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렌즈를 통해서 더 크게 자라난다. 감정은 우리의 가슴에, 육감에, 손끝에 있다고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생각에 있으며 대개는 타인의 생각에 대한 나의 추측과 추론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 P42
가축화가 동물을 우둔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이었기 때문에 사람 이외 동물에게서 인지적 유연성을 찾고자 하는 연구자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한 야생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자기 머리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동물이라면, 그러니까 양식과 보금자리와 번식을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결해준다면, 어떻게 인지적으로 유연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오레오에 관해서라면 내가 잘 알았다. "그건 아니죠. 하지만 오레오가 몸짓 테스트는 통과할 거라고 봅니다." "좋네." 토마셀로가 달래는 말투로 말했다. "샘플 실험을 해보면 어떤가?" - P46
반면 오레오와는 컵 2개를 들고 나가 땅바닥에 몇 미터 간격으로 뒤집어서 놓으면 끝이었다. "앉아" 나는 컵 한쪽에 먹이를 한 조각 숨겼다. 그러고는 먹이 숨긴 컵을 손으로 가리켰다. 첫 시도에 오레오는 먹이를 찾아냈다. 이어 진행한 18차의 실험에서도 모두 다 먹이를 찾아냈다. "오레오." 오레오가 온몸의 무게를 내 다리에 실어 나를 껴안았다. 나는 오레오의 귀를 긁어주며 말했다. "넌 천재야." 침팬지를 데리고 손짓 발짓해가며 아무것도 얻지 못하던 그 몇 달 내내 오레오는 뒷마당에 앉아 내게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 P50
침팬지는 달랐다. 침팬지의 경우, 개나 사람 아기와는 달리,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몸짓이 사회성과 여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개나 사람 아기와는 달리, 침팬지들이 사용하는 몸짓은 사회성과는 무관한 과세와 상관관계를 보였다. 침팬지한테서는 소통에 특화된 인지능력의 단서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개와 사람은 협력적 의사소통에 능하도록 설계되었으나 침팬지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인지능력은 생식의 성공을 촉진하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동물은 종의 생존에 핵심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형의 사고에서 가장 높은 인지적 유연성을 발휘하게끔 발달해왔다. 침팬지와 달리 개는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생존이 달려 있다. 하지만 개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얼마나 정교하게 이해하는지는 나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 P55
연구자들은 동물의 가축화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일련의 조건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는 사람이 주는 먹이를 쉽게 먹을 수있고, 성장이 빠르고, 번식이 쉽고, 사육 상태에서 출산 빈도가높고, 사람과 친해지기 쉽고, 지배 서열에 순응적이고, 울타리안에서나 천적과 맞닥뜨렸을 때 침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는 가축화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이 모든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가축화에 적합한 동물이 되기 위해서는 암컷이 여러 수컷과 짝짓기하는 종이어야하고 좁은 행동반경 안에서도 행동을 제어하기 수월해야 하며 암컷과 수컷이 섞인 큰 무리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 P63
펄럭이는 귀, 짧은 주둥이, 동그랗게 말린 꼬리, 얼룩무늬 털, 작은 이빨은 번식을 위한 선택 기준이 아니었지만,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이 특징은 점점 더 보편적인 형질로 바뀌어갔다. 류드밀라의 연구팀은 친화력만을 기준으로 삼고, 그에 따라 매 세대에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와 외형상 변화를 관찰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종으로 벨랴예프와 류드밀라의 모델을 반복 실험할 수 있었는데, 개와 생물학적으로 관계가 먼 닭도 포함되었다. 연구자들은 친화적인, 말하자면 사람의 접근이나 손길을 허용하는 적색야계(아시아의 야생종으로 모든 재배종 닭의 조상)개체군을 번식시켜서, 한 대조군과 비교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친화력 선택의 실험 결과는 벨랴예프가 예측했던 대로였다. 실험군 적색야계는 단 여덟 세대 만에 낯선 사물을 덜 두려워하게 되었고 세로토닌 분비 수치가 증가했으며 털에서는 탈색이일어났고 몸집은 커지고 뇌는 작아졌으며 번식력은 높아졌다. 자연이 일반적으로 수천 세대에 걸쳐 성취하는 것을 벨랴예프와 류드밀라는 인간의 한 생애 안에 이루어냈으며 그 결과로하나의 공식을 수립했다. 즉,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더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일 때 가축화가 발생한다는 공식 말이다. - P70
가축화가 사람에게 쓸모 있는 희귀종에게서만 발생했음을 시사했던 다른 실험 모델들과 달리, 벨랴예프의 연구는 개체의 밀도가 높아지면 개체들 사이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대규모의 자기가축화라는 사건이 일어나리라고 보았다. 이 사건은 선택압의 강도, 개체 규모, 그리고 야생 개체군과 가축화 개체군의 유전자격리 에 따라서 아주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다. 두려움을 매력으로 대체함으로써 생존하는 데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떤 동물이라도 살아남을 뿐 아니라 번성하게 될 것이다. - P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