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아닌 새가
날아다니면서 싸는 똥보다
60억 인간이 매일 같이 먹고 싸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양의 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안심하고 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아침부터 똥이야기는 무척 산뜻하군
보슬똥이 아니라
보슬비 내려 천만다행인 월요일
출근한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과 책 한권의 여유도
좋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product/17523/3/cover150/8950978512_1.jpg)
이 세계에서 많은 곤란과 좌절을 겪으면서 삶에 지치고 병들어버린 인간은 세계를 추악하기 그지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이 부딪히는 온갖 곤경을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으면서 그것에 감사하는 건강한 인간에게는 이 세계가 아름다운 곳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어느 날 쇼펜하우어가 친구와 함께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새 한 마리가 하늘을 날아가다가 똥을 쌌고, 그 똥은 마침 친구가 어제 새로 맞춰 입은 양복에 떨어졌습니다. 새똥으로 얼룩진 그 친구의 양복을 보면서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 봐. 내가 뭐라고 했나. 이 세계는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가장 악한 세계라고 하지 않았나? 의기양양한 쇼펜하우의 말에 친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니.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이 세계는 그래도 괜찮은 세계야. 만약 새가 아니라 소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보게
쇼펜하우어의 친구가 말하듯이 소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똥을 싸대는 것보다는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계가 훨씬 좋은 곳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세계가 어떤 곳인가에 관한 문제는 이처럼 관점에 따라서 그리고 그 세계를 사는 우리의 정신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32-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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