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지 않고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였고, 굳이 들쳐서 부스럼을 만들것까진 없겠지만, 내가 나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를 정도가 심할 정도로 난도질하는게 안타까워 독자들에게 경계심을 일깨워 주고자 몇 자 적는다.  

 

31쪽. [당시 병원에는 소규모 간호학교가 딸려 있었는데 18개월의 교육 기간을 마친 간호사들은 동북지방이나 내몽골로 파견했다.] 

 

여기서 왜  동북지방이라고 표현했나. 동북지방이면 어디 동북지방인줄로 알길 바라는가.  Manchuria는 만주로 쓰면 된다.

 

32쪽. [말을 하면서 그는 두 손을 조금 흔들었다.] His hands shook a little as he talk.  

말을 하는데 손이 떨렸다.로 바꿔야 한다. 두 손을 흔들면서 작업을 거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건가. 마음이 떨리고 긴장해서 손까지 떨리게 된 거다.


 

33쪽. 그녀는 손을 흔들며 손바닥에 묻은 거품을 보여주었다. - She waved to show the soapsuds on her palms.

손을 움직일 수 가 없어서 미안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손을 흔들 수 있는가. 제발 머리를 써가며 번역하길 바란다. 어디 막장도 아니고, 첫 장도 이런 식으로 성의없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고 해야겠다. 그녀가 양손에 있는 비누거품을 털면서 보여주었다.정도로 바꿔줘야 한다. 

 

33쪽. 그녀는 장난기 머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She said with a pixieish smile.

무슨 장난기가 어디 있는가. 여기는 사실 드라마적으로 중요한 대목이다. 남자의 시선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남자가 보기에 그녀는 요정스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33쪽.  물기 묻은 손을 엉덩이에 문지르며 그가 물었다. - rubbing his hands on his flanks

엉덩이가 아리나 옆구리다.

 

34쪽.  그녀가 낄낄댔다. - She giggled.

가장 골 때리는 부분이 사실 이 부분이다. 다소곳이 보이는 여자가 갑자기 낄낄 웃는다? 이게 무슨 엽기 소설인가. 정말 역자는 물론이고 편집자에게 할 말이 없다. 여기서 낄낄이라고 나오면, 이런 분위기에선 여자가 약간 미치거나 걸걸함이 지나쳐 난폭해 보이기 까지 하는 장면으로 이끌고 간다. 혹시나 해서 사전을 찾아 봤더니, 낄낄이라고 나와있다. 역자는 그걸 그냥 옮겼음에 틀림없다. 아....그러나.. 쿡쿡과 낄낄은 차이는 여기선 원작을 훼손하고 독자의 오독을 유발하게 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그녀가 큭큭 웃었다. 로 어느정도 단아한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게 이끌어야 한다.

 

자신이 번역할 수준이 안되면, 번역을 하면 안된다. giggle를 낄낄로 번역할 수준이면, 사실 동화도 번역할 깜량도 안되는 것이다. 문맥상으로도 분명히 피해가면 다듬을 수 있는 내용들인데도 잘못 번역할 걸 보면, 영어에 대한 일반감각이 결여된 상태란 걸 알 수가 있다. 문장이 다 아는 쉬운 문장으로 돼 있다고 해서, 그걸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치가 않다. 간단하게 1장만 간략하게 하고 끝낸다. 수백 개의 오역은 온전히 독자의 몫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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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실이 2009-08-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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