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살구빛 표지에 35살의 아빠와 딸기솜사탕을 든 아이가 손을 잡고 있다.
둘은 얼굴을 마주보며 걷는다.
왼쪽에는 키가 큰 나무가, 오른쪽에는 낮은 벤치가 자리잡고 있다.
참 평온하고 일상적인 그림인데
책 제목을 읽고 내 마음이 무너졌다.
3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35살의 젊은 아빠가 남겨질 2살 아들에게
메세지를 남겼다.
표지의 글과 그림을 읽으면서 이미 내 마음은 아팠다.
나도 35살. 7살 딸을 가진 엄마다.
잠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만약 작가 하타노 히로시의 입장에 있다면, 아이에게 어떤걸 해줄 수 있을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해줄 말은 참 많은데, 3년 시한부 판정을 받고 담담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나는 평온하게 남은 생을 정리할 수 있을까.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엉켜버렸다.
1장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온화함과 다정함에 대하여"
-이름은 선물이자 맹세다/행동으로 확인하는 일/다정한 학대/강인하면서도 때론 다정하게/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실패하지 않을 선택/ 생명이 이어진다는 것/ 의지할 수 있는 존재/ 아들이 가르쳐 준 것
2장 아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일 "고독과 친구에 대하여"
-'부모의 잔꾀'는 삶의 한 방법이다/'친구100명'의 저주/자신만의 규칙/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에 대처하는 법/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 치는 법/'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을 발견하는 법/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혼자 떠나는 여행/ 인도 사진가의 가르침/ 재미있는 사람/ 자신감을 찾는 법
3장 아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들 "꿈과 일과 돈에 대하여"
-꿈과 일과 돈의 관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다/ 좋아하는 일의 함정/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과 돈/ 필요한 일과 장애물/ 모르는 것은 죄/ 열여덟 살에 백만 엔/돈에 대한 교육/ 돈은 신용이다/ 일이 곧 자신은 아니다
4장 언젠가 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삶과 죽음에 대하여"
-병은 거울이다/ 살아 있음의 경험/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암 환자를 대하는 법/ 아오키가하라에서 커피를/ 베트남과 생명의 밝음/ 행복의 허들/ 자랑스러운 아버지
작가는 이렇게 정리했다.
어...뭐랄까, 이 책이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아빠에 대한 기억은 많이 남아있지 않겠지만 남겨진 사진과 글. 추억하기에 넘친다.
꼭 같이 했던 무언가를 떠올려야 추억은 아니다.
아빠의 메세지를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값진 선물 아닐까한다.
작가는 아들에게 글을 남기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종이로 남기면 불타 없어질 수도 있고..남겨두기에 블로그가 적합했던 거다.
이 블로그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소통 창구가 됐다.
이 책은 하나토 히로시의 아들에게만 보내는 편지글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이야기다.
특히, 아직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한 사람이라면, 읽어보시길 바란다.
작가는 아이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내용이 많았을 거다.
무엇보다 온화한 사람.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이 참 와닿았다.
어떤 엄마가 아이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라고 엄하게 다그쳤다고 한다.
작가는 온화하고 다정한 말을 왜 엄하게 다그치며 지시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가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알려주면 될 것을.
이게 작가의 마음이었다.
"이거해", "이거 하지마", " 이대로 해"라는 글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며 아이가 온화하게 살아가기 바라는 마음만 담겨있다.
그러고보니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아들이 커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묻는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렴."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는 작가.
해보고 아니면 다른 일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삶에 있어서 구지 한가지에 목멜 필요가 있을까?
생각만 하다가 포기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 속에 갇혀 지낼지도 모른다. 일단 해보고, 그 다음을 생각면 좋겠다.
우리아이도 말이다. 그리고 나도.
책에 참 와닿는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현재 살아가는 삶이 힘든 사람이라면 한 챕터씩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참 슬픈 마음으로 넘겼는데, 읽다보니 그게 다가 아니였다.
많은 이에게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다.
"언젠가는 너도 소중한 사람에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해"
문득 길을 잃었을 때 나의 이야기가 너의 길을 밝혀주길 바란다.
-나의 말이, 나의 이야기가
아들에게 마음의 버팀목이 되길 바라며-
쓴 책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아이가 싫은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실패하지 않게 하기 위해 미리 레일을 깔아주거나 답을 알려주지 않겠다는 마음의 공존.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참 공감이 갈 것이다.
작가 하타노 히로시는 지금 보다 더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작가의 메세지를 통해 힘을 얻은 주변 사람들처럼, 아이와의 시간 속에서 작가 또한 많은 힘을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아이와 소중한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도 소중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본 서평은 업체로부터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