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 빈쥐에서 찾아보기 힘든 음식이라 기대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내가 파는 조림은 식사보다 간식에 가까웠는데 그곳 사람들은 간식에 별 흥미가 없는 듯했다. 어쩌면 간식은 물질적 풍요로 늘어난 욕망, 혹은 생존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신적 탈출구일지도 몰랐다. 빈쥐 사람들은 부유하지도 않고 특별한 압박도 없는 모양이었다. - P304

내가 말하고 싶은 자유는 고도의 자아의식을 기반으로 추구하는 개인적 갈망과 자아실현이며 타인과 확실히 구분되는정신이다. 나는 그런 자유를 동경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욱 다양하고 다원적으로, 더욱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더욱 풍부하고 다각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자유를갈망할 수 있게 돼야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할 것이기 때문에 좁은 외나무다리에서 부딪칠 필요가 없어진다. 유전적 차원에서 환경에 대한 적응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처럼, 사회 전체의 행복은 사회 구성원의 정신적 다양성에 기반한다.
나는 진리의 추구가 진리의 소유보다 소중하다는 도리스레싱의 말에 동의한다. 자유도 진리와 마찬가지로, 볼 수만 있을뿐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평생 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자유를 추구하는 게 자유를얻는 것보다 중요하며 그것이 모든 사람,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유는 이상과 신념처럼 삶의 지렛목이다. - P325

사실 이제는 내가 했던 모든 일에 감사하고, 당시를 생각하면 그리울 뿐이지, 불만이나 원망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다. 예전에 들었던 그런 마음은 이제는 전부 내려놓았다. 삶의 경험이 쌓이면서 원한의 무가치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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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글쓰기는 샐린저를 모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어서는 레이먼드 카버를 읽으며 그가 묘사한 일상생활의 붕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지금보다 훨씬 감상적이었기 때문인지 쓸쓸한 리처드 예이츠의 작품도 좋았다. 트루먼 커포티의 작품도 읽었다. 내게는 자전적인 어린 시절 이야기들이 [티파니에서 아침을]보다 훨씬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때는 미국 현실주의작가들이 그려낸 일상과 감정이 가슴에 와닿았다. 상품화된 사회와 소비주의 등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인간의 삶이 동질화되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문학작품을 많이 읽을수록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들었다. 일이든 사업이든 감정이든 내 삶에는 좌절과 고통이 가득했다. 나는 내가 적응하기 힘든 세상에서 인정받으려 애쓰다가 끊임없이 실망하고 실패했다. 물론 실패를 외부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었다. 나도 남들한테 인정받으려 그렇게 애쓸 필요가 없었다. 글쓰기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했다. 그 시간 동안 내 정신세계는 현실 세계가 척박해지는 만큼 풍요로워졌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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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우리는 많은 실수를 했고 많은 일을 그르쳤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 나는 세상, 최소한 이 사회에 대해각성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예전에 읽어보지 못했고 원래라면 절대 읽을리없는 책들을 읽었고 나를 변화시킨 개념과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런 경험 덕분에 적당히 맞춰 살면 된다고 생각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삶의 여러 가치와의미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 물론 변화는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았고 그때 바로 완성되지도 않았다. 씨앗만 뿌려졌다가 이후 오랜 시간 천천히, 그렇지만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지금까지도 내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렇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일들은 어느 하나를 빼더라도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데 별 영향을 주지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베이징에서 겪은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환골탈태는 과장일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음은 확실하다.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과의 차이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개성을 소중히 여긴다. 여전히 나는 모르는 게 많고 겁이 많지만 그 덕분에 의지와 신념이 생겼다. 이후로는 일을 하든 글을 쓰든 나만의 정신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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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손해를 많이 보면서 이런 걸 전혀 알려주지 않은 부모님을 점점 원망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가르쳐주신 처세술은 사회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야망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하는 대신 참고 견디라고만 가르치셨다. 옳지 않은 일은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지만, 모든 사람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데다 사회는 그들을 벌주고 나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칭찬하고 나를 벌주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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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았지만 주유소 직원과 택시 기사는 적은 아니라해도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였다. 택시 기사들은 일하다받은 스트레스와 분노를 그렇게 만든 사람한테는 풀 수 없으니 전부 우리한테 풀었다. 기름값이 0.1 위안만 올라도 우리한테 화를 내고 우리가 나쁜 사람을 돕는 하수인이라도 되는 양, 자기들이 더 내는 돈을 우리가 받아 챙기기라도 하는 듯 냉소와 조롱을 퍼부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비슷한 방식과 태도로 그들을 대했다. 비천한 사람들은 불만이 생길 때 권력에 반항해 봐야 힘만들기 때문에 다른 비천한 사람을 괴롭힌다. 누구도 괴롭힐 수 없을 때는 동물을 학대한다. 흔히 사랑을 맹목적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사랑은 맹목이나 공리와 동떨어진, 본심에 충실한 감정이다. 맹목적인 것은 오히려 증오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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