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지은 집
정성갑 지음,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기획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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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단순히 짓는 행위가 아니다. 종합 예술이다. 깊이 있는 인문적 지식이 필요하고 사람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단순히 머물고 자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뜨고 어떻게 이동하며 어떻게 잠을 자는지 모든 동선과 생활 방식을 알아야 한다. 건축은 '사람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자연도 알아야 한다.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로 건축은 '예술'이라고 말했고 '철학'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다.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없는 자에게 '건축을 맡기면 건축물은 '영혼'이 사라진다.

가만 들여다보자. 중동의 모스크는 대부분 둥근 '돔(Dome) 형태를 가지고 있다. 돔은 구조적으로 안정적이고 내부 공간을 넓게 만들어 준다. 공기 순환에 도움을 주고 건물 내부의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 해준다. 돔의 둥근 형태는 실내의 공기가 중앙으로 모이게 한다. 그렇지 않은가. 따뜻한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모이는 대류 현상 중 '돔'의 가장 중앙 부분에 더운 공기가 모여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높은 부분에서 냉각된 공기는 다시 아래로 내려오며 공기는 빠르게 순환한다. 이 곳의 건물은 '하얀색'이다. 태양 빛을 반사시켜 받는 열을 최소화한다. 안과 밖을 모두 살피는 '철학'이 필요하다.

일본도 그렇다. 일본은 한반도에 비해 따뜻한 지역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집안 내부가 싸늘할 정도로 춥다. 일본은 아직도 바람에 '덜덜' 떨리는 창문을 사용하는 집이 많다. 우리처럼 단단한 '샤시'로 창을 내지 않는다. 이유는 '지진'과 연관되어 있다. 건물 자체가 지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유연해야 한다. 창문 틀의 유연성은 진동에도 파손되지 않고 충격을 분산시킨다. 한반도와 같이 '온돌'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지진'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온돌은 고정된 돌과 흙을 바닥에 사용하는 구조다. 지진은 바닥의 고정된 돌과 흙을 파손하여 자칫 더 큰 피해를 야기한다.

북유럽은 뾰족하고 높은 지붕을 설계한다. 뾰족한 지붕은 열손실을 줄인다. 앞서말한 '모스크'와 반대다. 공기층을 분리하기 위해서 '상하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북유럽은 지붕이 높고 뾰족하다. 뾰족한 지붕은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천장으로 쉽게 갈 수 있도록 한다. 따뜻한 공기는 건물 지붕에 쌓인 눈을 녹인다. 쌓인 눈으로 집이 무너져 사고가 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붕에서 눈이 적절히 녹아내리도록 '안전'에 우선순위를 둔다. 지붕에 눈이 쌓이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리기에 뾰족한 건물은 분명 중요하다.

건물을 하나 짓는 행위는 단순히 자재를 올리는 행위가 아니다. 같은 사람이 살아도 집은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져야 한다. 내부와 외부에 의해 정체성이 독보적으로 생기는 것이, 사람을 닮았다. 이런 고민은 '건축가'의 몫이다. 건축가의 '철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축가는 '사람'과 '자연'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프로젝트의 예산을 관리 해야하고 자재를 선택해야 하며, 투자 대비 효과도 분석해야 한다. 경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이상적인 집을 짓는 목적으로 예산을 초과하는 기획을 해서는 안된다. 현실과 이상의 적절한 조화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건축주'와 '소통'이다. 이 또한 조화이다. '건축주'의 만족과 '건축가'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건축을 해야 한다. 그 균형을 찾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그들에게는 '의사소통의 기술'도 필요한 셈이다.

하나를 더 해보자. '물리학'이다. 건축가는 물리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안전하고 견고한 구조를 설계한다. 물질의 성질과 화학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목재의 특성과 콘크리트의 특성을 이해하고 무게 중심과 대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심미적인 감각도 필수적이다. 결국 건축가는 모든 것을 감안하고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아름다움이라는 매력 요소를 첨가해야 한다. 건축은 깊이 있는 예술적 행위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방면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건축에 관심을 가졌다. 건축이 복합적 지식과 호기심의 균형이 필요해서다. 예술과 과학의 조화가 필요해서다. 이는 종합 예술이다. 공간, 비례, 광학 등 다양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건축은 의미를 상실한다.

'건축가 최욱'은 집을 지으며 아내에게 '명상의 방'을 지어 선물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렇게 볼 때, 이 선물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이처럼 '지식'과 '지헤', '이해'라는 다양한 능력이 균형을 맞춰야 좋은 건축가라 할 수 있다. 이런 건축가들의 특징으로 무엇이 있을까. 건축가들이 자신들의 집을 지을 때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서재'를 몹시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의 집에 '책'은 필수요소다. 어째서 '건축가'들이 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건축'이 가진 본질이 책을 닮아서 그럴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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