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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 초보 라이터를 위한 안내서
고홍렬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렇다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성격상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보단 듣는 것이 더 편안하기 때문에 굳이 나서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때론 사람들이 강의하는 모습을 보며 오해를 하기도 한다. 유쾌한 사람이고 재밌는 사람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참 어렵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글을 처음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배워보기로 했다. 그런데, 저자는 서두(프롤로그)에서 "글쓰기, 배우지 마라!"란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다. 자극적인 제목에 다소 위축되었지만, 본문을 읽다보니 왜 배우지 말라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이 책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는 자세, 글쓰기 연습법, 글쓰기 습관화 전략 총 4장으로 이루어진다.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여러 작가들의 인용문도 매력적이다. 마치 한 권의 책을 읽었지만 실제론 약 50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다. 그 중 가장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건 강원국 저자의 인용문이다.
논문 심사를 받을 때마다 고민했던 부분이다. 처음 등재지를 목표로 작성했던 논문이 탈락했을 때, 지도 교수님께서 "저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기운 빠지지 마세요."라는 위로를 해주셨다. 그러나 당시의 나에겐 큰 위로가 되진 않았던 것 같다. 시작이 흐른 후 지도교수님의 말의 의미를 알 거 같았다. 부족한 나 역시도 누군가의 학술지를 심사하는 위원으로 들어가보니, 내가 뭐라고 평가를 하나란 마음이 크게 들었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조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좌절하지 않는 내공이다.
무엇보다 읽는 사람의 평가에 부끄러워하거나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읽을 사람을 의식하되 극복해야 한다.
글을 쓰면 망상활성계가 자극을 받아 뇌간에서 대뇌 전체의 자극을 준다.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등도 이 망상활성계를 토앻서 대뇌 전체에 전해진다. 즉, 글을 쓰면 대뇌가 꺠어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서평을 쓰게 된 것도 이 중 하나이다. 분명 열심히 읽었던 책인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추상적인 내용은 조언을 해줄 때가 많았다. 아내가 논문을 쓸 때 필요한 책을 10권 이상 추천해주었으니 나름 다양한 측면에서 다독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용은 어디서 찾아보면 좋을까?"
"응. 그건 이 책에서 확인해봐."
추천을 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으쓱 으쓱 하지만, 결국 바로 설명하며 이해시켜줄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하고 부끄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많이 읽어도 남는 게 없으면 꽝이라는 저자의 말에 가슴 한 구석이 아프다.
그러므로 쓰라.
재능으로 쓰지 말고,
재능이 생길 때까지 쓰라.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서평을 쓰는 방법이다. 실제론 서평을 쓰는 방법이 아닌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 글쓰기 연습법으로 나오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서평을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 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앞표지를 살피며, 책의 얼굴을 살피고,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는지 짐작한다. 그 뒤 뒷표지를 확인후 앞표지 날개를 확인 후 머리말을 읽으라고 한다. 머리말은 저자가 직접 작성하기에 사용설명서와도 같다고 이야기한다. 핵심을 읽으라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출판사 제공 책 소개를 필사해보라는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편집자가 쓰기 때문에 좋은 문장이 많다는 것이다.
혹시나 글 쓰는 것이 두려운 사람은 일기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본다면(혹은 자녀나 손주들이) 의미가 있을 거 같다. 근래 십 년 일기장 등도 나오니 짧은 글을 통해서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일기를 쓰면 삶의 밀도가 높아진다.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들은 인생을 한 번 살지만,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두 번 산다.
하루를 한 번 더 돌아보기 때문이다(p.137).
나 역시 글쓰기를 다시 시도해보고자 한다. 일전에 수학교사의 짧은 경력과 학습법 강의를 했던 경력을 살려 수학 학습법에 관한 책을 쓰고자 준비하다가 무산된 기억이 떠올랐다. 글감으로 치면 4장(part) 정도 작성이 되었던 거 같은데, 완성시켜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분들은 이 책을 한 번쯤 펼쳐보면 좋을 듯 하다. 작아진 자신의 열정을 다시금 불태워 줄 것이고,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