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청강 수업을 우연찮게 갔을 때 한 선배가 공공기관의 장이 되었단 소식을 교수님께 들었다. 축하를 하면서도 교수님께서 한 마디 하신다.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없어서 넌 걱정이다."라는.
생각해보면 그렇다.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을 크지만, 그 이후에는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는가? 직장에서의 최고가 되었다면 그 뒤엔 무엇을 해야 할까 란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명퇴라는 말이 유행하던 적이 있었다. 명예롭게 퇴직한다는 의미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명예롭게 퇴직을 하고, 치킨을 튀기는가?(치킨집을 하는 것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다. 우스개소리로 퇴직하고 치킨집해야지 라는 이야기를 너무나도 많이 듣는다). 기업(고용주)은 직원을 평생 책임지지 않는다. 덧붙여 저자는 직장인이 믿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주장한다. 가족 같은 회사, 사장 마인드로 일하라는 것이다(p.34).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에 대해 1장을 마무리하며 고민해봤다.
수학교사를 하여서인지 수학하면 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상담전문가(내 입으로 이야기하기도 그렇지만, 외부에서는 그렇게 칭해준다). 그 중에서도 진로상담 전문가로 활약한다. 현재 직장에 해를 끼치지 않을 선에서 퇴근 후 재능 기부로 온라인 상담을 진행하거나 심리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근래 네이버에서 지식IN 답변을 달기도 한다.
지인들은 묻기도 한다.
네이버 등급이 올라가면 뭐가 좋냐고?
나는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누군가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에 한다고 답한다.
또한, 3장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삶 역사 연표, 에피소드, 인간관계 클러스터맵, 후기(다치바나 다카시, P.78)는 청소년에게도 적용해볼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 자아 탐색에 대해 많이 기술하고 있다. MBTI 검사가 아닌 TMP 검사를 소개하는 것도 흥미롭다. MBTI 강의 경력이 많은 나로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였다. TMP 검사는 자문, 혁신, 홍보, 개발, 조직, 생산, 검사, 유지를 기반으로 좋아하는 업무를 찾아가게끔 한다.
흔히 꼰대라는 표현을 쓴다. 프루빙과 임프루빙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미국 뉴로리더십연구소에서는 프루빙(입증하는 전략), 임프루빙(개선하는 전략)으로 구분한다(p.163). 성과목표와 향상목표로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꼰대라는 표현을 썼는데, 나 역시 이직을 하다보니 나보다 선임이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후임이 나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다. 입증하려는 사람은 요청하지 않아도 가르칠려고 하지만, 개선하려는 사람은 요청할 때는 적극적으로 가르쳐 주지만, 평소에는 배우려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누군가에게서 항상 배울려는 마음이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각 장마다 생각할 거리가 있다. 그리고 생각할 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만의 답변이 있어서 더 좋은 듯 하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난 거 같다. 뻔한 내용이 아닌 저자의 생각과 경험이 담겨 있어서 더욱 좋은 듯 하다. 사회 생활을 준비하는 분들, 이직을 고려하는 분들,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