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는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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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상태에서 감정의 깊은 골짜기에 휙~ 던져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주책없이 눈물이 난다.
전미화 작가님의 이 책, <다음 달에는>이 그렇다.

<다음 달에는> 표지에는 목탄과 콩테로 거칠게 그려졌으나
밝은 표정의 아이가 책을 읽고 있다.
아이가 책 읽는 장소가 어디인지 상상하지 못한 채 책을 펼쳤다.

어느 한밤 짐도 제대로 싸지 못한 아이와 아빠가 이사를 한다.
새로 이사 한 곳은 공사장 앞 봉고차 안이다.
이불 대신 침낭에 몸을 뉜 아빠는 말한다.
다음 달에는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다음 달은 다시 다음 달이 되고, 다음 달이 된다…

그런 아빠 얼굴에는 굵은 눈물이 방울 되어 흐른다.
아이는 학교 가는 것보다 아빠가 울지 않기를 더 바란다.
아빠가 울지 않는다면 학교는 다다다다다음 달에 가도 된다는 아이...
그런 상황 속에서 아빠는 아이를 살뜰히 챙긴다.

다행히 다다다다다다음 달에는 학교를 가게 된 아이,
다음 달에는 집도 생길 거라는 아빠,
그들에게 조금씩 희망이 생긴다.

표지 속 아이가 책을 읽는 곳은 바로 봉고차였다.
집 없이 차 속에서 생활하게 된 아이,
물리적인 집은 없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그곳이 집이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이 되어 준 것이다.
그러니 아이는 그렇게 밝은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 형편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의 사정에, 아빠의 사정에 더욱 공감하며 읽었고
자신의 점심 값을 아껴 나와 동생을 위해 통닭을 사 오시던
지금은 칠순이 넘으신 아버지의 마음이 생각나 더욱 울컥했다.

여러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어른들,
이 책으로 위로 받고, 힘과 용기를 내며,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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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에런의 첫 번째 이야기 바람그림책 123
안드레아 비티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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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바람 출판사의 바람그림책 시리즈는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껏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런 마음이 가득 담긴 이번 책은 난독증이 있는 에런의 이야기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에런은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좋아하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 이야기책 쓰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런은 책 읽기가 힘들다.

에런 앞에서 글자는 삐뚤빼뚤 제각각으로 꿈틀거린다.

... 에런이 가진 어려움이다.

 

학교에 입학하여 글 읽기를 배우지만

여전히 어려운 글 읽기는 에런을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어느 날,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써오라는 숙제를 받는다.

밤새워 쓴 이야기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려는데

글 읽기가 쉽지 않고 아예 눈을 감아 버린다.

에런의 감은 눈 속에서는 그림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두 감동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에런은 자신도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만의 방식으로 우뚝 서서 온 세상에 나를 보여 주는 거예요.”

 

가끔 난독증을 앓는 학생을 만난다.

다행히 에런 만큼 심하지 않았지만

에런이 느끼는 막막함과 의기소침은 같았다.

그런 아이들에게 나는 라이라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었던가.

에런의 교실 끝 복도에 새로 생긴 일러스터레이터의 정원같은 공간이

내 교실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있었던가 돌아보았다.

 

일선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필요와 욕구는 점점 다양해지는데

일선 교육 현장의 사정은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

우리 교육이 조금 더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고,

내가 아주 조금, 라이라 선생님을 닮기를 바라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에런 같은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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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수첩 만화동화 2
김미애 지음, 김민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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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귀엽고 천진난만한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어른들 못지않은 불편한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고 생각 되기도 한다.

이 책 <무척 수첩>에 등장하는 아이들 모습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의 약점을 포용하고 위로하기보다
무기로 삼아 괴롭히고 이득을 취하는 계기로 삼는다.

처음에는 <무척 수첩>의 피해자였던 문수가
나중에는 수첩을 이용하여서 되려 친구들을 괴롭히게 되고
친구들이 가져다주는 과자, 급식 반찬과
청소 당번 대신하는 것 등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왕이 되어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문수는 문득 알게 된다.
자기 주변에는 진심으로 웃는 아이들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김미애 작가님은
섬세한 감정 표현과 디테일한 묘사로
피해자 문수가 가해자 문수로 변해가는 과정을,
피해자 아이들의 불안하고 위축된 심리를,
어른들 세계에서나 볼 법한 힘의 원리가
아이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민준 작가님은
이야기의 중요 포인트를 만화 형태의 삽화로 그려
직관적으로 글 내용 파악과 주제를 이해하게 해준다.

두 작가님의 콜라보로 완성된 무척 수첩,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와 깨달음도 선사하는 이 책을,
올바른 관계 맺기와 바른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모든 아이가 꼭 읽어 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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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병에는 책을 지어드려요
이상우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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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가 화사한 들녘과 민트 빛깔 하늘 사이에 저 멀리 첨성대가 보인다.
경주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는 사진은
<마음병에는 책을 지어 드려요> 이상우 작가님의 책 표지이다.

마음병에 책을 지어 주겠다는 작가님은
경주 시내의 한의원 원장님이셨다.

서울내기인 작가님이 경주에 한의원을 개원하고
경주 사람이 되어 살아온 십여 년의 세월 동안 겪은
소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는 사람 냄새가 폴폴 풍겼다.

작가님이 고전을 인용하며 풀어 놓은 이야기들은
희, 노, 애, 락 네 가지의 범주로 나뉘고
각각의 마음병을 치유할 책들을 소개하셨다.
독특한 책의 구조는 책 내용을 한층 이해하기 쉽게 했고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책으로 마음 병 치유를 할 수 있게 도왔다.

한의사이기도 한 작가님은 언제 그렇게 많은 책을 읽으셨는지
그림책에서 에세이, 인문, 고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을 치료제로 추전하셨다.

작가님이 추천하신 책 중에서
보통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로 추천하신
<매일 갑니다, 편의점>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꼭 읽어 보고 싶었다.
나도 보통 사람이고 내 주변도 보통 사람들이고
나의 삶을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어서이다.

경주,
너무 좋아하는 도시이며 자주 여행 다녀온 곳,
언젠가 나도 꼭 살아보고 싶었던 곳,
이제 그곳에서 새롭게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
바로 사랑방한의원….
그곳에 가면 따꼼한 침과 함께 책 한 권 쓱 내밀며
내 마음병을 위로하고 치유해 주실 거만 같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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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0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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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

이명환 작가님의 어머니 이야기 경옥!

 

크레파스의 따뜻함과 부드러운 그림으로

어머니를 향한 이명환 작가님의 절절한 마음이

절제되고 담백하게 그려진 그림책이다.

 

경옥,

그녀는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로 상경해 미싱사로 일하다

미장이 총각과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았다.

세상이 변하며 남편의 미장일이 줄고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자

남편의 고향으로 이사하며 새 삶을 꾸었으나

다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고

그래서였을까 큰 병에 걸리고 끝내 먼저 하늘로 간다.

마음에 걸리는 아들을 위해 엄마는 괜찮다라는 말과

하늘에서 색시 꽃에 물을 주고 있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그래서일까.

이명환 작가님은 경옥과 웃는 모습이 닮은 이와 결혼을 했단다.

앞뒤 면지의 파란 물방울은 그녀가 아들을 위해

색시 꽃에 주고 있는 물이다.

 

태어나기 전부터는 탯줄로 엮여 있고,

죽어서도 색시 꽃으로 엮여 있는,

그렇게 어머니와 엮여, 어머니를 느끼고 싶은

작가님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들이었다.

 

어린아이 경옥, 소녀 경옥, 아가씨 경옥을 지나

새댁 경옥, 엄마 경옥을 그린 이명환 작가,

그의 손에서 경옥은 엄마가 아닌

경옥으로 다시 태어났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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