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현암사 동양고전
오강남 옮기고 해설 / 현암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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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지금 출판되 있는 책이 수십종에 이릅니다. 장자를 단순한 우화집으로 보고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들 몇개를 추려내어 흥미위주로 읽기 좋게 정리해 놓은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장자를 왜곡하고 진정한 학문적인 자세와는 거리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장자는 한자만 안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번역하고 해석할 수 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자 실력은 기본이 되고, 또한 자신이 선불교와 힌두교, 종교학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축적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자철학은 힌두교의 주요사상과, 불교사상에 맥이 닿아 있는데, 이러한 자세는 원신 종교라고도 하고, 서양에서는 플로티누스라고 하는 그노시스학파의 철학과도 유사한 입장에 있습니다. 장자철학은 인류 보편의 종교로서, 인간의 신성에 대해 탐구하는 구도자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철학 우화들입니다. 이러한 철학 우화를 나름대로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는 강신주선생의 강의와 장자에 관한 책을 참조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오강남 선생은 종교학을 전공하셔서 인지, 종교학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깊고, 장자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그 철학적 의미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분입니다. 혼자서 장자를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인데, 이러한 여행길에 오강남의 책은 독자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자에 관심이 있으시면, 감산덕청이 쓰고, 심재원 해설한, '장자, 그 禪의 물결'이란 책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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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년,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 / 까치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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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그린블랫이 쓴 이 책은 에피쿠로스 학파(쾌락주의자)에 속하는 루크레티우스의 철학 서사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란 책을 포조라는 인문학자가 르네상스 시기에 다시 발견하는 과정을 추적한 책입니다.

이 책은 마치 추리소설처럼 푸조의 인생과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란 책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세밀하게 복원해 냅니다. 당시에는 기독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 책과 같은 무신론적인 내용이 담긴 책은 금기시되었고, 하지만, 푸조는 자신이 유신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찾아내서 다시 복원해 내는 커다란 업적을 이루어 냅니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이렇게 상세하게 복원해 놓은 것도 정말 놀랍고, 포조의 삶을 거의 완벽에 가까이 복원해 두어서, 르네상스가 일어나던 당시의 문화와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압권은 8장 사물의 길입니다. 이 부분은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란 철학시의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한 것으로, 어떻게 이 작은 책 한권이 감히 중세의 어둠을 물리치고, 새로운 시대를 낳는 계기가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그 주요한 명제들을 제시해 보면,

"사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들로 만들어진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초 입자인 "사물의 씨앗들"은 영원하다.

기본이 되는 입자들은 그 수나 무한하나 형태와 크기는 제한이 있다.

모든 입자는 무한한 진공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주에는 창조자도 설계자도 없다.

사물은 일탈의 결과로 태어난다.

일탈은 자유의지의 원천이다.

우주는 인간을 위해서 혹은 인간을 중심으로 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특별하지 않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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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문명 - 1300~1700년, 유럽의 시계는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카를로 마리아 치폴라 지음,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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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라의 이 책은 시계의 역사를 통해 서양의 근대사를 살펴보고 있는데, 이 책은 분량이 매우 적은데도 불구하고 서양이 어떻게 동양을 능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답니다. 시계로 상징되는 서양기술의 발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 수작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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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최미양 옮김 / 율리시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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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신분석가로서 수련을 했습니다.
정신분석학에 20세기에 프로이트라는 천재 의사가 물리학에 적용되는 과학법칙(작용 반작용의 원리등)을 인간의 무의식에도 작용한다는 것을 논증하여 새롭게 창출해 냈습니다. 그 전에는 정신분석의 영역은 철학의 영역이었습니다.


철학은 그 본질이 자신에 대한 반성 입니다. 철학 내지 반성적 사유에 관한 논의는 근대에 이르러 비로소 큰 발전을 이룹니다. 데카르트는 근대적 사유를 정립한 사람인데, 재밌게도 그의 주저 중에는 <성찰>이란 책도 있습니다. 사실상 '나'라는 일인칭 표현도 고대나 중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철학이 반성적 자세와 연결된다면, 반성에는 그 준거점이 필요한데, 준거점을 정립하는 작업이 철학자들의 업적입니다. 또한, 반성에는 두가지차원이 있는데, 개인적 차원과 비개인적내지 사회적 차원의 반성으로 나눌 수 있고 철학도 이렇게 양분할 수 있답니다.
사회적 차원의 철학은 마르크시즘으로 대표되는 사회철학이고, 개인적 차원의 철학은 현대에는 프로이트를 중심으로한 정신분석학으로 전개되어 나갑니다.

이 책의 저자는 프로이트의 영향과 칼 융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 책을 저술했습니다. 칼융은 인간의 무의식은 그 기저에는 집단무의식이 있고 이는 소위 "진아" 내지 "참자아"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동양의 불교나 노장사상과 그 논지가 아주 유사합니다. 즉, 불교에 대해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이 책을 읽으시면 그것이 단순한 종교적 이론이 아니란 정신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이 책의 결론부에서 제시하는 우리의 무의식안에 우주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철학공부는 사람을 지혜롭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검증된 길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기회가 닿으시는 분은 최소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와 니체, 노자와 장자를 공부하시기를 조심스럽게 추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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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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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승호라는 인터뷰어가 강신주라는 철학자를 인터뷰하고 받아 적은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입니다.
강신주는 장자철학을 전공한후 철학을 설명하는 것을 업으로 살고 있는 거리의 철학자입니다. 장자의 사상은 유학에 대한 반테제로 의미를 지니는데, 보통 우리에게 무위자연이라는 말로 상징되고 있습니다. 장자는 호접지몽이라는 메타포를 통하여, 현실과 꿈이 둘이 아니라는 언급을 하며 현실의 허구성을 깨기를 촉구합니다. 언어란 것은 지도가 그러하듯이 현실에 대한 은유는 될 수 있어도 존재 그 자체는 될 수 없는데, 언어체계에 단련된 우리의 영혼은 언어로 형성된 세계와 실체 세계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상을 깨기위한 노력은 이미 서구에서 니체로부터 시작하여,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장자에 대한 논의는 또 선불교와 이어지기 때문에, 불교 사상과 힌두교 사상까지 아우르게 되어 사실상 동양 사상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이 책은 철학이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는 진지한 구도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금 자본주의 경제질서가 인간소외와 갈등을 낳는 이유이기 때문에 우리 시대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할 것인데, 현대의 주요 사상가들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전달해 주어 이 책은 이러한 자본주의 비판에 대한 공부의 입문서로서도 좋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있습니다.

끝으로 철학은 자기 반성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것입니다. 근대 사회에서 데카르트의 성찰이란 책의 등장이 상징하듯이, 반성이란 것이 새로운 현상으로 등장하였고, 이러한 태도는 철학의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현대인에게 철학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개인적 차원에서, 또 사회적 차원에서 자기 반성에 나아가는 것이고, 이러한 반성에는 준거가 있어야 하는데, 준거를 만드는 데는 선배 철학자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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