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왜 제목이 럭키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목욕탕 열쇠가 '럭KEY'라는 뜻인줄 누구의 리뷰를 알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하루하루 시궁창 인생을 살아가던 '재성'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마무리 깔끔하게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와중 킬러 '형욱'이 비누에 발이 미끄러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재성은 형욱의 목욕탕 열쇠를 훔쳐 대신 형욱의 행세를 하게 된다. 반대로 형욱은 자신이 재성인줄 알고 행동하게 된다.
재성은 형욱의 재산으로 지금껏 경험치 못한 금수저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가진 지폐는 신사임당, 차는 외제, 집은 초고층 빌딩이다. 재성에게 형욱의 열쇠는 '럭키'였던 것이다.
반면 형욱 또한 재성의 열쇠가 럭키였던 것이다. 이때까지 '무감'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희로애락을 맛보지 못한 형욱은 본래 재성의 원래 꿈인 '배우'를 쫓으면서 점점 킬러였던 자신을 잊은채로 인간적이고, 이해타산적이 되어간다.
이런 스토리 플롯은 깔끔하다.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도 명확하고, 책에 비교하자면 초등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시리즈 같은거에 가깝겠다. 대신 스토리 군데군데 빈틈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스포일러 문제로 밝히지는 못하겠다.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해서 봤는데, 내가 무슨 '형욱'도 아니고, 별로 웃지는 않은 것 같다...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거겠지만 네티즌들은 빵빵 웃었다고 하는데, 왠지 내가 '무감'인건 아닌가 하고 찝찝하다.
이 영화는 배우 '유해진'만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유해진 또한 얼굴의 덫을 넘어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실로 엄청난 노력을 들였다고 한다. 보는 순간 내내 유해진의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하고, 의구심이 들었다.
이 영화는 '나를 위한 영화'라고 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내 이름이 '재성'이다...육시랄. 왜 하필 많고 많은 이름 중에...그것도 한심한 역의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