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 - 버리기 마녀의 탄생
유루리 마이 지음, 정은지 옮김 / 북앳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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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요즘 하도 미니멀 라이프 책을 읽어서 그런가...내 방에 알록달록한 색이 있는 물건이나 가구색과 안어울리면 기분이 나빠진다. 


2.

 가끔 생각나지 않나? 버리거나 팔아야 할 물건이 떠올랐는데, 막상 집에 가서 맨손으로 만질 때면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물건과 나를 끌어당기는 그런 느낌? 그러다가 물건의 갖가지 용도가 떠오르거나 그 자리에 있는 게 자연스럽다며 다시 갖다 놓는 것. 버리기가 은근히 용기가 많이 필요하다.


3.

 내가 가장 바꾸고 싶은 집은 바로 우리집이다. 그 중에서도 벽 한면을 채우는 내 책들을 팔고 싶은데, 과연 내가 그것들을 버릴 용기가 막상가서도 생길려나 모르겠다. 완전힌 아니더라도 일부만 남겨놓는다는 식의 결과가 뻔하다.


4.

 기억해야 할 건 버리고 나서 후회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니면 바릴까 말까 고민되는 물건이 있다고 치자. 그러면 그 물건을 일주일간 안보이는 곳에 보관해라. 그럼 판단이 확고해진다. 지난번에 나는 몇 십권이나 되는 내 손 때묻은 만화책을 버리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다. 보관해두면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순 있어서 후회는 조금 했었다. 그런데 아주 조금이었다. 오히려 짐을 덜어내고, 내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느낌이었다.


5.

 수납공간은 언제나 실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내면 속에서도 그 물건에 대한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만약 물건이 차고 넘치면 우리 내면의 공간은 발 붙일 곳이 없게 되버린다. 공간에 여유가 없으니 계속 그 물건들에 대해 신경쓰이게된다. 물건을 제 값으로 주고 샀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물건 구매 = 물건을 산 시간 + 물건을 사용하는 시간 + 물건을 버리는 시간

 의 공식을 기억해야 한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면 최소의 필수품만 보관하여 물건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늘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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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 - 당신의 편견을 깨는 생각지도 못한 독서법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문지영 옮김 / 다온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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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평을 쓰는 블로거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포스트 하나를 쓰는 데 읽는 데 몇 시간이나 걸리는 책 한 권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팅은 가급적 많이 쓰고 싶은 데 책 읽는 것은 그것보다 더 걸린다. 그렇다고 인터넷에 널려있는 서평을 베끼면 그건 서평블로그를 운영하는 의미도 이익도 없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블로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망각'이다. 혹시 외우려고 책을 읽은 적이 있는가? 만약 그랬다면 십중팔구 그 독서는 재미가 없었다고 단언한다. 활자 하나하나를 의식적으로 외워서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만물의 이치를 설명하는 완벽한 책이 있다면 몰라도 아쉽게도 책은 불확실한 인간이 생물이 만든 발명품이다. 때문에 책은 일부러 외우려고 읽지 않아도 된다. 다시 읽지 않아도 된다. 메모하며 읽지 않아도 된다. 그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다.


3.

 글쓴이는 세렌디피티를 일으키기 위해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빠른 속도로 읽는 '난독'을 주장한다. 세렌디피티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으로, 주로 창의적 발상이 요구되는 직종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프랭클린은 뇌우치는 날씨 속에서 '전기'라는 발견을 했고, 뉴턴은 평범한 사과나무에게서 '중력'을 발견했다. 그밖에도 현대의 삶을 주축하는 발명품들엔 예상치 못한 것들에게 우연히 공통점을 찾아내는 능력, 세렌디피티가 이루어진 것들이 많다. 아니, 오히려 다 그렇다고 봐야 한다.


4.

 재미있는 부분만 읽고나서 찝찝하지도 말랜다. 책을 끝까지 완독해서 그 책을 비로소 다 읽은 것은 절대 아니다. 하나하나 외우지 않는 한 그건 영원히 불확실한 독서기 때문이다. 작가는 망각의 기능을 위해 책이 재미없으면 읽지말라고 권한다.


5.

 메타볼릭 증후군, 일명 내장지방 증후군으로 원푸드 다이어트 한답시고, 똑같은 것만 먹어대면 영양실조가 되고, 병이 된단다. 책도 한 분야만 과식하거나 같은 책은 재독하지 말랜다. 지금 1인 출판시대로, 매일 새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판국에 같은 책은 다시 읽는 것은 너무나도 큰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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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이 답이다 -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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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때로는 답처럼 느껴지지 않아도, 아니면 그게 답이 아니란걸 알아도 그렇게 믿으면 안심되는 것들이 있다. 나에겐 '진화심리학'이 대표적인 예다.


2.

 현대에 살면서 사람들이 겪는 모든 문제는 본성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우리는 황무지에서 살아남기에 최적화된 몸과 생각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만 고칼뢰 음식이 도처에 널려있고, 야생동물에게 공격받을 일 없는 현대와 본성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문제를 낳게된다.


3.

 본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도 본성 자체에 있다. 그걸 한국 사회를 표본으로 요약한 책이 이 책이다. 제목만 보고 과식을 하고, 범죄를 일삼는게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면,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히려 우리 본성을 들여다봄으로서 이전보다도 더 인간뇌를 다스릴 수 있게끔하는 근거며, 축이 되는게 진화심리학이다.


4.

 동물뇌는 생존, 인간뇌는 사회를 위한 메커니즘이다. 본성보다 기술이 앞선 지금은 훗날 닥칠 불일치로 인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내 본성과 생존 기제를 설명하는 진화심리학은 꼭 필요한 학문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5.

 보통 매슬로우의 자기욕구나 프로이트의 무의식 같은 걸 배우기 전에 진화심리학을 먼저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심리학이 현상이라면 진화심리학은 그 현상의 원인을 뜻한다. 확신이 들며 노력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엄청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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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모드 -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얻는 기술
잭 포스터 지음, 정상수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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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긴 말 안한다. 아이디어가 후달리거나 필요한 직종은 꼭 봐라. 두 번 봐라. 후회 안 한다. 이게 왜 베스트셀러가 아니지?하면서 의아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2.

 - 더 좋은 아이디어는 반드시 있다.

 - 아이디어의 끝은 없다.

 - 본래 아이디어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 발견을 못했을 뿐. 그러니까 자신이 이때까지 본 그 어떤 아이디어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라.


 이것만 숙지해도 창작의 샘이 솟아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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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랜스포머>가 갈수록 망한 이유는 그래픽만 내세웠고, 각본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로봇 영화긴 하지만 그래픽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감보다도 스포츠맨 정신이 돋보이는, 만화 <더 파이팅> 같은 영화다. 트랜스포머가 그래픽은 담았을지 몰라도 이 영화처럼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내진 못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SF 영화보다는 스포츠 영화에 가깝다.


2.

 일단 스토리가 간단해서 마음에 든다. 시대는 가까운 미래, 이젠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복싱을 하는 스포츠가 인기를 끌게 되고, 전직 복서였던 찰리 켄튼은 링에서 내려와 자기 로봇을 대신 링으로 내보내 하루하루 빚쟁이들에게 시달려 연명하고 있다. 그 때 죽었던 옛 아내에게서 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정 때문에 자기 아들 맥스 켄튼을 보살피게 된다.


3.

 아버지의 로봇 복싱을 보던 맥스 켄튼은 로봇 복싱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고, 와중에 폐품 덩어리 속에서 파묻혀 있던 스파링 로봇  '아톰'을 만나게 된다.


4.

 중요한 것은 아톰이 단순한 복싱 로봇이 아니라는 것, 아톰에게는 대상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카피 기능이 있었는데, 마지막 로봇 복싱 챔피언 '제우스'와의 싸움에서는 이 카피 기능을 써서 찰리 켄튼이 챔피언을 거의 패배하기 일보직전으로 밀어넣었다.


5.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제우스 vs 아톰이 아니라 제우스 vs 찰리 켄튼이다. 아톰이 찰리 켄튼의 동작을 보고,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음성 인식이나 수동 조작 같은 진심없는 플레이보다 전직 복서의 화려한 실력으로 차가울대로 차가운 감성없는 로봇 챔피언을 밀어붙인 것.


6.

 시대가 흐르고, 이젠 피나 땀대신 기름이 흐르는 링에서 벗어난 복서 찰리 켄튼은 싸우는 와중에 예전의 황홀함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두 번 봤었는데, 경계는 내가 복싱을 배우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미술품도 그 역사를 알아야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듯이 복싱을 약간 배운 나에게는 로봇 복싱을 볼 때마다 남다른 끊어오름을 느꼈다.


7.

 인간다운 로봇 영화.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이렇다. 주먹 대신 쇳덩어리들이 충돌하고, 피대신 기름이 떨어지지만 찰리 켄튼이 대신 움직이는 로봇 아톰은 가장 인간다운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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