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 재미있는 동물이야기
신현배 지음, 이지원 그림 / 청년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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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곰과 호랑이의 단군신화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우리 역사속에 동물과 우리 삶을 따로 떼어 이야기한다는것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듯 합니다. 농경 정착 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속에 우리와 함께 했던 여러 동물은 이제 애완동물, 반려동물, 과학 발전을 돕는 실험동물로도 쓰이고 있지요. 역사를 배우는 여러 방법 중 동물을 통해 살펴보는 역사 이야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거에요. 아이와 함께 애청하는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에서 비둘기 때문에 일어나게 된 최씨 무신정권 이야기를 보면서 아주 하찮한 동물이 우리 역사에 큰 반전을 가져왔다는 사실에 놀란적이 있어요. 역사를 좋아하는 큰 아이와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들여다 볼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었네요.

 

 

동물과 관련된 20가지 역사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어요.

유리왕 21년 제단에 바친 돼지가 줄을 끊고 달아나 쫓아가 돼지를 잡은 장소가 산수가 빼어나 425년 동안 고구려의 도읍지로 자리 잡게 된 이야기, 한나라 요동 태수의 백만 대군을 연못 잉어 계책으로 철수하게 한 대무신왕의 이야기, 우산국 정벌에 뱃머리에 실은 나무 사자를 이용한 이사부 장군 이야기, 영묘사 옥문지 연못에 밤낮없이 우는 개구리 소문을 들은 선덕여왕이 여근곡에 숨어있던 백제 군사를 알아내어 이를 물리친 이야기, 까마귀가 떨어뜨린 나뭇가지에 새겨진 임금 왕자를 보고 나라를 세우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 이야기, 용왕이 선물해준 돼지가 알려준 집터에 집을 지어 고려 태조 왕건을 낳게 된 작제건 이야기 등 동물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엔 우리의 역사에 깊게 관련된 동물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어요. 오래된 역사속 동물의 이야기가 진실이 아닐지라도. 동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메세지는 오랜 세월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고 함께 역사를 같이 한 동물들에 대한 고마움 혹은 하늘의 뜻을 대변하게 하기 위한 정당성을 우리에게 고마운 동물들에게서 찾으려는 조상들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지요.


 

 

근친혼이 일상적이던 고려라 할지라도 외손자에게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던 이자겸의 굴비 이야기를 보면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일지도 모르겠다는 착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자겸의 난으로 영광으로 유배를 간 이자겸은 칠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무척 좋아했다는군요. 혼자 먹기 아까워 정성껏 포장하여 '정주 굴비'라고 써서 인종에게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정주(지금의 영광)에서도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뜻이랍니다.  맛이 변하지 않는 정주 굴비를 바치며 '비굴'의 글자를 바꾸어 '굴비'라고 했다고 하니 억울하게 영광 땅으로 귀양을 왔지만 비관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뜻을 임금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강력한 권세를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이었을지, 아니면 다시 돌아가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던 그의 바램이었을지 승자의 기록인 역사론 알수가 없네요.

 

요즈음도 여러 첨단 로봇, 운송수단 등은 곤충을 모델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 거북선의 실제 설계자인 나대용이 8년 동안 고향에서 배를 연구하면서 물방개를 보고 거북선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관찰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지금은 볼수 없는 독도의 강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제의 만행과 강치의 독도 어업 독점권 획득 과정에서 우리 독도가 지금도 문제가 되는 일본 죽도로 둔갑하게 된 사살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또한, 창경궁 안에 동물원을 만든 일본인, 임진왜란때 조선 원정을 떠났던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를 따라 제국 청년들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 호랑이 사냥에 나선 야마모토 정호군의 '호랑이 고기 특별 시식' 이야기를 읽으니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모든것을 빼앗아 가버리고 우리나라의 모든것을 무시했던 그들의 만행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네요.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재미있는 동물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의 삶은 우리 인간만의 삶이 아니라 온 세상의 모든 만물과 함께 어울려나가야 하는 삶임을 깨닫게 되는군요. 비록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류의 역사이지만 그 안에서 함께한 많은 만물과 함께 한 역사이기에 우리는 역사를 살필때 중요 인물뿐 아니라 다양한 시간, 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다른 조건들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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