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불을 - 한 걸음만 버텨줘
정회일 지음 / 열아홉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콜럼버스의 달걀'이란 말이 있다. 아무도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상의 전환를 통해 쉽게 일을 해내는 사람에 대해 나온 말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위한 축하파티가 열렸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콜럼버스를 시기했다. 그의 업적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폄하했다. 콤럼버스는 거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둥근 달걀을 세워 볼 것을 요구했다.

끝이 둥근 달결은 그 누구도 세우지 못했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달걀 끝을 살짝 깨뜨려 탁자 위에 세웠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이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어떤 일이든 처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콜럼버스는 말했다.

이런 일은 나 조차 많이 겪는 일이다. 내가 처음 영어강사를 했을 때, 내 주변인들은 자신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책이 나왔을 때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도 머리로 구성 중이라고 하며,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해외에 취업했을 때도, 그들은 그랬다. 누군가가 이룬 일은 어찌보면 쉬워 보일 때가 있다. 마치 학창시절, 정답지의 해설을 보고 문제를 풀면 명확해지는 문제들이 그저 처음 맞딱드리면 길이 보이지 않은 것과도 같다.

한 참을 헤메고 헤메던 문제집의 정답을 살짝만 보면, '뭐야. 이렇게 쉬운건 나도 할수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보면, 본의아니게, 저자를 욕하고 싶을 정도로 형편 없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보면서 '뭐야.. 이따구로 써놨어. 이런 식이면 나도 한 권 쓰지'라고 교만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형편 없는 책이라 하더라도, 그 책을 한 권 발간하기 위한 노력과 철학은 절대 무시해서 안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형편없는 참가자들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형편없는 참가자들이 본선에 들어가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뭐야.. 저런 애들은 내 주변에 넘치는데...,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런 형편 없는 실력의 참가자와 나의 차이는 단순하다. 그는 행동으로 옮길 열정을 갖고 있고, 나는 그런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열정이 있는 사람의 실력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 모든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할 열정'이다. 아무리 엄청난 실력자라고 하더라도, 집에서 남의 노래 실력이나 평가하는 사람은 가수가 될 수가 없다. 직접 오디션 문을 열고 들어가 심사위원에가 자신의 실력을 평가 받는 사람이어야 비로소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본선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정회일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몇 가지 나와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다독가이다. 그는 다독가이다. 나는 1년 평균 150~2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 같다. 그의 책 어느 부분을 보자면 그는 일일일독을 실행한다고 한다. 나도 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왠만큼 시간이 남지 않고서는 일일일독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책을 읽다보면 지적호기심에 의해 점점 더 두껍고 어려운 책들로 넘어가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책을 읽는 일이 '주'가 되어 버리는 것도 문제이다. 때문에 나는 더 큰 욕심으로 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는 않는다. 이미 충분히 다독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메모이다. 나는 가방에 수첩 한 개와 다이어리 하나가 꼭 들어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네이버 노트와 삼성노트를 사용한다. 스마트 워치로 녹음 기능을 이용하여 메모를 하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네이버 메모를 사용하며, 삼성노트는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사용할 때 사용한다. 그 이유는 네이버 노트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펜쓰기나 리마인더 기능 등 좋은 기능이 삼성 노트에 있기 때문에 병행 할수 밖에 없다.

삼성노트에 빅스비 버튼을 눌러 받아 쓰기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몹시 유용한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는 바로 받아쓰기 기능을 켜둔다.

셋째, 영어능력이다. 이 부분은 내가 조금 부끄러워진다. 나는 해외에서 10년을 살앗다. 그중 3~4년은 유학기간이었던것 같고 나머지는 해외 현지 취업해서 관리직으로 근무를 했었다. 너무도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실력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해외연수 조차 가지 않고 상당한 실력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부끄러워진다.

그의 책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언급이 살짝 나온다. 나에게 연락오는 친구의 모든 이야기에 답변을 해주거나 모든 약속에 나가야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부부의 인간관계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관계가 많다. 나의 이야기는 듣지않고,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상대와는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 우리의 앑은 인간관계는 결국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모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듣고 싶지 않은 상대의 이야기를 앉아 들어주고, 그러면 다시 나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 결국, 자기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덜어내기 위해, 상대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어주는 샘이다.

이런 관계가 과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좋은 역할을 할까? 내 주변에는 정말 자기 발전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다. 항상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좋은 정보를 교환한다. 특히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서로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된다. 그런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이지성 작가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그의 멘토는 이지성 작가인 듯하다. 나의 멘토는 누구일까? 내가 내 주변에 없는 독창적인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는 일을 포기했다.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결국은 내가 알아보는 편이 제일 좋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멘토란 중요하다. 그렇다고 난데 없이 아무나 멘토가 되어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멘토가 없는 삶은 자신에 대한 자만일 수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괜찮은 사람들이 꽤나 있지만, 내 생각 저변에는 '저 사람 보다 내가 낫다'는 인식이 항상 깔려 있는듯 했다. 나는 얼마나 좋은 스승님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수수하니 쉽고 가볍지만, 공감과 성찰을 동시에 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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