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의 사회학 - 남자를 지배하는 ‘남자라는 생각’
필 바커 지음, 장영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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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어디서 눈물을 흘리노!"

어린 시절 많이 듣던 소리다. 매가 아파서 눈물이 났던 건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울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서러워서였다.

어머니께 오해를 받았고 혼이 날 때도 어머니를 납득시킬 수 없었던 서러움. 나의 의사가 잘 전달되지 않았던 서러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헷갈린다. 나와 아내는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MBTI에서도 그렇지만, 생활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은 남자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 의미는 여성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이야기다. 남성분들은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고 싶다면 읽어도 좋을 거 같다. 첫 장에서 남자다움을 배운 남자들이란 주제 중 제1장이 나의 예시와 동일하다. 서양에서도 동양과 별반 차이가 없나보다. 남자가 울어야 할 때는 3번이라는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른다.


Man Box(p.31)는나에겐 새로운 개념이다. 이는 삶에서 남성성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소년과 성인들의 집단 활동에서 사용해온 개념이라고 한다. 남성성의 재정의를 목표로 집단 교육에서 맨 박스라는 도구를 사용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MRA(남성권리운동)에 대해서 알려준다. 극단적인 형태는 생명을 앗아간다고 한다(p.61). 이를 위한 테스트(p.81)가 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해주면 좋을 듯 하다.




제2장 포르노에는 사랑이 없다에서는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TED 강연에서 남자의 종말은 청소년과 인터넷을 향하여 경종을 올렸다며,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좌절을 겪고 있으며,여성과의 사회적, 성적 관계에서 말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짐바르도에 따르면, 타인과, 특히 모호하고 모순되는 기묘한 신호를 보내는... 이성인 누군가와의 친밀한 정서적 연결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중략) 일대일로 이성을 상대할 떄 그들은 타인과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적, 비언어적 법칙인 대면접촉의 언어를 모른다(p.44). 그는 남자끼리의 유대를 선호하는 현상을 말하는 사회적 강도 증후군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포르노는 우리 뇌의 매우 원시적인 영역과 연결된다. 새로운 대상이 주는 충격과 흥분을 즐기고, 자식을 낳아 종을 보존하도록 프로그램되었다. 그것이 전부다.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성 충동이 우리의행동 전부를 지배한다(p.46).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섹스-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굉장히 철학적인 책이다. 대학원 시절 커플이 인생학교란 책으로 스터디를 하며 추천을 해줬던 책이다. 각 주제는 섹스, 돈, 일, 정신, 세상, 시간 6개로 이루어진다)에서는 포르노는 스토리는 황당하고, 대사는 엉터리이며 배우는 소모품 취급을 받으며 착취당하는 수준이다.뿐만 아니라 배경도 엉성하고 촬영도 거의 관음증 환자 수준이라서, 다 보고 나면 혐오감만 남게 마련이다(p.187).

글을 쓰는 현재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고 있는 성 관련 기사가 있다. n번 방 사건이 떠오른다.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26만명이란 사람(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왜 그 방에 해당되는 사람이 남성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젠더 감성 부족이라는 한 지인의 충고가 있었기 때문이다)이 해당된다는 것이 놀랍다. 또한, 글을 쓰고 있는 현재, n번방 사건의 담당 판사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시작 하루 만에 14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니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의문도 든다. 그 동안의 판결에 대한 동의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일 때 한 교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수능 점수에 의해 학과가 정해지는 현 상황에 대한 일침이였다.

옳고 그름은 누구나 갈등없이 정할 수 있지 않은가? 어린 아이에게 상황을 알려주고, 누가 잘못 했냐고 물으면 답한다라는 이야기를 예시로 들었다. 일부분 동의한다. 인문 계열은 법, 경영, 인문계열 사범대학, 자연 계열은 의, 치, 수, 전자(기계 등)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안타깝다. 학생들 굳이 이 과를 오지 않고, 적성에 맞는 과를 갔으면 더 잘할 거 같은데.. 왜? 라는 의문을 가질 때 결론은 앞 문장과 동일하다.

어쨌든 앞 문단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란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왜 그런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었나란 의문은 역시나 든다. 대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시국 속에서 분명한 근거가 담긴 판결의 이유가 나오길 기대한다. 우리 나라의 시민 의식은 특정 상황을 겪을 떄마다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다보니 관련된 내용이라 생각이 되어 덧붙였지만, 결론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듯한 이 상황들이 점차 개선되길 바라는 바이다

매슬로우가 1943년 발표한 인간의 동기부여에 관한 가설에서 소개된 욕구 5단계에 의하면 생리적 욕구인 음식, 물, 잠, 의복, 주거, 섹스 등의 욕구이다. 매슬로우는 미국의 심리학자로 제3의 세력(인본주의) 심리학을 대표하는 학자이기도 하다. 당초 욕구의 단계설을 주장하였으나, 후에 번복을 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나 역시 단계설에 대해선 부정하는 바이다.

다른 책인 철학을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성공한 사람들이 업적을 이루고 명예를 얻은 후에 섹스나 마약에 빠져든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p.104). 고위 관직 등을 막론하고 섹스 스캔들(실제 사건)에 휘말리지 않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저자의 결론에 동의한다.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작은 출발이다.

우리는 포르노나 맨박스가 남자다움을 정의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결정하는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

우리는 아들이 여성을 걸어 다니고 말도 하는 섹스 인형으로 보는 남자가 되는 것을원하지 않는다.

나는 딸이 그런 남자를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녀의 정신과 성격, 개성과 지성,

즉 그녀라는 인간을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는 데서 오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일은 포르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p.60).

마틴 루터 킹은 결국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적이 하는 말이 아니라 친구들의 침묵이다 라고 말했다(p.107).

제7장 남자다움이 통하지 않는 남자의 미래에서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파이트 클럽이란 영화를 예시로 든다(p.178). 나 역시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남성성=힘이 센 사람,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이란 인식을 나도 모르게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엔 헐크 호간, 워리어 등의 레슬링 선수들에게 반해서 사촌 형들과 레슬링 기술을 써가며 놀기도 했다. 누가 더 강한 지에 대한 이야기로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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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경에는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믿는 미래학자(레이 커즈와일) 등은 미래의 일자리의 변화를 예로 들어 남자다움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펼친다. 전통점인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화내지 말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어라(p.189).

대학 시절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으며, 남성과 여성에 대해 알아갔던 거 같다. 이 책을 통해 남성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글을 쓰는 나는 남자다). 책의 띠 표지(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에는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여자들이 꼭 알아야 할 남자의 실체라는 문구가 있는데, 오히려 남자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자신에 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될 것이다(책에서는 필라우티아-자신에 대한 사랑-란 고대 그리스의 단어를 사용한다( p.301)).

미래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을 것이며,

어느 쪽 성별도 자신의 정체성으로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나 성전환자도 있을 것이다.

그 모두가 상관없는 일이 된다.

생식기와 인격적 특성 간에 더는 연관성이 없어진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관하여 내릴 수 있는 판단 기준은 하나뿐이다.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p.162).

p.s_책을 샀는데 너무 바빠서 못 읽는 사람은 p.309-p.321의 요약 정리만을 읽어도 좋을 거 같다. 이렇게 따로 요약이 담긴 친절한 책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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