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해서 돈을 버는가, 좋은 사람인데 왜 나쁜 일에 손대는가, 왜 그 사람은 나에게 친절히 대해주는가, 라는 물음과는 별도로 서로 관계를 맺어나가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장사의 논리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다. 돈을 버는 건 좋은일이다. 우리는 어떤 기회도 자신의 이익으로 바꿀 수 있다. 라고 누구나가 공언하기 때문에 가볍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요청을 어떻게 해서 ‘윈윈‘
의 이익으로 변환할지,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의즐거움으로 바꿀지는 장사꾼으로서 각자의 기지에 달려있다. 나는 여기서 자본주의경제에 대항하는 지점으로 증여경제 또는 분배의 구조를 구상하는 게 아니라, 증여경제나 분배경제가 잠재적으로 내포한 부정적인 측면이 자본주의 경제에 의해 활용될 수 있는 힌트가 감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 P249

나는 늘 그들이 해준 것과 그들로부터 받은 것, 내가그들에게 해주는 것과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셈하는장부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의 ‘겸사겸사‘를 조직하는 지혜를 이해하고 있으나 그게 내 일이 되면 내가 더 베푸는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거나, 나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도 이에 둔감한 사람들에게 화도 나고, 그러면서 상대방이 신경 쓰지 않도록 "괜찮아. 별거 아니니까"라고 말하며 억지로 참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불만은 스스로 지혜를 짜내 해결하면 되는지도 모른다. 조지프에게 "스마트폰 액정 보호 필름 말인데, 10장 세트로 싸게 사갈 테니 누군가에게 팔아주지않겠어? 나는 판매 대금의 절반만 받아도 돼"라고 제안해보거나, 휴대폰 교역인인 슈와에게 "친구가 액정 보호 필름이 필요하다는데 다음 번에 필름을 사들일 때 한 장 줄수 있겠어요?"라고 조지프의 요구를 떠넘기면 의외로 잘풀릴 수도 있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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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관계성은 금품과 성행위의 교환을 목적으로하는 ‘원조 교제‘로도, 연인이나 부부로도, 비즈니스 파트너로도, 나아가 서로 돕는 가족으로도 볼 수 있는 애매한것이다. 고다 에리小田里는 가나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슈거 마미보다 연구가 축적되어 있는 슈거대디 (나이가있는 스폰서 남성)와 젊은 여성의 교제에 관한 논문을 썼다. 고다의 정리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에서 슈거 대디와 젊은 여성의 교제 (이 행위 자체는 일반적으로 ‘거래상의 섹스transactional sex‘라고 불린다)는 결혼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연애 관계 그리고 성행위와 금품을 교환하는 실리적인 관계의 연속선상 어딘가에 자리매김되는 것이며,
혼전 성행위에 금품 교환이 수반되어야 하는 문화적 이해속에서 서구적 성매매와 구별되고 많은 경우 도덕적으로인정받는다고 한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슈거 마미와 젊은 남성의 교제는 슈거대디와 젊은 여성의 교제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지만, 스폰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역시 실리적인 성행위와 금품 교환 관계 그리고 결혼에 이를 수 있는 연애 관계의 연속체 속에 자리매김되며,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어느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으로 보인다. - P222

이 여성들은 명목상 ‘고향 요리를 그리워하는 모임‘ - 실제로는 볶음밥이나 볶음국수도 나온다- 같은것들을 개최하며 일종의 생존 보장 시스템을 떠맡고 있다. 마바야도 청킹맨션의 식당에서 아무도 만나지 못하면 파투마 같은 성 노동자의 집으로 달려갔다. 또 많은 남성이 옷 수선이나 병 간호를 부탁하거나 아이를 맡기며 어머니나 아내처럼 이들을 의지한다. 남자들은 이러한 서비스에 금전을 지불하지 않고 파투마와 여성들이 남자의 손을 필요로 하는 상황 - 수출품의 운반 등에서 활약한다. 이는 느슨한 호수성으로 작동하고 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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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그녀는 보통 여자들과는 다른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았어.
나이는 25살이 조금 넘어 보였고, 얼굴은 고양이를 닮았어. 코는 귀엽고 오뚝하며 조그마했고, 얼굴형은...... 갸름하기보다는동그랬으며, 이마는 넓었고, 볼은 도톰했지만, 아래턱은 고양이처럼 뾰족했어
「그러면 눈은?」
「맑았어. 틀림없는 초록빛이었어. 그림을 더 잘 그리기 위해 눈을 살며시 감고 있었지. 그녀는 그림의 모델로 삼고 있던 동물원의 검은 표범을 바라보고 있었거든. 처음에 표범은 우리 안에 누운 채 가만히 있었어. 그런데 그녀가 이젤과 간이의자를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자, 그녀를 쳐다보더니 우리 안을 어슬렁거렸어. 그러더니 그녀를 보고 으르렁거리기 시작했어. 그때까지 그녀는 대상의 윤곽조차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어 - P9

「하지만 네가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네가 영화 이야기를 할때, 내가 그것에 대해 조금 평을 하고 싶어. 그래야만 나도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공평한 것 아닐까?」「하지만 그게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비웃기 위해서라면, 난싫어」「그런 말이 아니야. 내 말은 단지 평을 곁들이면 어떻겠느냐는 거야. 가령 그 청년의 어머니를 네가 어떻게 상상했는지 따위를 물어보고 싶어」「네가 더 이상 비웃지만 않는다면
「약속할게」
「그러니까… 잘 모르겠지만, 좋은 여자였을 것 같아. 매력적인 여자였을 거야. 남편과 자식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항상깔끔하게 단장하고…「집에서 걸레질하는 걸 상상해 봤어?」「아니. 항상 완전무결했어. 레이스가 달린, 목이 긴 옷으로목의 주름을 가리고 있었어. 모든 훌륭한 여자들처럼, 나이 때문에 진지해 보이면서도 조금은 애교를 떨 줄 아는 멋진 여자였어. 그런 여자들은 나이를 먹어도 여자로 남아 사랑 받고 싶어하거든
「그래, 완전무결하군. 그녀는 식모를 부리면서, 돈 몇 푼 때문에 할 수 없이 일하는 그들을 착취했겠지. 당연히 그랬을 거야. 그녀는 자기 남편과 행복하게 살았지만, 그 남편은 그녀를 착취했고,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했을 거야. 마치 노예처럼 집에 가두어 놓고, 그를 기다리게 하면서……」
「잠깐, 내 말 좀 들어봐……
「변호사 사무실이나 병원 진료실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매일밤 기다리게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그녀는 그런 제도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었으며, 그 제도에 반항하지도 않았겠지. 또한 자기 아들에게 이런 쓰레기들을 모두 물려주었고, 그래서 그아들은 지금 표범여인과 만나는 거야. 그러니까 그녀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은 인과응보지「넌 정말 그런 어머니를 갖고 싶지 않니? 다정하고 항상 깔끔하게 가꾸는...... 자, 억지는 그만 부려
「아니야.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면, 왜 그런지 설명해주지
「이봐, 난 졸려 죽겠어. 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화가 나서 못 견디겠어. 네가 그런 말을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난 아주 기분이 좋았단 말이야. 네게 영화 이야기를 해주면서 이 감방의 지저분한 것을 모두 잊을 수 있었단 말이야」「나도 모든 것을 잊고 있었어 - P27

「그럼, 당연하지. 이제는 내가 참고 네 말을 들을 때가 온것 같아. 너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소리를 할 테니까「그런데 네게 뭐라고 말했는데?」「모두 똑같은 말을 하곤 했어. 항상 말이야!」「그게 뭔데?」「어릴 때부터 나를 너무 귀여워해서 내가 지금 이렇게 되었다고 말이야. 또 내가 엄마 치마폭에 파묻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사람은 항상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수 있는데, 난 남자보다 여자가 되고 싶어. 왜냐하면 여자야말로 이 세상에서 최고의 존재거든」「네게 그렇게 말하던?」
「그래. 그러면 난 항상 이렇게 대답했어…… 정말 멋있어!
나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여자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존재니까..... 난 여자가 되고 싶어. 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내 머릿속에 아주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니까 충고할 생각일랑 하지 마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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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하게 만드는 모순을낳는다.
친절한 행동은 타자에게 공감하고 동료와 공존하기위한 것이며, 이것이 ‘장사‘에도 연결된다면 기쁜 일이고 행운이다. 그러나 ‘장사‘를 위해 동료에게 등급을 매기거나 평가하고, 동료를 늘리려는 경쟁이 목적이 되면 친절한 행동 자체가 따분한 일이 된다. 동료를 웃길 수 있는웃긴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찾거나 많은 동료에게서 칭찬받는 자신을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것은 ‘놀이‘이자 ‘즐거움‘ 그 자체이며 겸사겸사 ‘일‘에도 활용하고 있을 뿐, ‘일‘을 위해 인터넷을 뒤지거나 자신을 찍은 동영상을 올린다면 모처럼의 즐거움이 시시해지고 귀찮기 짝이 없는 시간이 되고 만다.
생각해보면 ‘즐겁지 않다‘, ‘귀찮다‘ 같은 매우 자연스러운 실천적인 감각, 거래 실적이나 능력으로 친구에게등급을 매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평범한 공정함을 지니고 굳이 ‘카오스‘ 상태로 남아 있는 데에는, 시장 교환과 증여 교환이나 분배의 가치가 역전되지 않는 접속 형태가있는 것 같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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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인의 플랫폼은 어디까지나 엄밀한 호수성을기대하기 어려운, 정해진 형태가 없고 이질성이 강한 멤버십 속에서, 누군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은 채 무리하지 않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 돕기 위한 시행착오를겪는 과정에서 구축된 것이며, 시장 교환의 논리가 그 위에 올라타고 있을 뿐이다. 즉 ‘닫힌 호수성‘을 ‘열린 호수성‘으로, ‘증여 교환‘을 ‘분배‘로 조정해나가는 과정에서자생적으로 형성된 구조가 나중에 시장 교환 쪽에서도 활용된 것이다.
게다가 ‘효율성‘을 추구하여 이들의 플랫폼을 시장교환에 적합한 형태로 세련화. 제도화해나간다면, 본래의 목적이었던 ‘인심을 쓰는 기쁨‘, ‘동료와의 공존‘, ‘놀고 싶은 마음과 장난치고 싶은 마음‘, ‘자영업의 자유로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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