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 미카미 엔, 최고은 역, 디앤씨미디어(2013)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줄거리
오래된 책에 관한 사건을 함께 겪어온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조금씩 가까워져 가는 그들 사이에는 시오리코의 행방을 감춘 어머니, 지에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고서 교환전‘에서 일어난 기묘한 사건, 제목도 저자도 모를 책의 수수께끼,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 초판본 도난 사건 등을 통해 그들은 마침내 지에코가 남긴 흔적에 다가가지만…….

페이지
p.15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내가 이걸 쓰는 것도 비슷한 심리일지 모른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못하는 이야기를 몰래 쓰고 있으니까.
이건 나에게 강가에 판 구덩이 같은 것이다.
언제까지 계속할지는 모르지만, 구덩이 속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p.106
도둑질까지 할 정도로 원했던 책을 왜 순순히 돌려주려 왔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결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되찾았지만 큰 만족은 얻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가 되찾고 싶었던 건 아마 책이 아닐 것이다.

p.289
“지에코와는 다른 의미로 가차 없는 성격이네요. 지에코였다면 이런 건 눈감아줬을 거예요. 성의 표시만 제대로 했다면.”
순간 시오리코 씨의 까만 눈동자가 흔들렸다.
“저는 부정한 거래는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와는 달라요.”
그녀는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달라야 해요.’
그녀가 마음속으로 덧붙인 말이 들리는 듯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5.11.17(月) (1판 2쇄)

뿐.

2016.10.18(火) (1판 2쇄)

다.

2014.06.27(金) (1판 2쇄)

다.

한 줄
한 박자 쉬어가도 재미있으리란 기대는 줄지 않겠지

오탈자 (1판 2쇄)
p.12 밑에서 9번째 줄
니시오 → 니시노

p.215 위에서 9번째 줄
정서를 → 장서를

p.274 위에서 7번째 줄
사오코가 → 사토코가

확장
체브라시카(Чебурашка)
애니메이션에 묘사된 캐릭터만 검색이 되어서 너구리같은 동물의 삽화를 찾기가 힘들었다. 작가는 이런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 소설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참 미지의 세계이다.

봄과 아수라 - 미야자와 겐지, 정수윤 역, 읻다(ITTA)(2018)
3권이 처음 나왔을 때는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이런 상업성이 희미해 보이는 외국의 시집도 출간이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외국의 도서들도 번역되는 범위가 늘고 있다. 시오리코 씨라면 읽을 책이 늘어서 좋아하려나.

저자 - 三上延(1971-)

원서 -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3 〜栞子さんと消えない絆〜(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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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고백 - 미시마 유키오, 양윤옥 역, 문학동네(2009)

가면의 고백 (세계문학전집 11)

줄거리
쇠락해가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나는 몇 차례나 죽음의 위기를 겪는 병약한 아이였기에 할머니의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다섯 살 무렵부터는 주로 육체적 활력에 넘치는 젊은이들이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동화 속 자에 대한 동경심을 품게 된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연상의 동급생 오미에게 은밀한 열정을 느끼기도 한다. 친구의 여동생 소노코와 연인 사이가 되지만, 자신은 이성과의 관계가 불가능한 존재라고 확신하게 되는데……

페이지
p.75
하지만 내 최초의 사랑이 어떤 형태로 종말을 고할 것인지, 내가 희미하게나마 예감하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 어쩌면 그런 예감이 몰고 온 불안이 내 쾌락의 핵심이었는지도 모른다.

pp.82-83
겐로쿠 시절의 우키요에 판화에는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얼굴이 놀랄 만큼 닮게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 조각에서 표방하는 미의 보편적인 이상도 서로 닮은 남녀에게로 향했다. 여기에 사랑의 비밀스러운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사랑의 아주 깊은 내면에는 한 치의 다름도 없이 상대를 닮고 싶다는 불가능한 열망이 흐르는 게 아닐까. 이 열망이 인간을 몰아세워서, 절대로 불가능한 것을 반대의 극점으로부터 가능하게 만들려고 무익한 몸부림을 치는 저 비극적인 이반(離反)으로 인도하는 게 아닐까. 즉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완벽하게 서로 닮는 것이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서로 조금도 닮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러한 이반을 그대로 환심을 사는 데 이용하려는 심리적 시스템이 있는 게 아닐까. 더구나 서글프게도 서로 닮는 것은 한순간의 환영인 채로 끝나버린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소녀는 과감해지고 사랑하는 소년은 내성적이 된다고 해도, 그들은 서로 닮으려고 애쓰다가 언젠가는 서로의 존재를 건너뛰어 저 너머로, 이미 대상도 없는 저 너머로 떠나가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p.252-253
이 책은 내가 이제까지 살아왔던 죽음의 영역에 남기려는 유서이다. 이 책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역설적인 자살을 의미한다. 투신자살을 영화로 찍어서 되돌리면 자살자가 맹렬한 속도로 계곡 밑으로부터 절벽 위로 날아 올라 되살아난다. 이 책을 씀으로써 내가 시도한 것은 그러한 삶의 회복술이다.
고백이라고는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나는 ‘거짓말‘을 방목했다. 원하는 곳에서 그 거짓말들이 풀을 먹게끔 했다. 그러면 거짓말들은 만복이 되어 ‘진실‘의 밭을 헤집지 않게 된다.
같은 의미로, 살에까지 파고든 가면, 살집이 달린 가면만이 고백을 할 수 있다. 고백의 본질은 불가능이다라는 것이다.
나는 무익하고 정교한 하나의 역설이다. 이 소설은 그 생리학적 증명이다. 나는 시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어쩌면 나는 시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시 자체는 바로 인류의 치부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에 관한 ‘젊은 날의 예술가의 초상‘을 썼다. 내가 이 소설을 쓰려 한 것은 그 반대의 욕구에서이다. 이 소설에서는 ‘쓰는 사람‘으로서의 내가 완전히 사상(捨象)된다. 작가는 작중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적힌 것과 같은 생활은 예술이라는 지주가 없었더라면 순식간에 붕괴되는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이 소설 속의 모든 것이 사실에 입각하고 있다 하더라도 예술가로서 생활이 적혀 있지 않은 이상 모든 것은 완전한 허구이며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완전한 고백의 픽션을 만들려 했다. ‘가면의 고백‘이라는 제목에는 그러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고전소설/문학선

기록
2025.11.16(日) (초판 1쇄)

다.

한 줄
독백이 긴 고백

오탈자 (초판1쇄)
못 찾음

확장
성 세바스티아누스 - 구이도 레니(1615)
p.46
그것은 제노바의 팔라초 로소에 소장된 구이도 레니의 <성 세바스티아누스>였다.
프랑스 나르본 지방 출신으로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에 의해 순교한 군인으로, 서양권에서는 끊임없이 다루어진 성인. 축일은 1월 20일(가톨릭)·12월 18일(정교회). 군인, 운동선수 그리고 궁술가의 수호성인이자 전염병의 수호성인이다.
묶여 있는 헐벗은 백인이 화살을 맞은 성화는 대체로 그이다. 그는 저렇게 화살을 맞고도 숨이 끊어지지 않았고, 성녀 이레네의 치료를 받고 회복된다. 회복된 후에도 황제에게 그리스도교 박해에 대해 직언하다 결국 몽둥이로 맞아 순교했다. 로마에 유해가 묻힌 부근에 자리한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이 있다. 현대에 와서도 회화나 사진으로 재해석되고 있으며, 미시마 유키오는 생전에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해당 포즈와 구성은 BDSM의 클리셰다. 정확히는 에세머 게이(혹은 남성 서브미시브)의 클리셰. 화살에 맞으며 죽어가는 저 표정이 오르가슴에 달한 표정처럼 보인다는 사람이 많은데(사실 저 표정은 서양 미술사에서 종교적 황홀경을 묘사할 때 쓰는 전형적인 기법인데 그러한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오는 현상이다), 서양에서는 저 회화를 보고 BDSM에 눈을 뜨는 게이가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사디스트 성향으로 알려진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을 보면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를 그린 회화를 보고 흥분해서 성기를 만지다 처음으로 사정을 깨닫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안드레아 만테냐의 작품 말고도 성 세바스티아노의 그림은 자주 그려졌는데 그 이유가 자못 비범하다. 당시에는 가톨릭 교회의 엄격한 도덕적 엄숙주의로 인해 여성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남성의 누드를 그리기 어려웠는데 때마침 발가벗겨진 채 화살을 맞은 성 세바스티아노는 화가들에게 남성의 벗은 몸을 그릴 수 있는 ‘합법적인‘ 소재거리였다고 한다.

금각사 - 미시마 유키오, 허호 역, 웅진지식하우스(2017)
미시마 유키오의 정점인 『금각사』로 가는 첫걸음. 『금각사』가 더 읽기 쉬운 건 왜 그럴까. 미시마 유키오의 여정을 따라가보겠다.

저자 - 三島由紀夫(1925-1970)

원서 - 仮面の告白(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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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사미 유키오는 전후 일본의 대표적인 군국주의자인데 그는 자신의 소설 우국에서처럼 자위대에게 군사 쿠데타를 종용하다 실패하여 할복 자살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는 70년대 당시 한참 고도 성장기의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다시 서양 지성게에 커다란 충격을 준 사건이었죠.아무리 훌륭한 문학 작품이더라도 이런 생각을 가진 작가의 작품을 굳이 세계문학전집에 포함해서 한국에서 출간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 박현도, 불광출판사(2024)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무함마드에 대한 우리의 오만과 편견에 관하여) (종교문해력 총서 4)

줄거리
이 책은 전쟁유발자, 테러리스트 등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종교 전통으로 이슬람교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오만과 편견에 종식을 선언한다. 무슬림(이슬람교를 따르는 사람) 사회에 정통한 중동·이슬람 전문가인 저자는 이슬람교를 평화롭고 영성적이며, 하나님(알라)의 가르침을 굳게 믿고 따르는 종교 전통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슬람이 폭력적인 종교 전통이라고 믿는 무슬림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책은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가 쌓여 생긴 편견을 잣대로 ‘폭력적인 종교’라고 오만하게 평가하는 우리 사회에 이해를 구한다. 일례로 흔히 ‘성전(聖戰)’으로 번역하는 ‘지하드(Jihad)’가 있다. 지하드는 물리적인 전쟁과 거리가 멀다. 무함마드가 전한 하나님의 계시에 어긋나는 마음과 벌이는 ‘내적인 투쟁’이다. 하지만 알카에다. IS, 하마스 등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관련된 전쟁에 다수 인용하면서 뜻이 왜곡됐다. 저자는 7세기 아라비아의 상황과 현재 우리가 처한 시대를 오가며 이슬람교에 대한 우리의 오만과 편견의 두꺼운 장막을 하나씩 벗겨낸다.

페이지
p.59
무슬림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다. 하나님이 명령한 도덕적으로 올바른 길, 곧게 난 길을 따라 걷기 위해서다. 그 길을 벗어날 때 인간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가 된다고 믿는다. 경제적 약자를 모르는 체하고 부자들만을 위하는 가르침은 이슬람에 없다. 물질적으로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설교도 기도도 없다.
이슬람은 하나님을 믿고 따라 내면적으로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신앙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바로 그런 내면적 부자가 되는 지름길 중 하나다. 그래서 무슬림은 남모르게 재산을 선뜻 희사한다. 모두 다 행복한 공동체를 위해서다. 여유가 되는 사람은 수시로 더 희사하기도 한다. 말없이, 조용히, 티 내지 않고 말이다.

p.168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 불신자와 하는 전쟁보다 더 힘들고 고귀한 내적인 싸움. 이를 두고 이슬람에서는 ‘지하드(Jihad)’라고 부른다. 보통 성전(聖戰)으로 번역하는데, 사실 투쟁이 더 맞는 말이다.

p.204
이슬람 신앙 고백문은 ˝하나님 외에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하나님의 사도이다˝라는 두 문장이다. 첫 번째 고백은 이슬람이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와 마찬가지로 유일신 신앙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이 부정할 수 없는 선언이다.
그러나 두 번째 고백은 이슬람의 고유성을 담보한다.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다. 따라서 이슬람을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와 가르는 경계선은 무함마드를 하나님의 사도로 인정하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pp.233-234
신성한 것도 비판할 수 있다는 정신은 올곧다. 잘못된 것을 종교적 권위를 내세워 미화하거나 포장하는 종교인들이나 신앙 형태는 당연히 철저하게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비판의 근거가 잘못되었을 경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만평 때문에 지나치게 흥분하여 방화나 폭력을 일으키는 일부 무슬림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착하게 사는 사람을 화나도록 심하게 건드려 놓고 흥분한다고 욕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더더욱 화내는 사람을 비이성적인 종교 근본주의자로 치부한디면, 그런 우리야말로 진정 세속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종교적 권위에 못지않은 힘을 휘두르는 극단적 세속 근본주의자임을 자처하는 꼴이다. 자유의 뜻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모순에 빠져 신실한 종교적 삶을 다듬는 신앙인을 세속의 잣대로 맘대로 재단하는 세속 근본주의 역시 종교적 근본주의와 다를 바 없이 위험한 생각이다.

pp.383-384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의 역사는 짧고 무슬림은 극소수이고 주로 외국인이다. 아직 우리 한국인이 편히 이해할 만큼 세련된 우리말로 이슬람에 관해 써서 알릴 지식층이 탄탄하게 형성되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러한 날이 올 때까지 한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썼다. 한국 무슬림이 믿음을 담아 친절하게 우리말로 이슬람을 설명하는 좋은 책이 나올 때까지 조금이라도 이슬람 문맹을 깰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비무슬림의 이슬람 설명서‘로 너그러이 받아주길 바라며….

분류(교보문고)
종교 > 그외종교 > 이슬람교

기록
2024.12.02(月) (초판 1쇄)

다.

한 줄
비무슬림의 이슬람 설명서

오탈자 (초판 1쇄)
p.258 위에서 10번째 줄
있을가? → 있을까?

p.377 위에서 4번째 줄
달리파키스탄의 → 달리 파키스탄의

확장
무함마드와 이슬람 제국 - 윤병언, 그림 위싱스타, 주니어김영사(2018)
이슬람교 이해를 위한 입문서를 찾고 있었는데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 마침 학습만화로 나온 편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함마드의 일생에 더 초점이 맞추어있고 내용도 유익하다.

이슬람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는 시간 - 삼프로TV 3PROTV(2024)
거의 유일한 중동, 이슬람 전문가라서 방송 출연분이 많다. 하지만 우리의 배경지식이 미비하여서 거의 매번 같은 기초 지식만 전달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고 한다. ‘역사를 보다‘ 채널도 좋지만 이 영상의 내용이 가장 알찬 내용이었다. 3시간이 넘는 분량이지만 책의 내용도 들어가 있고 너무 딱딱하지 않게 풀어가며 설명해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보았다.

저자 - 박현도(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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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 요네자와 호노부, 김선영 역, 리드비(2024)

가연물

줄거리
〈낭떠러지 밑〉
정규 코스에서 벗어나 스노보드를 즐기러 간 네 명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은 수색을 시작한다. 과다 출혈로 죽은 채 발견된 시신. 범인은 함께 조난 중이었던 또 다른 남자일 수밖에 없지만, 흉기는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눈이 쌓인 낭떠러지 밑에서 어떻게 흉기를 처분했을까?
〈졸음〉
마침내 확정한 강도치상 사건의 용의자.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서 계속 미행하던 중에 용의자가 접촉 사고를 당한다. 새벽 사고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목격자가 나타나고 모두 용의자가 신호를 어겼다고 주장한다. 가쓰라 경부는 묘한 위화감을 느끼는데.
〈목숨 빚〉
군마현의 명산 하루나산 기스게 회랑 부근에서 토막 난 위팔이 발견된다. 해부 결과 톱의 흔적이 발견돼 가쓰라 팀이 수사를 맡는다. 차례차례 나타나는 다른 부위들. 범인은 왜 시체를 자르고, 사람들 눈에 띄기 쉬운 산책로에 유기했을까?
〈가연물〉
군마현 오타시 곳곳에서 연속으로 가연성 쓰레기 방화 추정 사건이 발생한다. 다행히 화재 규모는 작지만, 12월이라는 계절상 언제든 큰 화재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 하지만 가쓰라 팀이 수사를 시작하자마자 방화는 딱 멎는다. 감시를 들킨 걸까? 범행의 동기는?
〈진짜인가〉
교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농성 사건이 발생한다. 특수부가 도착할 때까지 기본 수사만 도와주기로 하고 현장 파악에 나선 가쓰라 팀. 무사히 빠져나온 직원들의 증언으로 레스토랑 안에 남은 이들을 추정한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범인은 손에 총 같은 물체를 들고 있었는데.

페이지
p.58
그들은 가쓰라를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쓰라의 수사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p.220
˝뭔가 미행할 이유가 있었던 거로군.˝
사토가 말을 흐렸다
˝예, 그게. ……조금 냄새가 났습니다.˝
직감이란 것이다.
가쓰라는 직감이란 차곡차곡 쌓인 관찰력이 경고를 보내는 신호라고 여겼다. 직감을 맹신하는 표적 수사는 최악이지만, 근거가 직감뿐이라는 이유로 의혹을 각하하는 것은 그 다음으로 나쁘다. 사토는 가쓰라 팀에서도 우수한 형사로, 그런 그의 직감이 그렇다고 한다면 뭔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범인 판명을 의미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p.242
˝나도 윗선도 자네 팀의 검거율은 높이 사고 있네. 하지만 가쓰라 팀은 너무 자네의 원맨팀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어. 자네의 수사 수법은 독특해. 어디까지나 규범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마지막 한 걸음을 혼자 훌쩍 뛰어넘는다. 그건 아마도 배우고 싶다고 배울 수 있는 수법이 아닐 테지. 자네도 언제까지고 현경 본부 반장으로 머물 수는 없어. 부하들이 실력을 쌓지 않으면 현경의 수사력은 저하된다.˝

p.250
아마도. 가쓰라는 생각했다. 동기가 핵심이다.
평소 수사할 때 가쓰라는 동기를 중시하지 않는다. 동기는 결국 ‘욕망‘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보통 사람들의 욕망은 뻔해서, 그 대부분이 금전 욕구와 성욕, 화풀이로 집약된다. 하지만 그 세 가지로 설명되지 않는 욕망도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지혜를 쏟아부어도 예측할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믿고 수사하면 미로에 빠져든다. 그렇기 때문에 가쓰라는 평소 동기를 중시하지 않는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4.10.16(水) (1판 2쇄)

다.

한 줄
호타로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감정이 메마른 중년탐정이 되었을까

오탈자 (1판 2쇄)
못 찾음

확장
하루나榛名(아키나秋名) 산
p.133
신고 장소는 군마현 하루나 산기슭에 있는 ‘기스게 회랑‘ 노상이었다.
아키나 스피드 스타트. 군마는 역시 무서운 곳

가가 형사 시리즈 세트 - 히가시노 게이고, 양윤옥 역, 현대문학(2019)
초창기에는 시리즈 소설은 쓰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많이도 썼구나. 요네자와 호노부의 경찰 소설 시리즈도 기대해 본다.

저자 - 米澤穂信(1978-)

원서 - 可燃物(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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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 요네자와 호노부, 권영주 역, 엘릭시르(2013)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Why didn‘t she ask EBA?) (고전부 시리즈 2)

줄거리
에너지 절약주의자 오레키 호타로. 고등학교 1학년인 그는 없어질지도 모르는 동아리를 지켜 달라는 누나의 특명을 받고 학교 특별 활동 동아리 ‘고전부’에 입부한다. 어느 날, 그는 비디오카메라 영화의 시사회에 초대받아 폐탄광촌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을 그린 영화를 보게 된다. 허무하게도 결말이 없었던 영화가 끝나고 무리한 작업으로 쓰러진 각본가를 대신해 영화의 결말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페이지
p.13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아래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늘은 한 사람에게 두 가지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이들 경구가 타당하다면, 하늘의 기강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사람 한 명의 가치가 지역에 따라 다른 현재의 상황은 아무리 그럴싸한 말로 둘러대 봤자 부정할 길 없거니와, 두 가지를 넘어 한 손으로 다 꼽지도 못할 만큼 여러 재능을 가진 인간도 분명히 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천재의 활약을 지켜보며 부러워하거나 시샘하는 동시에 자신에게도 실은 어떤 재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이다. 하여간 허무한 일이다.

p.65
아까 한 말을 한 번 더 하자면, 필요한 기술을 갖지 못한 인간은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없어.˝

p.118
읽어 본 적이 없는 게 아니라 읽고 나서 거부한 모양이다. 하루하루를 추리 소설풍으로 바꿔 놓는 아가씨가 추리 소설이 불편하다고? 꽤나 역설적이다. 비즈니스 소설이 싫은 비즈니스맨 같은 걸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니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닐 것도 같다.

p.179
아닌 게 아니라 미디어에서 ‘미스터리‘라는 말을 쓸 때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서체로 씌어 있을 때가 많다. 추리 소설은 기본적으로 유혈 참사를 보여 주는 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피투성이 서체는 추리 소설만을 의도하는 게 아니라는 의견도 타당할 것이다.

p.198
그때 이리스는 나지막이 말했다. 늘 두르고 있던 여제의 옷을 무심코 벗은 것처럼. 내게 한 말은 아니겠지만…… 그 말은 내 귀에 이렇게 들렸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자각해야 해. 안 그러면…… 보고 있는 쪽이 바보 같아져.”
목을 넘어가는 찬물이 선뜩했다.
나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리스는 큰 소리로 몇 번이고 거듭해서 이렇게 주장한다. 내 자기 평가는 틀렸다고. 그러고 보면 그렇게 말한 사람은 이리스만이 아니다. 사토시도, 지탄다도, 하다못해 이바라조차 비슷한 말을 내게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들보다 객관적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을까.

p.206
“말 안 했던가? 난 후쿠베 사토시한테 재능이 없다는 걸 안다고. 예컨대 나는 홈지스트를 동경하지만, 그게 될 순 없거든. 난 심원한 지식의 미궁을 빠짐없이 탐험하겠다는 기개가 결정적으로 부족해. 마야카가 홈스에 관심을 가지면, 내 장담하는데 석 달 만에 날 앞지를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해야 이런저런 장르의 문간에 서서 잠깐 들여다보고 팸플릿에 도장을 찍으며 다니는 거야. 일인자는 될 수 없어.”

p.256
˝전 탐정이 아니었습니다. 추리 작가였던 게 아닌가요?˝

pp.265-266
사토시가 자신은 홈지스트가 될 능력이 없다고 했을 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어느 쪽이 옳을까. 어느 쪽이든 별 의미는 없다. 되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안 된 것이다. 그냥 그뿐이다.

p.276
L : 아, 어째 좀 부끄럽네요
L : 웃지 마세요
L : 실은 저도
L : 사람이 죽는 이야기가 싫거든요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기록
2025.11.15(土) (1판 4쇄)

다.

2016.08.04(木) (1판 4쇄)

다.

한 줄
주연 오레키 호타로, 각본 이리스 후유미

오탈자 (1판 4쇄)
못 찾음

확장
독 초콜릿 사건 - 앤서니 버클리, 이동윤 역, 그림 이한나, 엘릭시르(2015)
p.277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 여러분께. 이미 아실지도 모르지만 본 작품은 버클리의 『독 초콜릿 사건』에 대한 애정과 경의를 담아 썼습니다.
pp.280-281
물론 두 작품 다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독 초콜릿 사건』에 원형을 두고 있다. 고전부 시리즈의 1편 『빙과』도 이 고전 추리 소설에서 형식을 빌려 왔다. 또, 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의 장난기이겠지만, 소설 내에서 지탄다가 위스키 봉봉을 먹고 취해 버리는 장면에서도 『독 초콜릿 사건』과의 연결점을 보여 준다. 한 여자가 남편이 클럽에서 다른 사람에게 받아 온 위스키 봉봉을 먹고 죽는다. 확실한 동기도, 범인을 알 수 없는 이 사건을 두고 여섯 명의 추리 클럽 회원들은 각자의 해결법을 제시한다. 한 사람의 의견은 다른 이의 추론에 따라 반박되고, 새로운 진실이 연이어 등장한다. 여러 증거를 모아 과학적 귀납이나 직감, 심리적 연역, 역사적 수사법에 따라 다양한 각도의 범인이 제시되면서 추리 클럽 회원들은 다양한 각도의 설명을 모색한다. 즉,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소설은 기존의 범죄 퍼즐과는 달리, 미스터리를 심리학적인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사건이 아니라 사건 바깥에서 구성되는 것이라는 관점을 당시에는 참신하게 제기했던 작품이었다. ‘고전부‘ 시리즈의 추리는 대부분 이렇게 미스터리 바깥에서 사건 안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 본인도 『북 재팬』에 실린 인터뷰에서 앤서니 버클리 콕스가 ‘미스터리의 틀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시험한 작가‘로서 그의 ‘고전부‘나 ‘소시민‘ 시리즈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서 고전부 회원들은 사건을 직접 해결한다기보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정합성을 판단하는 안락의자 탐정으로서 연역과 귀납을 통해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탐정영화 - 아비코 다케마루 저자, 권일영 역, 포레(2012)
p.280
또 독 초콜릿 취향 + 영상으로 아비코 다케마루 씨의 『탐정영화』(권일영 옮김, 포레, 2012)라는 선례가 있습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은 꼭 읽어 보시길.
(여담이지만, 아비코 다케마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 자신의 작품이 언급된 것이 불쾌하다고 밝혔다.)

저자 - 米澤穂信(1978-)

원서 - 愚者のエンドロール(2002)

원서 - 愚者のエンドロール(2002)

원서 - 愚者のエンドロール(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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