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담은 집 한옥 - 옛사람들의 집 이야기 우리 고전 생각 수업 6
노은주.임형남 지음, 정순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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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한옥을 생각하면 기와가 올려져 있고, 따뜻한 온돌이 깔려있는 옛 우리 조상들의 집으로 한정하여 생각하게 되는것 같아요. 최근 들어 한옥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제론 외관이나 한옥의 일부 장점만을 도용해 만든 짝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단순한 건축양식의 의미를 넘어 그속에 담겨진 한옥의 본 모습과 생각, 넉넉함을 함께 공유해보고 싶네요.

 

한옥에 들어있는 생각과 넉넉함을 13가지 테마로 나누어 살펴보았네요.

 

​기둥 네 개를 네모의 귀퉁이마다 세워 한 칸의 방을 만들어 각각 방, 마루, 헛간, 부엌들을 꾸민 작은 방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그 집을 지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 주위 자연과 어울려져 큰 집이 되었던 우리 조상의 한옥.

만든 사람의 생각과 정성과 존경의 마음이 담겨져 옛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한옥.

주인의 이름 혹은 호, 그 집이 자리 잡은 곳 근처의 산이나 강, 혹은 지명, 주인이 좋아하는 글귀나 인생의 지침으로 삼는 격언을 따라 붙여진 한옥의 이름에선 그 집에 살았던 이의 마음을 알고 배울수도 있습니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되어진 동양화의 여백처럼 한옥의 마당은 건물과 함께 중요한 부분이지요. 집을 밝게 해주고 집 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집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하고, 사이좋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하지요. 마당은 여백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지만 빛과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채워주는 가장 촘촘하게 채워진 공간의 역할을 한 우리 한옥의 멋진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이용하고 어디에 있느냐, 어떤 모양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성격을 갖었던 마당은 한옥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도록 도움을 주는데 한 몫을 한 개성있는 공간이었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사람들에게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어디냐 물어볼때 첫 손에 꼽히는 마루엔 대청, 툇마루, 쪽마루, 누마루, 뜰마루 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역시 멋을 아는 우리 조상들은 단순한 기능이 아닌 안동 병산서원, 옥천 이지당 서당처럼 마루가 멋진 집을 짓는 풍류도 즐겼지요.

현대식 건물에도 많이 사용하는 한옥의 창과 문은 한옥하면 생각나는 특징인것 같아요. 창인지 문인지 알수 없기도 하고, 그 안에 아름다운 문살을 넣어 멋을 부리기도 하면서 한옥의 벽이 단순히 막힌 벽이 아니라 열리고 연결되면서 방과 방, 방과 바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멋진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남존여비'로 대표되는 조선 시대의 일반적 생각과 달리 안채가 제일 중요한 곳이기도 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주 보며 자신만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안채를 높이 짓는 등 한옥은 누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나, 가족들 중 누구의 입김이 셋나도 반영되어 있어요. 이런 것들도 한옥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니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오늘날 오래된 한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곳은 종가집이죠. 그 안엔 엄숙함과 평온함이 공존하고 세상의 모든 복잡한 일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우리 조상들이 대를 이어 오래도록 전해 온 일상과 정신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궁궐과 살림집은 다르겠지만 그 안에 숨겨진 한옥의 생각은 같지 않을까요?

현대의 집과 달리 여러 채의 건물로 구성된 한옥엔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에 신들까지도 함께 모시고 산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것은 집을 함부로 짓지 않고, 짓더라고 일정한 원칙을 갖고 짓고, 살면서도 땅과 신들의 기운을 거스리지 말고 조심조심 살라는 우리 삶과 함계 하는 집에 대한 큰 의미 부여일거에요.

지어지는 아파트에 따라 함께 설립되는 오늘날의 학교와 달리 훌륭한 생각과 반듯한 정신을 가졌던 선비들의 생각과 가르침을 위해 서원은 여러가지를 고려해 때로는 반듯하게, 때로는 오순도순하게 지어지기도 했지요.

세컨드 하우스를 꿈꾸는 요즈음 사람들처럼 우리 조상들도 집 밖의 집에서 머물며 쉬기도 하지만 농사를 짓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자연이 좋은 곳에 지은 집이라는 점에선 예나 지금이나 마음의 평안을 위하고자 했던, 잠시 쉬어감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은듯합니다.

문화재가 되어 버리고, 예전의 한옥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이름만 한옥이 아닌, 현재의 환경에 맞추어 오늘날의 재료를 적절히 사용하여,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정신을 담는 집을 우리 시대의 한옥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이 가슴속에 깊이 다가옵니다. 이 책을 통해 한옥에 담긴 옛분들의 생각과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우리 아이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 의미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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