학을 즐길 수 밖에 없다.) 아내가 이번에는 재미가 있다며 책을 돌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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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실생활과 연관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기에 철학 책이지만 재밌다는 것! 이는 저자의 글솜씨가 뛰어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니체의 명언으로만 구성된 여러 책이 있지만(잠깐의 소개), 그 책을 읽고난 후엔 남는 건 사실없다. 중간 중간 필요에 의해 찾기는 하지만, 내 머릿 속에 각인은 안 되었지만, 이 책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추가로 아마도(내 손에 온 모든 책을 팔거나 버린 적은 드물다) 평생 보관할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유는 저자의 싸인과 나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단순한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글이 재미있다. 저자가 공부 모임을 진행하는 대안연구공동체라는 곳에 여유가 된다고 구경을 가보고 싶다. 특히 내가 이해하기 어려워 손을 몇 번이고 놓았던 질 들뢰즈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니, 추후 들뢰즈의 아름다운 옆길?이란 후속편이 나오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