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국어 화법과 작문 - EBS 최경일 선생님과 함께 만화로 쉽게 공부한다! 생강 시리즈
최경일 지음, 해뜰날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의 기본문맹률은 1%지만, 실질문맹률이 75%다. 이 말은 무슨 말일까. 문맹이란 우리말로 '까막눈'이라고 하는데,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는 글자를 읽어 낼 수 있지만, 그것이 의미한 바를 이해하는 이들은 25%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기본문맹이란 글자를 말 그대로 음성으로 읽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만 실질문맹이란 글이 의미한 바를 이해할 수 있는지다. 눈 감은 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눈을 뜨고 있는자가 얻을 수 있는 삶의 혜택이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수 있다. 글자를 모르는 이가 다수이고 혼자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삶은 꽤 편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시험을 치루는 일도 수월하고, 직업을 찾거나 자기계발을 하는데도 남들보다 수월하다. 다른이가 어렵게 쌓은 정보를 손쉽게 훔쳐 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더 풍부한 삶을 간접체험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얻을 수 있는 '공감능력' 또한 다른 이들과 다르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생각에 근거를 더할 수 있는 '논리력'도 생긴다. 그것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자'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기본문맹률은 1% 수준이다. 다수의 국민이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은 모두 공부를 열심히하고, 자기계발에 속도를 붙이며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을 것 같다. 다만, 실질문맹이 75%다. 다시 말해서 실질문해력을 기른 이들에게 나머지 75%는 경쟁상대가 아니다. 장학금, 채용, 스포츠 경기 등에서 경쟁자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세상은 소수가 독식하는 구조가 되는 것일까. 가령 예를 들자면,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부자 순위'를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부자 상위 50명 중 서울대 출신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방시혁 하이브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창업자가 6명이다. 나머지 44명의 학력 또한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 한양대 등이다. 대한민국에는 총 200개의 대학이 있는데,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 5개 정도에서 대한민국 부자 50명을 거의 대부분 배출한다. 순위를 50위에서 100위로 올려도 그 결과는 같다. 또한 대한민국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서울대 출신 의원은 62명이다. 창업을 통해 부를 이루거나,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이들은 표준화된 교육제도나 시험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은 이들이다. 생각해보자. 언어 능력은 단순히 언어 능력이 아니다. 언어 능력은 당연히 글을 읽는 능력이기에, 국어능력이면서 과학능력이고, 수학능력이고, 역사능력이고, 사회능력이며 외국어 능력이다.

결국 '문해력'이 경쟁력인 시대다. 부모가 돈이 많아 공부하지 않아도 죽을 때까지 먹고 살 걱정 없는 이들이 필사적으로 더 공부하여 좋은 학력을 갖는 이유는 단순히 단순히 '돈'이 유일한 이득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공부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두가 눈 감은 시대에 홀로 눈을 뜨고 살아갈 이득을 얻기 위해서다. 현대 사회에서 부나 권력은 최첨단 기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다만 흥미롭게도 많은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은 TV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것을 과도하게 꺼린다.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 경영자들 중 일부는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TV시청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유튜브나 인스타, 틱톡, 웹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술의 영향력과 중독성을 잘 알기 때문에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기술에 의해 저해되는 것을 우려한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이 스스로는 업장을 '실리콘밸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그들은 의도치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에 눈 먼 사람들을 양산하는 업종에 일을 하면서 자신과 가족들 만큼은 그것에서 철저하게 격리하여 저들끼리 눈을 뜬 세상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것은 굳이 음모론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내부적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당연히 그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담배 제조업체의 경영진은 자신의 가족과 자녀들이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막는다. 패스트푸드 체인의 고위 임원은 자신의 자녀에게는 그것을 먹이지 않으며, 고카페인 음료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아무리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보약처럼 아이에게 지어 먹이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의 기술자들은 기술의 영향력과 중독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기술에 의해 저해되는 것을 우려한다. 대체로 부유한 가정일수록 전통적인 교육방식을 선호한다. 예술, 문학, 체육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개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이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인해 방해 받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스스로 '아이폰'을 만들었지만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했다. 실제로 스티브 잡스와 로린 파월 잡스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인 리드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빌게이츠는 실제로 메모나 독서를 '전자기기'가 아닌 '종이'로만 한다. 또한 그의 딸인 제니퍼 캐서린 게이츠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인간 생물학을 전공하고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눈을 홀로 뜬 이들은 역시 자신들만 눈을 뜨고 있기를 바란다.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것을 다시 정리하면 '화법과 작문'이라고 하고, 이것을 우리는 '언어'라고 부른다. 언어 능력은 과거인들, 미래인들, 세계인들이라는 4차원의 다수와 소통하는 방법이고 많은 이가 눈을 감고 있을수록 세상은 더 편하고 쉬워진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