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 미시마 유키오, 허호 역, 웅진지식하우스(2017)

금각사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줄거리
말더듬이에 추남이라는 콤플렉스를 안은 채 고독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미조구치가 절대적인 미를 상징하는 ‘금각’에 남다른 애정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고 유려한 언어로 그려낸다. 미시마 문학 특유의 미의식과 화려한 문체, 치밀한 구성으로 정평이 난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쓰인 ‘시사 소설’인 동시에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작품에는 젊은 시절의 고뇌와 더불어 말년에 극우 사상에 심취하기 전 작가가 거쳤을 내적 갈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간행된 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금각사》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탐미주의 문학의 걸작이자 소설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페이지
pp.16-17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유일한 긍지였기 때문에 무엇인가 남들을 이해시키겠디는 표현의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남들 눈에 띄는 것들이 나에게는 숙명적으로 부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자꾸만 살찌갔다. 마치 돼지처럼.

p.72
지금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 원래 내가 암흑의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 관심은, 내게 주어진 난문 (難問)은 미뿐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내게 작용하여 암흑의 사상을 품게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겠다. 미라는 것만을 골똘히 생각하면 인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암흑 같은 사상에 자기도 모르게 직면하게 된다. 인간은 아마도 그렇게 만들어진 모양이다.

pp.276-277
돌연히 나에게 떠오른 상념이 가시와기의 말처럼 잔학한 상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여간에 이 상념은 느닷없이 나의 몸속에서 생겨나, 아까부터 떠오르던 의미를 계시하며 환하게 나의 내부를 비추기 시작했다. 아직 나는 그것을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햇빛을 쬐듯이 그 상념을 쬐고 있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혀 느껴보지도 못했던 이 생각은, 생겨남과 동시에 강력하고 거대해졌다. 오히려 내가 그것에 감싸였다. 그 상념이란 이런 것이었다.
‘금각을 불태워야 한다.‘

기록
2025.11.11(火) (초판 1쇄)

다.

한 줄
불태우리라

오탈자 (초판 1쇄)
못 찾음

확장
킨카쿠지
로쿠온지(鹿苑寺, 녹원사), 또는 통칭 킨카쿠지(金閣寺, 금각사)는 일본 교토의 사찰이다. 선종 불교의 일파인 임제종 쇼코쿠지(相国寺, 상국사)의 탑두사원(塔頭寺院) 가운데 하나로, 사리전인 금각(金閣)이 유명하다.
절의 원래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 녹원사)이지만, 금각(킨카쿠)이라고도 불리는 사리전의 존재로 인해 킨카쿠지(金閣寺, 금각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킨카쿠지 입구의 기둥 푯말에는 ‘로쿠온지츠쇼킨카쿠지(鹿苑寺通称金閣寺, 녹원사 통칭 금각사)‘라고 하여 각각이 정식 명칭과 통칭임을 밝히고 있다.
찾아가 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남천보원
pp.96-97
당나라 시절, 지주(池州)의 남천산(南泉山)에 보원선사(普願禪師)라는 명승이 있었다. 산 이름을 따서 남천 스님이라 불렸다.
절간 승려들이 모두 나와서 풀베기를 하고 있을 때,이 한적한 산속 절간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신기한 느낌에 모두가 달려들어 사로잡았으나, 그만 동서(東西) 양당(兩堂)의 다툼이 벌어졌다. 양당은 이 새끼 고양이를 자기네가 키우겠다고 서로 다툰 것이다.
그것을 보고 있던 남천 스님은 당장 새끼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풀 베는 낫을 들이대며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이 올바른 해결책을 구하면 살려줄 것이고, 구하지 못하면 즉각 베어버리겠다.˝
중들은 대답이 없었다. 남천 스님은 새끼 고양이를 베어버렸다.
날이 저물어 수제자인 조주(趙州)가 돌아왔다. 남천 스님은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고는 조주의 의견을 물었다.
조주는 곧바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서 머리 위에 올린 채 나가버렸다.
남천 스님은 탄식하며 말했다.
˝아아, 오늘 네가 있어줬더라면 고양이 새끼도 목숨을 건졌을 텐데.˝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그렇고 참 불쌍한 생물이구나

저자 - 三島由紀夫(1925-1970)

원서 - 金閣寺(1956)

구판 - 금각사(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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