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수학 3 (2020년용) - 2015 개정 교육과정 생강 시리즈
김민재 외 지음, 해뜰날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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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보자. 우리의 앞에 마법의 상자가 하나 있다. 이 상자는 꽤 특혈한 상자인데, 우리가 이 상자 안에 무언가를 넣으면 그 상자는 그것을 다른 물건으로 바꾸어 버린다. 예를들어 상자 안에 사과를 넣으면, 상자는 그것을 바나나로 바꿔 버린다. 그것에 규칙이 없다면 그것은 정말로 마법의 상자다. 다만 그것에 규칙이 주어지면 그것은 '함수'라는 수학 용어가 된다.

수학에서 함수는 이 상자와 같다. 우리가 '입력'으로 무언가를 넣으면, 상자는 그것을 '출력'으로 뱉는다. 결국 그 상자는 출력에 따른 결과값을 도출해주는 장치다. 불교 철학에서는 이것을 인연과보(因緣果報)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려면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의미다. 원인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아무것도 넣지 않았음에도 결과값이 출력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감히 '우주의 규칙'이라 할 수도 있다.

다시 함수로 돌아가보자. 어떤 숫자를 입력하는 '상자'가 있다. 이 상자에 숫자 2를 넣으면 상자는 곧 4를 출력한다. 다시 4를 넣으면 이 숫자는 다시 8을 출력한다. 여기서 일정한 규칙을 발견한다. 넣은 값에 2배를 출력한다는 것이다. 함수는 규칙을 따른다. 그렇다. 함수는 항상 일정한 규칙이나 방법에 따라 작동한다. 그저 마법과 같이 어떤 일이 그저 출력되는 것은 없다. 어느 순간에는 3이 출력되고 어느 순간에는 -2가 출력되고, 다시 어떤 순간에는 20억이 출력되는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상자에 몇 번의 값을 입력해보고 대략적인 함수의 규칙을 알아차린다. 함수에서 중요한 것은 그 규칙을 알아내고 입력값에 어떤 출력값이 나오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무한한 가능성의 함수로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우리는 환경, 가치관, 교육 이라는 초기 조건이 설정된다. 이는 우리 인생 함수를 형성하는 기본 매개 변수가 된다. 인생에서 변수는 변화를 의미한다. 경험이나 관계 직업, 건강 등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리고 각각의 흔적은 하나의 점이 되어 좌표평면에 그려진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 곡선을 만들어낸다. 반면, 상수도 존재한다. 우리의 핵심 가치와 신념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일관성이다. 이것은 우리 인생 함수에 균형을 잡아주고 방향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함수. 이것은 왜 중요한가. 어떤 현상이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은 분명 존재한다. 가령 물이 끓는다던지, 물이 얼어버린다던지, 그것은 분명 어떤 변화지점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임계점'이라고 부른다. 그것을 모르고 있을 때는 막연한 자연현상이었지만, 그것의 정확한 수치를 숫자로 알고 있는 순간부터 그것은 무한대로 이용가능한 재료로 변신한다. 원래 '무지'는 공포의 영역을 확산하고, '앎'은 안정의 영역을 확산한다. 이처럼 임계점을 구하는 하나의 과정을 '극한'이라고 한다.

극한에 대해 살펴보자. 마냥 1과 가까운 숫자에 대해 살펴보자. 누군가는 2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1과 가장 가까운 숫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1.5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1과 가장 가까운 수는 아니다. 다시 누군가는 1.1을 말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1.01을 말할 것이다. 이처럼 1과 가까운 숫자를 무한대에 가깝게 생성한다고 해보자. 극한은 우리가 얼마나 1과 가까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숫자들은 함수에 넣었을 때, 그 출력값의 변화도 함께 일어난다. 그 값이 얼마나 특정값에 가까워지느냐. 그것을 살펴보는 것이 '극한'이다. 극한을 사용하면 우리는 변화지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다리를 건설할 때, 그 다리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하중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막연한 공포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다리를 건너는 것과는 꽤 큰 차이를 만든다. 극한은 숫자를 이용하여 그 값을 계산케 한다. 우리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지 않은 음식을 먹기에 망설여진다. 우리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불분명한 아지랑이일 때, 더 줄어드는 법이며 그것이 적당히 '보임'의 영역으로 존재할 때 여유가 생기는 법이다. 결국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 우리의 삶에서도 중대한 전환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혼인일 수도 있고, 직업일 수도 있다. 사업상의 실패일 수도 있고, 출산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것ㄷ르은 우리 궤적에 대한 극적인 변화를 만든다. 이 전환점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가치를 갖게 될지 결정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그 값에 모호한 태도를 가지는 것과 규칙을 파악하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함수처럼 인생은 끊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우리의 인생함수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로 가득하다. 그것은 앞서말한대로 '공포'의 영역이 된다. 다만 그 공포는 '일정부분 예측 가능한 공포'다. 무지한 것을 모르는 것과 무지한 것을 아는 것에는 무한한 차이가 있다. 고로 이런 불확실성은 불확실성을 아는 확실성으로 전환하므로 공포에 대한 공포를 상실케 할 수 있다. 고로 우리는 공포를 아는 영역으로 만들어 그 변화의 공포를 호기심으로 바꿀 수 있다. 이는 인생을 흥미진진하고 가치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낸다. 결국 복잡한 수학은 결국 얽혀 있는 여러가지의 문제 덩어리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 모두가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결국 '문제'를 많이 접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해결 능력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의미다. 삶도 공부도 모두 함수를 닮아, 어떤 값을 입력해야 특정값을 얻게 된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어떤 값도 도출하지 않으면, 어떤 값도 나오지 않는다. 고로 수학은 '대학 입시'만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하는 학문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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