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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의자왕.계백 ㅣ Who 한국사 삼국 시대
박현비 지음, 이대종 그림, 방민호 외 감수 / 다산어린이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패자에 대한 기록은 부족하거나 정확하지 않거나 잘못된 평가도 있을거에요. 특히 백제의 멸망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의자왕과 계백이야말고 그런 역사적 평가의 사례가 아닐런지요. 고려의 건국과 함께 충을 중요시하기 위해 패자임에도 높이 평가된 계백, 신라의 삼국 통일 합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효의 아이콘인 해동증자, 집권초 강력한 승자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집권말기 타락만이 강조되어 백제의 멸망은 당연한것으로 평가받게 한 의자왕에 대하여 재평가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네요. 아이와 함께 두 위인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읽어나가봅니다.
부여의자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 무왕과 선화 왕비의 아들입니다. 신라인이었던 어머니 때문에 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였고 백제 최고 권력을 지닌 귀족 가문인 사택 왕비의 집안 때문에 태자 책봉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스스로 강력한 백제를 이끌 왕자로 인정받기 위해 학문과 무예를 갈고 닦고 월등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부여의자는 사택 왕비의 아들인 부여교기와도 우애 있게 지냈지요. 또한 사택 왕비와 그녀를 따르는 귀족들에게 시빗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늘 예의를 갖추었어요.
시대돋보기 1에서는 제21대 개로왕 시절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도읍 한성을 잃고 남쪽 웅진성으로 수도를 옮긴후 다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 제26대 성왕의 업적과 동맹을 깬 신라에 의해 성왕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 혼란해진 백제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제30대 무왕의 업적까지 잘 정리하고 있어요.
백제와 신라의 국경선 근처 군사적 요충지인 가잠성 성주의 아들인 계백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모습에서 진정한 장군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레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어요. 능력을 알아본 아버지의 배려로 군사들과 함께 무예 훈련을 받고, 성실히 무예를 갈고 닦으며 글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군사들이 하는 보초까지 지원했어요. 틈틈이 가잠성 지도를 들고 다니며 주변을 파악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더욱 단련시키며 완벽해지려 노력했어요.
시대돋보기 2에서는 고구려의 남진 정책, 급격히 성장하는 신라 사이에서 도약을 준비하는 백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예측할 수 없는 삼국의 관계 속에서 중국과 왜를 상대로 외교전을 펼친 백제의 외교에 대하여도 알려줍니다.
귀족들의 반대로 여전히 태자에 오르지 못한 부여의자는 이에 개의치 않고 학문과 무예를 닦는 일에 몰두했어요. 무왕과의 대화를 통해 나랏일에 관해 자연스럽게 배우기도 하고, 전장에 나가 신라를 꺾고 영토을 확보하며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알렸어요. 또한 628년 가잠성을 되찾기 위한 전투에서 계백과 처음 만나기도 했어요. 수많은 전투에 참여해 백제의 승리를 안긴 부여의자는 드디어 632년 백제의 태자 자리에 오릅니다. 부여의자의 태자 책봉에 사택 왕비는 분노를 쏟아 내고 후일을 도모하지만 641년 무왕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세상을 떠나며 드디어 백제 제31대 의자왕으로 즉위하게 되지요. 사택 왕비의 음모를 눈치챈 의자왕은 사택 왕비와 그 일파가 만날 수 없도록 거처를 옮기고, 사택 왕비가 세상을 떠난후 동생들의 처우를 놓고 고민하다 어느 쪽에도 휘둘리지 않고 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 동생들을 왜로 떠나보냅니다. 또한 그동안 백제를 혼란하게 만든 귀족들이 아닌, 새로운 인재를 발탁해 함께 국정을 이끌어갈 준비를 마치지요.
시대 돋보기 3에서는 방탕과 폭정으로 나라를 망친 왕, 백제의 중흥을 위해 노력한 성군 등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의자왕은 과연 어떤 왕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642년 의자왕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전장을 누비며 신라의 40여 성을 함락시키고, 신라와의 영토 전쟁을 치르면서도 신하들의 도움을 받아 소홀함 없이 백성을 살피기도 하지요. 신라의 공격에 미리 대비하는게 좋다는 판단을 한 의자왕은 성충과 윤충의 의견을 받아들여 가잠성 성주인 계백을 만나 대야성 함락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시대 돋보기 4에서는 역사서에 기록된 백제의 마지막 영웅 계백을 알아봅니다. 고려 때 유학이 유행하면서 나라에 충성을 바친 신하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어 계백에 관해 유독 긍정적으로 평가한 <<삼국사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목숨을 걸고 전투에 나간 계백을 영웅적으로 묘사한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전투에 나아가기에 앞서 아내와 자식을 죽인 것은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며 힘껏 싸워서 적을 물리칠 지혜는 없고, 오히려 군대의 사기를 악화시켜 스스로 패배를 불러왔다고 유일하게 비판적 기록을 한 <<동국사략>> 등 계백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백제 계백과 신라 김유신의 가잠성 전투가 시작되고 가잠성를 빼앗으려는 신라군과 지키려는 백제군의 전투속에 김춘추의 조언과 부하들의 간언도 무시한 채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대야성 성주 김품석은 대야성을 지키기보다 제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며 백제군에 투항해 대야성을 뺏기게 됩니다. 대야성은 백제의 차지가 되고 성주 김품석과 아내 고타소는 목숨을 잃게 되지요. 의자왕의 뛰어난 판단력 덕에 백제는 승승장구하고 점차 의자왕의 자신감은 더해집니다. 성충 때문에 자신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 임자에게 신라 첩자인 조미곤이 접근하고 이를 알 리 없는 임자는 조미곤의 아부에 넘어가게 됩니다.
시대 돋보기 5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운명을 가른 대야성 전투에 대하여 살펴보고, 궁지에 몰리게 된 신라가 외교에 승부를 걸며 반격을 노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당에 의해 신라에게 빼앗은 당항성은 내주었지만 의자왕은 끊임없이 신라를 공격하고, 많은 전투에서 승리합니다. 하지만 의자왕의 기쁨과 달리 백성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었어요. 승리에 취한 의자왕의 눈에 백성들의 삶은 보이지 않았던 거에요. 성충에게 쏠려 있던 의자왕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돌릴 기회를 포착한 임자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조미곤으로부터 김유신의 서찰을 받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신라인 무녀 금화를 의자왕에게 소개하고 어머니 선화 왕비를 떠올리며 의자왕은 금화에게 점점 빠져들지요. 세월이 흘러 의자왕은 점차 혜안을 잃고 민심은 흉흉해지기 시작하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는 임자와 금화를 가까이하면서 점차 판단력을 잃고 말아요. 나랏일에 태만한 의자왕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성충의 간언을 의자왕은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며 옥에 가두고 이후 직언을 하는 충신들을 하나둘 옥에 가두어 버리고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간신들만 곁에 두게 됩니다. 식음을 전폐하며 백제의 앞날을 걱정하던 성충은 옥에서 죽게되고 계백에게 백제의 앞날을 부탁하는 서신을 남깁니다.
세상 돋보기 6에서는 의자왕을 지키던 백제의 충신들과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백제를 멸망하게 한 간신들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백제에 큰 가뭄이 들어 백성의 삶은 어려워지지만 의자왕의 태만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당과 동맹을 맺은 신라는 나당 연합군을 꾸려 백제 침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어요. 갑작스런 나당 연합군의 공격에 백제는 혼란에 빠지고 성충이 마지막으로 남긴 충언을 뒤로하고 그릇된 판단을 내리고 말지요. 백제군과 별다른 충돌 없이 기벌포와 탄현을 넘은 나당 연합군은 사비성을 향해 돌진하고 충언하던 충신들은 모두 죽거나 유배가고, 자신의 비위나 맞추던 간신들은 도망찬 현실을 알아차린 의자왕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충신이자 명장인 계백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목숨 바쳐 백제를 지키기로 한 계백은 적국 장수의 가족을 살려 두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죽이고 황산벌로 떠납니다. 목숨을 걸고 싸운 백제군은 열 배나 넘는 신라군을 상대로 네 차례의 전투에서 모두 승리하지만, 관창의 죽음에 분노해 사기가 오른 신라군에 다섯 번째 전투에서는 모두 전사하며 패배하게 됩니다. 황산벌이 뚫리자 나당 연합군은 순식간에 사비성으로 몰려오고 의자왕은 웅진성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뒤늦게나마 전의를 불태우는 의자왕과 달리 웅진성 성주 예식진과 신하들은 항복하는 것만이 자신의 목숨을 보전한다고 생각하고 의자왕을 위협해 웅진성 밖 나당 연합군의 진영으로 향하고 의자왕은 태종 무열왕과 당의 장군 소정방에게 항복의 예를 올리게 됩니다. 당으로 압송된 의자왕은 나라 잃은 울분을 견디지 못해 결국 당나라에서 세상을 떠나고 백제를 포기하지 않은 백성들은 흑치상지, 복신, 승려 도참과 부흥군을 일으켜 나당 연합군에 대적하지만 지도층 내분으로 결국 실패로 끝이 나며 백제는 삼국 중 가장 먼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지요.
시대 돋보기 7에서는 백제의 멸망 과정과 의자왕의 최후, 백제 부흥 운동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어요.

책 뒤편 어린이 역사 탐색에서는 의자왕과 계백에 대한 한국사 퀴즈도 풀어보고, 역지사지로 역사 속 인물이 되어 내가 의자왕이나 계백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논술도 써 볼 수 있어요.
부여에 자리 잡은 백제 문화 단지를 살펴보고 백제 후기 인물 관계도와 백제의 성립과 패망을 정리해 볼 수 있어요.
의자왕과 계백이 살았던 한국사 삼국시대에 세계사 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도 연표로 살펴 볼 수도 있어요.
승자의 기록으로 일컬어지는 역사 속 극명하게 평가받고 있는 두 인물, 의자왕과 계백. 재위 초기, 백제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끈 의자왕과 죽을 줄 알면서도 전장에 나가 나라를 위해 싸운 계백. 두 사람의 공적을 아이와 함께 살펴보면서 그들의을 재조명해 볼 수 있었어요. 역사엔 만약이라는 가정은 있을수 없지만, 의자왕이 초심을 잃지 않았더라며, 계백이 일단 목숨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백제 부흥 운동에 함께 했더라면 과연 백제의 마지막은 어떻게 되었을지, 혹시 백제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지는 않았을지 상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