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개정판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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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그림책 작가, 다수의 에세이를 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인 그녀를,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그녀를 나는 에세이로 먼저 만나 보았다.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를 통해

그녀가 그림책 작가인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두 에세이 속에서 시니컬하고 귀여운 할머니를 만났다면

을유문화사에서 발간한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당차고 힘이 넘치는 중년의 사노 요코를 만날 수 있었다.

중년의 사노 요코는 역시나 특유의 시니컬한 시각으로

소소한 일상과 그에 대한 그녀의 단상을 블랙코미디 같은 글로 들려주었다.

 

누구나 해봄 직한 일상의 소소한 경험은

그러나 그녀가 하게 되면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되었고

기쁨, 슬픔, 행복, 부러움, 질투, 포기, 처연, 욕심 등의

날것의 감정은 그녀를 관통하면 인생에 대한 통찰로 바뀌었다.

 

마음 따뜻한 이웃집 언니 같은 사노 요코,

어쩌다 시간의 역순으로 에세이를 읽게 되었지만

할머니 사노 요코도, 중년의 사노 요코도 너무나 멋지다.

 

기르던 개가 어느 날 어미가 되고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던 개의 눈빛이

아무것도 갈구하지 않는 눈빛으로 변하는 것을,

인생의 슬픔과 체념을 받아들인 고요한 눈빛으로 변한 것을,

그 발견에서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인가.

라고 사유할 수 있는 그녀가 나는 너무 좋다.

그런 그녀의 단상 가득 담긴 이 책이 너무 좋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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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만난 어린이 세계 - 아홉 살 방구석 그림책 수다에 낀 엄마 성장기
강영아 지음 / 푸른칠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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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한결같이 어린이를 가리켰다. 나는 그림책을 짝사랑했고 그림책은 어린이를 짝사랑했다. 대가 없는 사랑을 어린이에게 바친다.”

 

이끄는 이와 이끌리는 이로 구성된 방구석 그림책 수다 모임,

엄마이며, 선생님인 이끄는 이, 강영아 작가님,

그저 책을 먼저 읽고 책을 추천할 뿐,

아홉 살 다섯 명의 이끌리는 이와 공평 수다 지분을 가졌다.

그래서 별명도 먼지’,

방구석 수다 모임에서 먼지딱 그만큼의 존재감을 지니셨단다.

 

이 특별한 방구석 그림책 수다 모임은

어른과 아이, 선생님과 아이라는 위계를 벗어나 서로 동등했고

그것은 무척이나 신선하고 바람직해 보였다.

풀꽃, 유비, 순무, 안개, 제갈량의 통통 튀는 기발한 생각은

아마도 그런 관계, 그런 분위기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위계를 지키며, 교육적인 목적 아래 활동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며

특별한 독후 활동이 없어도 된다고,

아이들을 나와 같은 당당한 독자로 바라보라고,

그저 책을 읽고 수다만 나눠도 충분하다고 격려해주었다.

 

또한, 이런 든든한 길잡이 책을 만났으니

개인적으로 방구석 그림책 수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학교에서도 동아리 형태의 독서 모임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와, 자녀를 포함한 소규모 독서 모임이나

학생과의 독서 모임, 때론 성인들과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래서 보다 많은 어린이가 그림책의 사랑을 받으며

책을 읽고 안다.’라기 보다 책을 통해 누린다.’ 가 되기를 바라본다.

 

더욱 많은 풀꽃, 유비, 순무, 안개, 제갈량이 나오기를,

그전에 더욱 많은 아이들의 먼지가 나오기를 바라본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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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빵 햇살그림책 (봄볕) 51
조영글 지음 / 봄볕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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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시사회서 만나 본 <김철수빵>,

조영글 작가님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은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어찌나 목소리 연기를 잘하시는지 작가님 목소리에 따라

나는 철수가 되었다가 철수 엄마가 되었다가 했다.

 

조영글 작가님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이었던지

봄볕의 서평단 당첨으로 받아 본 책을 읽는 순간

작가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음성 지원이 되었다.

 

모든 아이에게 읽어 줄 수 있는 책,

내가 해 볼래말을 입에 달고 있는 아들을 위한 책,

그런 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님은

이번 책에 아이들의 독립성과 도전을 빵 만들기로 풀어내셨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연스러운 발달단계에 따라

독립성이 폭발하는 시기가 있다.

신발도 자기가 신겠다, 옷도 자기가 입겠다,

밥도 자기가 먹겠다를 시작으로 뭐든 자기가 해 보겠다는 아이들.

그럴 때면 엄마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외출 시간은 다 되어가고, 유치원 차는 기다리고 있고, 먹는 밥 반, 흘리는 밥 반.

그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이 책의 철수와 철수 엄마도 마찬가지다.

철수의 생일 선물로 빵 만들기를 시작한 두 사람,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맛있는 빵은 완성되었으나

자신감 넘치고 행복해하는 철수와는 달리

엄마는 빵 먹을 기력조차 없다.

 

과장되었으나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에

탈탈 탈탈탈’, ‘뚜쉬 뚜쉬등의 재미있는 의성어가 버무려져

정말 맛있는 <김철수빵>이 완성되었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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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 즐거운 동화 여행 152
최봄 지음, 유재엽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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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책 제목만 보고 서평단을 신청했던 책,

고맙게도 당첨되어 책을 받아 보았다.

그리고 펼친 책은 서문만 읽고도 먹먹하였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담겼다.

세월호 사건을 배경으로 쓴-노란 리본

광주 5.18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쓴 나도 할머니가 생겼어

부마민주항쟁을 배경으로 쓴 돌탑을 쌓은 아이

월남전을 배경으로 쓴 싸움닭 할아버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쓴 바우

36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쓴 벙어리 다듬잇돌

세월호 외에 우리의 근현대 역사 중

가장 아픈 역사가 배경인 이야기들이었다.

 

노란 리본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잊지 않겠습니다

여전히 내게는 아픈 말이다.

광화문 세월호 추모관을 다녀와도,

진도 팽목항을 다녀와도 여전히 아프다.

물론 나는 세월호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

희생자도, 희생자 가족도, 지인도 아니다. 가해자는 더더욱.

하지만 아이들과 늘 생활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같은 부모 입장이라 그런지 나는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내 삶은 세월호 사건 전과 후로 나뉠 정도다.

잊지 않겠습니다아니 잊지 못하겠습니다이다.

 

내가 사는 마산에는 3.15 민주묘지가 있다.

몇 해 전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에도 다녀왔다.

얼마 전에는 제주도 4.3 평화공원에도 다녀왔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 내가, 내 아이들이

그나마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음에

그들의 희생을 감사하고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한국전쟁에서 다친 손에 의수 대신 갈고리를 끼웠던 이웃집 할아버지,

월남전 참전에서 고엽제 피해자가 되어 가정폭력을 일삼던 친구 아버지,

역사의 희생자이신 분들이었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잊으면 그것은 다시 반복되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고 남편을 잃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전해야 한다.

그것은 다음 세대에게 해야 할 이전 세대의 의무이다.

그것만이 다음 세대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염원에서 출발했다.

최 봄 작가님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이런 사건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이미 코로나 19라는 큰 사건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잘 견뎌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으셨다.

 

그리고 말한다. 사람! 사람이 희망이라고.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

바로 그 사람이 희망인 것이다.

 

담백한 문장과 탄탄한 스토리로 쓰인 책은

초등 중 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많이 아이들이 읽기를 바라고

책을 읽은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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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먹는 전화 개나리문고 2
류미정 지음, 이현정 그림 / 봄마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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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전화기라고?”

 

류미정 작가님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어느 날 친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마음의 말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작가님은 그때 친구의 진심을 알 수 있는 마법의 종이컵 전화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단다.

그랬다면 친구와 서먹한 채 멀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다연이와 다연이 엄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마음과 다른 말들이 입에서 나와 서로에게 상처 주고 속상해한다.

 

아빠를 잃고 혼자된 엄마는 다연이를 키우기 위해

예전에 다니던 직장에 복직하지만 힘겹고 어렵기만 하다.

그런 사정을 다연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잔소리를 하고 그게 다연이는 섭섭하고 속상하다.

 

어느 날 미술학원 일일 선생님과 마법의 종이컵 전화기를 만들고,

그 전화기로 다연이는 엄마의 솔직한 마음을 듣게 된다.

그리고 다연이도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솔직한 대화로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에게 용기 준다.

 

가족이나 친구 등 아주 친밀한 사이에

의외로 솔직한 대화가 어려울 때가 있다.

자신의 힘겨움이 너무 커 상대가 보이지 않을 때,

때론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한다는 것이 배제가 될 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사소한 갈등이 쌓이고 쌓여

자신의 속마음, 상대의 속마음을 보는 눈이 가려졌을 때 등.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들이다.

 

하지만 그럴 때 해결 방법은 용기뿐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는 용기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

책 속 다연이처럼...

 

말로 상처받지 않고, 말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류미정 작가님이 희망하는 사회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와 함께 그런 사회를 만들면 좋겠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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