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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전지나 그림 / 시공사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먹먹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한참을 손으로 책 표지를 가만가만 쓸었다.
‘집’이라하면 분명 외양을 갖춘 물리적인 것이나
이상하게도 늘 ‘정서’적인 것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하여 단단하다, 튼튼하다, 크다, 작다보다
따뜻한 것, 포근한 것, 편안한 것이 먼저 느껴진다.
이 책에서도 ‘집’을 물리적인 공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명길과 불량스런 아이들, 마을 사람들...
그리고 ‘집’을 정서적인 곳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명길의 아들과 어린 소녀...
모두 같은 것을 두고 한 생각들이다.
바로 ‘버드내 길 50-7번지 감나무 집’이다.
한때 마을에서 가장 컸던 집은
마을이 도시로 변하는 동안
폐허가 되고 쓰레기만 끌어안아 가장 어둑하고 그늘진 곳이 되었다.
그러다 명길이 찾아오고 집으로서의 외양을 갖춘다.
명길의 아들이 찾아오고 집으로서의 ‘정서’도 갖춘다.
버려졌던 ‘버드내 길 50-7번지 감나무 집’은 드디어 모두에게 ‘집’이 된다.
‘집’을 말하는 듯하나 실은 ‘사람’을 말하는 소설,
‘상처’를 말하는 듯하나 실은 ‘치유’를 말하는 소설.
‘황선미 작가님의 숨은 걸작’이라는 이 소설은
말 그대로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소설이었다.
시공사 제공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