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삼국사기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김부식 원작, 함윤미 글, 양소남 그림 / 미래주니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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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승자인 신라의 관점에서 저술된 역사책이지만 고구려, 백제, 신라의 흥망성쇠에 대하여 먼 미래인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건 인종의 지시에 의해 김부식이 지어낸 <삼국사기>가 남아있기 때문일거에요. 김부식 혼자의 힘으로 편찬되었다고 생각한 삼국사기는 김부식의 총책임하에 최산보, 이온문, 허홍재 등 유능한 학자들과 보좌관들 10여명이 함께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식 역사책이지요. 야사 위주의 역사책인 삼국유사보다 100 여년이나 앞서고 1142년부터 1145년까지 4년여에 걸쳐 총 50권의 방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삼국 시대의 역사서를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 공부의 기초를 다질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신라 본기 12권, 고구려 본기 10권, 백제 본기 6권과 잡지 9권, 연표 3권, 열전 10권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방대한 책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들을 선별하여 5장 39편의 이야기로 나누어 알기 쉽고 흥미롭게 역사 기록을 풀어내었어요. 1장 신성한 세 나라, 2장 용감한 장군들, 3장 뜻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택한 사람들, 4장 훌륭한 신하들, 5장 재능과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을 통하여 고구려, 백제, 신라의 임금들 뿐만아니라 충성스런 장군, 효녀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다른 삼국유사 책을 통해 알고 있는 인물들은 몰랐던 내용이나 다르게 표현된 내용도 살펴보고, 처음 접하는 인물들은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수 있어요. 

 

 

이야기 중간중간엔 정감어린 부드러운 그림이 들어있어 할머니가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따뜻함을 느낄수도 있어요.
 

 

각 이야기 끝에는 깊이 생각해 보기가 있어 인물과 사건을 연결시켜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주네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이야기로부터 교훈으로 삼아야 할 내용과 역사적 의의까지 확대해볼 수 있어요. 

​아이가 처음 접하는 인물들에 대하여 더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왜나라 사신과 술잔을 기울다가 왜나라 사신의 자신의 왕 자랑에 화를 내며 모욕한 죄로 신라에 쳐들어 온 왜나라 왕에 의해 불에 타 죽은 석우로, 백제군과의 전투에서 떨어진 신라군의 사기를 위해 목숨을 바친 비녕자와 시체를 거두어 아들 거진과 함께 돌아가라는 주인의 지시를 끝까지 지키다 거진의 칼에 한쪽 팔을 잃고 아버지를 따라 적진에서 목숨을 잃은 거진을 따라 함께 죽음을 맞이한 합절, 전쟁이 일어나자 발 벗고 나가 싸워 대를 이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심나와 소나, 대야성을 지키기 위해 적장의 회유와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백제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이한 죽죽, 나라를 위한 일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취도 삼형제, 사람들에게 아무 벼슬이나 마구 주다 나랏일이 어려워져 병까지 얻은 각간 충공에게 솔직하고 바른 말로 병을 낫게 한 녹진, 나라의 곡식을 훔친 동료들에게 동조하지도 고자질하지도 않고 독이 든 술을 먹고 정직한 죽음을 택한 검군, 엉뚱한 모함을 받았지만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고 왕의 명령을 따른 실혜, 신라 제일의 문장가로 미천한 신분의 아내와의 사랑을 지키고, 명성이나 돈,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바른 도리를 지키며 산 강수 등 처음 들어 본 인물들의 이야기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역사를 배울 때 삼국 시대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 인용되지요. 그래서 처음 역사를 접하고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꼬옥 읽어야 할 필독서일거에요. 어린이에게 쉽고 재미있게 눈높이에 맞추어 삼국시대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처음 만나는 삼국사기>는 우리 아이에게 역사 공부를 시작하는 길잡이로 손색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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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빛낸 50명의 위인들 CQ 놀이북
고은호 지음, 수아 그림 / 엠앤키즈(M&Kids)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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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유치원 둘째 아이에게 인물 이야기를 들려줄 때면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인물의 일생 전체를 조명하는 일반 인물 이야기 책은 아이에게 양의 방대함이나 내용의 상세함에서 흥미를 잃게 하기도 하고 이해력이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아요. 엄마가 요약해서 알려주기에도 어떤 부분을 강조해 알려주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많죠.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군요. 세계 여러 나라 위인들의 이야기를 테마별로 정리하여 인물 그림과 함께 출생지, 활약한 시기, 업적에 대하여 들려주니 아이가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림을 통해 인물을 잘 이해할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또래 아이들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세계를 빛낸 50명의 위인들을 용맹하고 지혜로운 위인들, 모험과 도전을 즐긴 위인들, 위대한 유산을 남긴 위인들, 의학, 과학의 발전을 이룬 위인들, 봉사와 헌신으로 세상을 빛낸 위인들로 분류하여 각 10명씩 묶어 설명해주니 아이에게 어떤 점을 본받아야하고 존경해야 하는지 쉽게 설명할 수 있어요.

 

1장은 용맹하고 지혜로운 위인들 이야기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흑인 최초 대통령이자 인권 운동가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 이야기가 있네요. 그림만 보아도 만델라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도록 멋지게 표현되어 있어요. 넬슨 만델라는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각 장의 끝에는 쉬어가는 코너가 있군요. 1장에서는 사다리 타기로 위인들의 이름을 맞춰보기입니다. 아이는 위인들의 얼굴만 보고도 이름을 척척 맞추어 냅니다.

 

2장은 모험과 도전을 즐긴 위인들 이야기입니다. 철강왕으로 불리며 많은 재산을 모았지만 그 재산을 교육과 문화 사업에 투자하여 사회에 환원한 앤드루 카네기 이야기기에요. 쉬어가는 코너에서는 세계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항해한 탐험대 선장 마젤란처럼 미로 길을 통과하여 출구를 찾는 놀이를 해봅니다.

 

3장은 위대한 유산을 남긴 위인들 이야기입니다. <장발장>,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세계적인 문학 작품을 쓴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 이야기를 읽어봅니다. 입체파 화가인 피카소처럼, 인상파 화가인 반 고흐처럼 나만의 방법으로 색칠하는 컬러링도 있네요.

 

 

4장은 의학, 과학의 발전을이룬 위인들 이야기에요.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였지만 수 많은 발명품을 만들어 낸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이야기를 읽고 TV 광고속에 나오는 에디슨이냐고 물어보는군요. 틀린 그림 찾기에서는 미생물을 발견한 루이 파스퇴르가 양을 치료하는 그림을 보고 서로 다른 곳을 찾아보기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5장은 봉사와 헌신으로 세상을 빛낸 위인들 이야기에요. 유명한 배우였지만 노년에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되어 전 세계 굶주린 아이들을 도왔던 오드리 헵번 이야기을 읽으며 곧 돌아올 크리스마스엔 불우이웃돕기를 많이 하자고 조르는 둘째 아이에게 자신이 받은 사랑을 모든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준 오드리의 멋진 모습을 함께 기억하자고 이야기해 줍니다.

마지막 가로세로 낱말 퀴즈에서는 지금까지 공부한 50명의 위인들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 빈 칸에 세계 위인 이름을 채워보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열심히 엄마와 함께 공부한 둘째 아이는 100점이네요.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에게 이웃나라의 역사와 인물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멋진 책이네요. 그림으로 똑같이 표현한 인물들의 얼굴과 함께 그들이 어떤 훌륭한 일을 통해 세계를 빛내었는지 살펴볼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세계 여러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의 꿈도 더 크게 성장하길 바라며 궁금한 인물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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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코딩 워크북 1 : 기초 - 엔트리로 시작하는 코딩 첫걸음 Why? 코딩 워크북 1
홍지연 지음, 이영호 그림, 송상수 감수 / 예림당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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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초등학교 의무교육 예정인 SW교육으로 코딩이 주목받고 있어요. 4학년인 큰 아이도 올해 방과후 수업으로 코딩의 기초를 배울 기회가 있었지요. 아마도 40대인 제가 컴퓨터 발전 과정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그때 학교 컴퓨터실에서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태극기를 그려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처음 큰 아이가 코딩을 배운다고 했을때 이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 고민도 하고 다른 공부해야 할 과목이 많은데 컴퓨터를 배운다고 게임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던게 사실이에요. 어릴적 기억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 저에게 4학년 아이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했을때 반신반의했구요.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서 이제는 프로그래밍 언어, 엔트리가 있으니 생각하는 힘만 있다면 자신만의 멋진 프로그램을 만드는것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초편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엔트리 사이트 가입하는 방법부터 시작하여 엔트리 사이트의 구성 및 활용 방법, 오브젝트의 개념, 코딩의 순서, 반복 블록, 판단 블록, 변수 사용법, 연산 프로그램, 함수 블록, 스스로 생각해 작품 만들기와 작품 공유하는 방법까지 10장에 걸쳐 박사님, 꼼지, 엄지, 엔트리봇이 도와주니 어려움이 없을거에요. 

 

기존에 코딩을 하려면 복잡한 컴퓨터 언어를 입력해야 했지만 엔트리라는 블록 형태의 명령어를 조립하듯 연결하면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표현할 수 있어요. 레고 블록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블록을 서로 끼워 멋진 작품을 만들듯 엔트리을 이용하여 블록 형태의 명령어를 잘 끼워 조립하면 역시 멋진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요.

 

각 장의 시작은 만화를 통해 여기서 배울 원리을 쉽게 설명해주네요. 엔트리에서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오브젝트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활동1에서는 우리가 이 장에서 배울 내용의 작품 화면을 미리 살펴보기해요.

2장에서는 작품 만들기 화면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상단 메뉴의 기능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실행화면을 살펴보고 실행화면에서 내가 명령한대로 오브젝트가 움직이는지 확인해보고, 오브젝트 목록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엔트리의 기본이 되는 블록꾸러미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 기능은 무엇인지 알려주네요.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니 꼬옥 기억해야겠어요. 실행화면의 오브젝트를 보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도 시키고 위치도 조정하고 크기도 조절할 수 있군요.

 

블록꾸러미의 블록들을 가지고 와서 블록조립소에서 조립합니다. 마치 레고 블록을 모양별로 가지고 와서 조립하면 다양한 모양의 블록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아요. 이렇게 조립된 블록 묶음을 '코드'라고 하는군요.

활동2에서는 앞에서 배운 내용에 따라 직접 코딩해 보는 순서에요. 한단계씩 천천히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되요.

 

실제로 작품을 만들어 보는 3장부터는 하나 하나 만든 코드를 전체적으로 한눈에 보면서 확인하고 각 장에서 가장 중여하게 다룬 원리가 무엇이었는지 한 번 더 살펴주니 조금 더 익숙해지면 코딩을 하다 생각이 나지 않으면 원리 부분만 다시 찾아보면 되겠어요.  

 

각 장의 마지막엔 미션이 있어요. 앞에서 배운 원리를 참고로 추가된 미션을 해결하고 나의 로봇 아바타의 아이템을 얻어봅니다. 정답도 책 뒷편에 따로 소개하고 있어 하다가 막히면 찾아볼 수 있어요.

 

 

방과후 수업으로 이미 코딩 수업을 들어서 그런지 엔트리 아이디도 있고 미리 만들어 놓은 작품도 있네요. 정말로 레고 블록 조립하듯 편안하게 블록 꾸러미를 뒤지면서 블록을 조립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나올 애니메이션이 무척 기대가 되어집니다.

단순히 블록꾸러미에서 블록을 선택해 블록 묶음을 만들어 작품을 만드는것으로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스스로 생각해 작품을 만들고 공유한 친구의 작품에 나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추가하여 더 멋진 작품을 만드는 과정 등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까지 키울수 있는 코딩 작업을 쉽고 즐겁게 배울수 있다고 생각하니 비록 첫걸음이지만 그 끝이 어디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코딩을 처음 배우는 어린이들에게 단계별 활동과 미션 과제를 통해 이 책과 함께 즐거운 코딩 교육을 ​한다면 앞으로 의무교육이 될 초등 SW 교육에 완벽히 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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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담은 집 한옥 - 옛사람들의 집 이야기 우리 고전 생각 수업 6
노은주.임형남 지음, 정순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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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한옥을 생각하면 기와가 올려져 있고, 따뜻한 온돌이 깔려있는 옛 우리 조상들의 집으로 한정하여 생각하게 되는것 같아요. 최근 들어 한옥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제론 외관이나 한옥의 일부 장점만을 도용해 만든 짝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단순한 건축양식의 의미를 넘어 그속에 담겨진 한옥의 본 모습과 생각, 넉넉함을 함께 공유해보고 싶네요.

 

한옥에 들어있는 생각과 넉넉함을 13가지 테마로 나누어 살펴보았네요.

 

​기둥 네 개를 네모의 귀퉁이마다 세워 한 칸의 방을 만들어 각각 방, 마루, 헛간, 부엌들을 꾸민 작은 방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그 집을 지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 주위 자연과 어울려져 큰 집이 되었던 우리 조상의 한옥.

만든 사람의 생각과 정성과 존경의 마음이 담겨져 옛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한옥.

주인의 이름 혹은 호, 그 집이 자리 잡은 곳 근처의 산이나 강, 혹은 지명, 주인이 좋아하는 글귀나 인생의 지침으로 삼는 격언을 따라 붙여진 한옥의 이름에선 그 집에 살았던 이의 마음을 알고 배울수도 있습니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되어진 동양화의 여백처럼 한옥의 마당은 건물과 함께 중요한 부분이지요. 집을 밝게 해주고 집 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집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하고, 사이좋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하지요. 마당은 여백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지만 빛과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채워주는 가장 촘촘하게 채워진 공간의 역할을 한 우리 한옥의 멋진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이용하고 어디에 있느냐, 어떤 모양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성격을 갖었던 마당은 한옥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도록 도움을 주는데 한 몫을 한 개성있는 공간이었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사람들에게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어디냐 물어볼때 첫 손에 꼽히는 마루엔 대청, 툇마루, 쪽마루, 누마루, 뜰마루 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역시 멋을 아는 우리 조상들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안동 병산서원, 옥천 이지당 서당처럼 마루가 멋진 집을 짓는 풍류도 즐겼지요.

현대식 건물에도 많이 사용하는 한옥의 창과 문은 한옥하면 생각나는 특징인것 같아요. 창인지 문인지 알수 없기도 하고, 그 안에 아름다운 문살을 넣어 멋을 부리기도 하면서 한옥의 벽이 단순히 막힌 벽이 아니라 열리고 연결되면서 방과 방, 방과 바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멋진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남존여비'로 대표되는 조선 시대의 일반적 생각과 달리 안채가 제일 중요한 곳이기도 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주 보며 자신만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안채를 높이 짓는 등 한옥은 누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나, 가족들 중 누구의 입김이 셋나도 반영되어 있어요. 이런 것들도 한옥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니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오늘날 오래된 한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곳은 종가집이죠. 그 안엔 엄숙함과 평온함이 공존하고 세상의 모든 복잡한 일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우리 조상들이 대를 이어 오래도록 전해 온 일상과 정신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궁궐과 살림집은 다르겠지만 그 안에 숨겨진 한옥의 생각은 같지 않을까요?

현대의 집과 달리 여러 채의 건물로 구성된 한옥엔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에 신들까지도 함께 모시고 산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것은 집을 함부로 짓지 않고, 짓더라고 일정한 원칙을 갖고 짓고, 살면서도 땅과 신들의 기운을 거스리지 말고 조심조심 살라는 우리 삶과 함계 하는 집에 대한 큰 의미 부여일거에요.

지어지는 아파트에 따라 함께 설립되는 오늘날의 학교와 달리 훌륭한 생각과 반듯한 정신을 가졌던 선비들의 생각과 가르침을 위해 서원은 여러가지를 고려해 때로는 반듯하게, 때로는 오순도순하게 지어지기도 했지요.

세컨드 하우스를 꿈꾸는 요즈음 사람들처럼 우리 조상들도 집 밖의 집에서 머물며 쉬기도 하지만 농사를 짓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자연이 좋은 곳에 지은 집이라는 점에선 예나 지금이나 마음의 평안을 위하고자 했던, 잠시 쉬어감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은듯합니다.

문화재가 되어 버리고, 예전의 한옥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이름만 한옥이 아닌, 현재의 환경에 맞추어 오늘날의 재료를 적절히 사용하여,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정신을 담는 집을 우리 시대의 한옥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이 가슴속에 깊이 다가옵니다. 이 책을 통해 한옥에 담긴 옛분들의 생각과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우리 아이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 의미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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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재미있는 동물이야기
신현배 지음, 이지원 그림 / 청년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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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호랑이의 단군신화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우리 역사속에 동물과 우리 삶을 따로 떼어 이야기한다는것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듯 합니다. 농경 정착 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속에 우리와 함께 했던 여러 동물은 이제 애완동물, 반려동물, 과학 발전을 돕는 실험동물로도 쓰이고 있지요. 역사를 배우는 여러 방법 중 동물을 통해 살펴보는 역사 이야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거에요. 아이와 함께 애청하는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에서 비둘기 때문에 일어나게 된 최씨 무신정권 이야기를 보면서 아주 하찮한 동물이 우리 역사에 큰 반전을 가져왔다는 사실에 놀란적이 있어요. 역사를 좋아하는 큰 아이와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들여다 볼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었네요.

 

 

동물과 관련된 20가지 역사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어요.

유리왕 21년 제단에 바친 돼지가 줄을 끊고 달아나 쫓아가 돼지를 잡은 장소가 산수가 빼어나 425년 동안 고구려의 도읍지로 자리 잡게 된 이야기, 한나라 요동 태수의 백만 대군을 연못 잉어 계책으로 철수하게 한 대무신왕의 이야기, 우산국 정벌에 뱃머리에 실은 나무 사자를 이용한 이사부 장군 이야기, 영묘사 옥문지 연못에 밤낮없이 우는 개구리 소문을 들은 선덕여왕이 여근곡에 숨어있던 백제 군사를 알아내어 이를 물리친 이야기, 까마귀가 떨어뜨린 나뭇가지에 새겨진 임금 왕자를 보고 나라를 세우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 이야기, 용왕이 선물해준 돼지가 알려준 집터에 집을 지어 고려 태조 왕건을 낳게 된 작제건 이야기 등 동물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엔 우리의 역사에 깊게 관련된 동물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어요. 오래된 역사속 동물의 이야기가 진실이 아닐지라도. 동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메세지는 오랜 세월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고 함께 역사를 같이 한 동물들에 대한 고마움 혹은 하늘의 뜻을 대변하게 하기 위한 정당성을 우리에게 고마운 동물들에게서 찾으려는 조상들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지요.


 

 

근친혼이 일상적이던 고려라 할지라도 외손자에게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던 이자겸의 굴비 이야기를 보면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일지도 모르겠다는 착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자겸의 난으로 영광으로 유배를 간 이자겸은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무척 좋아했다는군요. 혼자 먹기 아까워 정성껏 포장하여 '정주 굴비'라고 써서 인종에게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정주(지금의 영광)에서도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뜻이랍니다.  맛이 변하지 않는 정주 굴비를 바치며 '비굴'의 글자를 바꾸어 '굴비'라고 했다고 하니 억울하게 영광 땅으로 귀양을 왔지만 비관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뜻을 임금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강력한 권세를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이었을지, 아니면 다시 돌아가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던 그의 바램이었을지 승자의 기록인 역사론 알수가 없네요.

 

요즈음도 여러 첨단 로봇, 운송수단 등은 곤충을 모델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 거북선의 실제 설계자인 나대용이 8년 동안 고향에서 배를 연구하면서 물방개를 보고 거북선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관찰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지금은 볼수 없는 독도의 강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제의 만행과 강치의 독도 어업 독점권 획득 과정에서 우리 독도가 지금도 문제가 되는 일본 죽도로 둔갑하게 된 사살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또한, 창경궁 안에 동물원을 만든 일본인, 임진왜란때 조선 원정을 떠났던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를 따라 제국 청년들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 호랑이 사냥에 나선 야마모토 정호군의 '호랑이 고기 특별 시식' 이야기를 읽으니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모든것을 빼앗아 가버리고 우리나라의 모든것을 무시했던 그들의 만행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네요.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재미있는 동물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의 삶은 우리 인간만의 삶이 아니라 온 세상의 모든 만물과 함께 어울려나가야 하는 삶임을 깨닫게 되는군요. 비록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류의 역사이지만 그 안에서 함께한 많은 만물과 함께 한 역사이기에 우리는 역사를 살필때 중요 인물뿐 아니라 다양한 시간, 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다른 조건들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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