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 미야지마 미나, 민경욱 역, 소미미디어(2023)

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줄거리
조용한 일본 지방 소도시, 오쓰시에 사는 중2 여학생 나루세 아카리.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 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 소녀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2백 살까지 살겠다고 선언하거나, 비눗방울 만들기의 정점에 서겠다거나, 라디오에 고정 출연하겠다고 하니……. 그런 나루세가 중2 여름의 추억 만들기로 기획한 건 바로 조만간 문을 닫는 도시의 유일한 백화점, ‘오쓰 세이부백화점’에 매일 가는 것, 그리하여 지역 방송에 매일 나오는 것이다. 과연 나루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페이지
p.17
˝시마자키, 나는 올여름을 세이부에 바칠까 한다.˝

p.22
나루세의 말로는 큰 걸 백 개 얘기해 그중 하나라도 이루면 ˝그 사람 굉장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단다. 그러므로 날마다 말을 해서 씨를 뿌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게 허풍과 뭐가 다른지 물었더니 나루세는 잠시 생각한 다음 ˝마찬가지군˝이라고 인정했다.

p.63
무엇보다 나는 나루세 아카리 역사를 지켜볼 뿐 그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마음은 없다. 가장 앞자리의 손님을 무대에 올리는 일은 관두길 바란다.

p.77
나루세가 감탄한 듯 말했으나 나는 개그가 아니라 나루세에 열정적이다. 그 재미를 널리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p.132-133
“초등학교는 특별하다고.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진학하며 만나는 사람의 폭이 좁아지잖아? 반대로 초등학교는 우연히 같은 해에 이웃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모인 사람들이니까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pp.138-139
오쓰 세이부백화점의 폐점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무인양품도, 로프트도, 후타바서점도, 백화점 자체도 교토나 구사쓰에 가면 있다. 중요한 점은 그 모든 기능이 오쓰시 니오노하마에 모여 있다는 것이며 뿔뿔이 흩어져버리면 가치가 없다.

p.167
교실 안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작은 그룹이 만들어지며 선이 이어지는 게 보였다. 여기서부터 거미줄 같은 선들이 이어져 그룹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서열이 굳어진다. 점의 배치만으로도 답을 알 수 있는 어린이용 선 긋기 문제와는 달리 인간관계는 의외의 점과 점이 연결된다.
매년 교실 구석에서 상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교우관계를 관찰했다. 초중학교는 반이 바뀌어도 어느 정도 지인이 있어서 기존의 상관도를 조금만 고치면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거의 제로에서부터 새로 작성해야 한다.

p.173
나루세가 나루세답지 않게 되면 시마자키는 나루세를 버릴까? 아니다, 시마자키는 새로운 나루세를 그대로 받아줄 것이다.

pp.218-219
˝나루세의 목표는?˝
˝나는 2백 살이 될 때까지 살려고 한다.˝
가루타의 목표를 물었는데 장대한 목표를 듣게 되어 머쓱해졌다. 농담인가 해서 표정을 살폈는데 너무나 진지해 보였다.
˝아니, 2백 살이라니……, 힘들 것 같네.˝
대놓고 부정하는 것도 좋지 않을 듯해 솔직한 감상을 밝혔다.
˝옛날에는 백 살까지 산다고 해도 다들 믿지 않았을 거다. 곧 2백 살까지 사는 게 당연해져도 이상할 게 없다.˝
나루세는 생존율을 높이려고 평소에도 생존 관련 지식을 익히고 있다고 한다.
˝내 생각에 이제까지 2백 살까지 산 사람이 없는 건, 그때까지 살려고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백 살까지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중 한 사람쯤은 2백 살까지 살지도 모른다.˝

pp.260-261
˝나루세는 그런 면이 있어. 개그의 정점을 목표로 하자고 해놓고 4년 만에 관두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있으니까.˝
나루세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잔뜩 씨를 뿌려 하나라도 꽃이 피면 된다. 꽃이 피지 않았더라도 도전한 경험은 모든 것을 비옥하게 한다.
˝이번에도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덥고 추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M-1 그랑프리도 반바공원에서 만담 연습을 한 덕분에 여름 축제 사회를 맡았고. 절대 낭비는 아니었다.˝
˝나루세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나는 좀 답답해. 나는 끝까지 지켜볼 각오를 했는데 마음대로 그만두니까.˝
나루세는 자신의 등을 타고 식은땀이 홀러내림을 느꼈다. 돌아보니 짚이는 구석이 너무 많다. 나루세가 중간에 포기한 씨에서 시마자키는 꽃이 피기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이래서는 짜증이 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p.275
˝나는 늘 즐거웠어.˝
시마자키의 평온한 표정을 보고 나루세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나루세도 늘 즐거웠다. 입 밖으로 꺼내면 모든 게 끝날 것만 같아 말할 수 없다. 멀리 떨어져 살아도 시마자키와 같은 하늘 아래 있다고 생각하면 해 나갈 수 있을듯했다.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청소년소설

기록
2024.12.08(日) (1판 1쇄)

다.

한 줄
정말로 천하를 잡게 될지도

오탈자 (1판 1쇄)
p.34 위에서 9번째 줄
40만 → 140만

p.221 위에서 2번째 줄
니시우라에게도 → 니시우라에게(나카하시에게도)

확장
친구 - 오즈월드 만담 (2021 M-1 그랑프리 결승 네타)
일본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닌을 가리는 대회이다. 일본의 코미디 전문 기획사 요시모토 흥업이 주최하는 만자이 선수권 대회. 일본에서 홍백과 함께 연말에 방송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으며, 개최 시기가 되면 넷상의 거의 모든 화제가 M-1 그랑프리로 뒤덮일 정도로 꾸준히 높은 주목도를 가지고 있다. 게닌들도 M-1 그랑프리를 목표로 활동을 계속할 정도로 존재의의가 큰 대회이다.
유튜브에서 몇 개 찾아봤는데 확실히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적은지 번역된 영상이 얼마 없었다. 만자이는 진짜 재능의 영역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웃겼다.

세이부 백화점
일본의 백화점 체인. 본점은 이케부쿠로역 건물에 위치한 이케부쿠로점이다.
오츠점: 간사이에 있던 마지막 점포였으나 2020년 폐점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소재라서 세이부 백화점의 폐점과 함께 단발 히트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소설을 오래 써왔다고 하지만 데뷔가 늦은 작가라서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궁금했는데 이미 ‘나루세는 믿었던 길을 간다(成瀬は信じた道をいく)‘로 2025 서점 대상 10위에 랭크되었다.

저자 - 宮島未奈(1983-)

원서 - 成瀬は天下を取りにいく(20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