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848년의 혁명

1848년, 미국 조지아주의 예속 피해자인 윌리엄과 엘렌 크래프트 부부는 서로의 해방을 위해 세계 반대편으로 가는 8,000킬로미터의 여행길에 올랐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혁명의 시대에 시작된 사랑 이야기다. 미국 독립전쟁의 와중에 벌어진 미완의 혁명,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혁명의 이야기. - P15

이들의 혁명적인 여행에 헤엄치거나 달리거나 숨거나 별빛을 보고 길을 찾는 일은 포함되지 않았다. 어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도 그들이 남부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온세상이 보는 가운데, 그 시대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움직였다. 증기선, 역마차,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속 피해자들이 깐 진짜 철로를 타고 말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실제로는 서로 사랑하는남편과 아내였으나 주인과 노예로 위장했기 때문이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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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증거의 제시가 무엇을 말하는가만큼이나 그것이 무엇을 하는가에 관심이 있다. 듣는 사람들 안에서 어떤 정동이 생성되는가, 그리고 어떤 정동이 축적되어 있다가 미래에 배출되는가? 고든의 말처럼 "배회당하는 것은 때로는 우리의 의지와 반대로, 그리고 항상 조금은 마법같이, 우리가 차가운 지식이 아니라 변화의 힘을 가진 지각으로 경험하게 되는 현실의 구조 속으로 우리를 정동적으로 끌고 들어간다?" 나는 이 과정에서 현재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할 수 있는, 그리고 버틀러의 말을 빌리면 "회복 불가능한 것을 새로운 정치적 행위자성의 조건으로 만드는" 새로운 몸들이 생성되기를 희망한다. 이 프로젝트는 말들을, 클러프의 표현에 따르면 "한명의 내가 그것을 말하기에는 몸 안에 너무 깊숙하게 자리한 트라우마들을 무대 위에 올리는 작업이다. 살과 종이가 만나고 무의식이 글로 바뀌는 곳에서 나는 이 유령들과 그 무대를 공유한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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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콧수염을 보자 영국을 떠나왔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졌다. 회색빛의 단단한 지네 같은 것이 남자의 윗입술을 덮고 있었다. 빌리지 피플 같은 콧수염이었다. 카우보이가 기를 법한, 영업 중임을 알리는 빗자루 모양의 미니어처 간판과 비슷한 수염. 영국 남자는 저런 콧수염을 기르지 않는다. 도무지 눈을 뗄 수 없었다.
"다음 분."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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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체 왜 이러고 사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날도 있을 테니까. 그것 모두가 이 모험의 일부이니까.
‘사랑해요‘ 그가 거기서 내 입모양을 볼 수 있을지 몰랐지만,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 나서 손에 여권을 꼭 쥐고서 돌아섰다.
그는 거기 서서 내가 탄 비행기가 속력을 더하고 드넓은 파란하늘로 날아오를 때까지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운이 허락한다면,
내가 다시 돌아올 때도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P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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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디아스포라에는필연적으로 "틈새를 연결하는 과정이, 절합이라고 부를 만한행위, (…) 이질적인 사회적 요소들을 연결하는 길들일 수 없는 패턴이 개입된다고 주장한다. 이 틈들은 "어쩌면 번역에서 빠져나가는 것들의 흔적 혹은 잔해"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움직임과 연결을 활성화하는 관절로도 기능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특히 유의미한 지점은 틈이 어떻게 배회를 통해 디아스포라의 지리적·정신적 공간들을 연결하는가이다. 틈은 유령이 되어버린 양공주가 서로 다른 폭력의 현장과 형태들을 가로질러 연결 부위를 절합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초세대적인 유령이 등장하는 장소가 된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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