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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천천히, 북유럽 - 손으로 그린 하얀 밤의 도시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평점 :
떠나고 싶지만 여건상 움직일 수 없을 때,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기분을 느끼곤 한다.
저자가 찍은 여행지의 사진을 보고, 글로 풀어낸 걸 읽으면서 함께 여행에 빠져든다.
어반드로잉을 간단히 해본 적이 있는데, 여행에 가서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그림을 잘 그리진 못하니까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손으로 그린 하얀 밤의 도시들 <혼자, 천천히, 북유럽>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 리모 김현길은 여행 드로잉 작가다.
손그림의 표지가 참 분위기 있다.
북유럽의 백야, 반짝이는 별, 저자의 눈으로 보는 그곳의 모습을 담아냈다.
여행 그림은 사진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만, 그림은 그린이의 감성이 고대로 있다.
"내게도 환한 낮만 존재하던 때가 있었다. 우리 사전에 이별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시절, 그 순간을 우리는 백야라고 부를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영원하지 않은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스케치북을 들고 북유럽으로 떠난 여행 에세이.
드로잉 여행을 위한 준비물은 이렇다.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0.3mm, 스테들러 트레디션 연필 HB, 스테들러 워터 브러시 大, 여행용 수채 브러시, 휴대용 물통, 수채 양장 스케치북, 스테들러 슬라이딩 지우개, 틴케이스에 담은 수채물감, 현장에서 그리지 못한 풍경들은 카메라로 담기, 초경량 접이식 의자(300g)
멀리는 어렵더라도, 정말 이렇게 들고 드로잉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진다.
목차.
1. 핀란드
-바다와 숲 사이로, 발트해의 아가씨, 잠들지 않는 도시, 비 오는 날의 미술관, 사치에의 흔적 찾기, 수오멘린나에서의 하루, 디자인 헬싱키, 바위 위에 새겨진 교회, 첫 도시와의 작별, VR을 타고 탐페레로, 호수의 도시& 산업의 도시, 전망대에서 얻은 작은 위로, 잘카사리의 백야, 두 이름의 도시, 성당 위로 떠오른 희망, 헤스버거와 투르쿠 성, 무민이 사는 섬
2. 스웨덴
발트해를 건너다, 맑고 차가운 여름, 골목 속의 이야기들, 성 조지와 용, 노벨 박물관, 여왕의 은빛 왕좌, 다시 떠오른 바사 시대의 영광, 조각가의 정원, 고요한 지성의 도시 웁살라, 웁살라 성과 대성당
3. 노르웨이
신화와 피오르의 나라로. 투명한 바이킹의 도시, 노벨의 정원, 북방인의 배, 플롬으로 가는 길, 거인들의 협곡, 위대한 침식의 시작, 헬레쉴트의 밤, 신들의 파노라마, 요정의 사다리, 다시 만난 온달스네스, 아르누보의 도시, 노르웨이의 옛 수도로, 브뤼겐과 한자 박물관, 플뢰이엔 전망대, 고요한 베이스캠프, 트롤의 혓바닥, 오따의 게살 볶음밥, 회색빛 바다를 건너, 어업 도시에서 유전 개발기지로, 안개와 절벽
4. 덴마크
휘게의 나라에 도착하다, 니하운의 예민한 남자, 풍요의 여신과 비운의 공주, 작은 기념품을 사다, 왕가의 세 궁전, 햄릿을 만나러 헬싱괴르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모래와 하얀 종탑, 스카겐의 화가들, 두 바다가 만나는 곳
저자는 여행지를 다니면서 그곳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어떤 그림은 흑백으로만, 어떤 그림은 수채화로.
여행지의 그림과 글을 함께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행 감성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글 역시 그림처럼 감성적이다.
사진의 이곳은 핀란드의 난탈리. 무민월드가 있는 곳.
"난탈리의 항구는 아담했다. 키 큰 수목과 낮은 건물들이 어우러져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
숲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교회의 첨탑이 멋스러웠다. 여름이 성수기라고 하지만, 이곳 역시 실제로 방문해 보니 거리는 한산했다. 구도심 지역 곳곳에 숲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서늘한 바람이 동네를 어루만질 때마다 사각사각 속삭이는 소리가 났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배를 타고 난틸리로 향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여행지에서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그 느낌이 생생하다.
건물이나 풍경 그림뿐 아니라, 책의 곳곳에 아기자기한 그림이 있다.
저자가 설명하는 여행지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남아있어서 기분이 좋다.
사진은 금방 쉽게 찍을 수 있지만, 그림은 계속 손을 대야 한다. 그러니까, 더 느낌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북유럽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현재의 이야기, 사람이나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냈다.
여행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다.
스웨덴 감라스탄의 골목.
감라스탄의 가장 좁은 골목 중 하나라고 한다.
가장 좁은 곳은 너비가 90cm란다.
곧 부딪힐 것 같은 두 사람, 느낌이 전해진다.
저자는 많은 그림을 모두 담아냈다.
북유럽의 감성을 느껴보기에 좋은 여행 에세이 <혼자, 천천히, 북유럽>
혼자서 조용히 읽기 좋은 책이다.
본 서평은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