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쾌락의 삶
윤형묵 지음 / 아우룸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LNG선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가 있었다.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가 한국의 현대 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액화천연가스)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힌 것힌 것이다. 규모는 23조원. 103척의 발주이다.이는 2004년~5년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규모의 2배가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그 동안 보냈었다.


3만 8천원이던 주가는 10분에 1토막인 3000원 선으로 떨어졌다가 6월 2일 18%상승과 금일 11%의 연송 상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중공업은 규모로 봤을 때 만만치 않은 회사이다. 종업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이토록 우리나라 조선업이 부활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좋은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윤형묵 작가님이다. 1966년 생으로 삼성중공업 상무이사로 퇴직하셨다. 마침 책을 읽는 도중에 만나게 된 반가운 소식에 다시 한 번 글의 글이 실린 내공을 느끼게 되었다. 1만 명을 종업원으로 두고 있는 기업에 시가 총액도 상당한 이 기업의 리더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책은 두껍지 않다. 매우 간결하고, 쉽게 말하자면 인간과 삶과 심리에 대한 작가 생각과 경혐이 잘 적혀져 있다. 우리가 어떤 회사의 직종을 따질 때, 리더는 그 집단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집단이 규모화되기 시작하면, 사실상 리더의 의미는 직종의 배경지식보다는 '사람관리 능력과 이해'가 '능력'이 된다. 때문에 말단 사원이나 과장, 부장의 경우에는 직종이 경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이사직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직종과 상관없이 '리더쉽'이 '능력'으로 인정된다.

그러한 이유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제약과 전혀 상관 없는 직종에 있으면서도, 시가총액 30조의 코스피 6위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그 직종에 대한 이해보다 포괄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딘가 권오현 회장님의 책인 '초격차'가 생각나는 부분도 많이 있다.

능력있는 리더는 무엇일까? 자신이 직종에 대한 엄청난 이해도로 말단 직원들에게 훈계화 참견을 일삼으며 사사건건 많은 일에 간섭하는 것이 좋은 리더일까?

초격자와, 이 책의 공통점은 리더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같다는 뜻이다. 어쩌면 무능해 보이거나 무책임해 보이는 리더가 진짜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상당히 많은 리더를 만나게 된다. 엄청난 업무 능력으로 존경심을 일으키는 리더도 있고, 한량 같이 아무 행위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리더도 있다. 예전에는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했다.

나의 첫 리더 생활은 20대 중반, 뉴질랜드에서 있었다. 나는 너무 어린나이에 관리직일을 시작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다루는 일은 쉽지 않았다. 또한 첫 리더라는 자리에 대한 어린나이에 고민도 있었다. 오랫동안 일을 해왔던 나로서는 항상 직원이 하는 일이 조금 부족함이 보였다. 때문에, 직원에게 일을 시키다가도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조급함에 중간 중간 확인하면서, 일을 다시 내 방식대로 뜯어 고치곤 했다.

직원수가 늘어나면서, 내가 해야할 일들이 많아졌다. 모든 직원들이 업무를 모두 내 뜻대로 뜯어 고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혼자서 고뇌하고 있던 차에 사장 님이 나를 부르더니 말했다.

'너의 직무는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야.'

사장은 되려, 나보고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 리더가 하는 일이 많으면 큰 흐름을 놓친다고 항상 말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게 무슨말인지 몰랐다. 나는 솔선 수범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생각에, 항상 다른 직원들 보다 바쁘게 일하고, 더 많이 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꽤나지나고 나니, 번아웃 상태에 도달했다. 아무리 가르쳐도, 직원들의 업무 처리는 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깨닳았다. 업무에 대해 모두 내 마음에 들게 하려는 것은 욕심이구나. 일정부분은 내려 놓아야 하는 구나.

내가 일을 많이하고 잘 할수록, 직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넘기기도하고, 스스로 일에대한 자부심을 잃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더욱 일 잘하는 직원이 되어가는 듯했다.

그런 깨닳음을 얻고, 나는 생각을 바꾸었다. 리더라는 위치는 노를 젓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타고 있는 배가 맞게 가고 있는지 살피고 이끄는 위치구나.

뱃머리에 가장 앞에서 배의 방향을 정하고, 노를 젓는 이들에게 속도와 위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이 리더이다. 그런 리더가 솔선 수범한다고, 노를 더 열심히 젓는다면, 그 배는 다른 방향으로 떠내려 갈 수 있다. 결국, 아무리 노를 잘 젓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고 하지만, 그 배는 표류되기 쉽다.

이 책에서 리더쉽에 관련한 부분은 그런 생각이 다시 떠오르게 했다. 책은 좋은 예시와 역사적 사실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한다. 많은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써, 알아야하는 심리, 리더쉽, 감정, 철학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가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이 사람에 대해 적어둔 이 책은 두껍지 않다.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과연, 하루에 짧은 짜투리 시간을 사용하여 읽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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