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스코틀랜드는 제국주의를 도모하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1698년 다섯 척으로 구성된 함대가 파나마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를 출발했다. 당시 열렬한 국민적 호응에 힘입어 국민 모금으로 마련한 원정길이었다. 하지만 파나마에 정착한 수백 명 중에 살아남은 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은이들이 질병으로 사망했고 결국 스코틀랜드는 식민지 사업을 접어야했다. 나중에 스페인 해군이 이곳을 점령하게 된다. 애초에는 파나마식민지가 스코틀랜드를 부자로 만들어 줘서 스페인, 포르투갈, 잉글랜드에 견줄 수 있는 국력을 키울 수 있게끔 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는커녕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독립의 불씨마저 꺼버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안타까운 사연의 흔적은 현재 파나마의 지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도에서 푼타 에스코세스(Punta Escocés, 스코티시 포인트)를 찾아보라. - P180
강력한 두 후보인 프랑스와 스페인은 재정이 바닥나고 있는 데다끊임없이 유럽 대륙을 흔드는 전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산업화는 영국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됐다. 일찍이 1780년경에 영국에는 2만 대의 면사 방적기가 있었다면 프랑스에는 단 9백 대뿐이었다. 국토의 면적만 봐도 프랑스와 스페인 모두 영국의 두 배나 되다보니 수송 비용 또한 그만큼 많이 든다. 반면 영국은 크지 않은 국토와 강과 수로를 십분 활용해서 원자재를 도시까지 손쉽게 운송하고 완제품을 국내외 시장으로 훨씬 쉽게 내보낼 수 있었다. 또 공업도시들 가까운 곳에는 풍부한 석탄 광산이 있었고 1830년대에는 철도망이 발달하면서 이동 속도도 한층 가속화되었다. - P182
런던은 여전히 소프트파워의 리더로 남아 있는 이 나라의 수도로 대단히 역동적인 문화를 생산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국어로, 10억 명의 사람들이 제2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에서 기인한 바도 있다. 영어는 여전히 통상과 국제 계약에서 주요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 영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은 가장 총명하고 훌륭한(게다가 돈도 많은 학생들을 전 세계에서 끌어들이고 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10위권 이내에드는 명문대학인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은 이 나라 국부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자국으로 귀국한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고위직으로 진출하면서 미래의 소프트파워에도 기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P200
투키디데스(기원전 460-400년)는 서구 정치철학의 규범을 세운 인물이다. 그가 쓴 『펠로폰네소스전쟁사」는 오랜 세월에 걸쳐 국제 관계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나 다름없었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시사적인 현안을 논의할 때 자주 인용되곤 한다. 일례로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뜻)이라는 용어는 어떤가. 신흥 강국 아테네의 부상이 패권국 스파르타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서 유래한 이 개념은 현재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터져나오는 감정에도 적용된다. - P212
침략자들이야 예나 지금이나 많지만 이와 같은 지형을 가진 그리스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스야말로 <전략적 깊이〉라는 전통적개념을 응용하기에 딱 좋은 경우다. 고전적인 의미에서 이 말은 침략군과 이 나라의 산업 중심지대 같은 일종의 핵심 지역 간의 거리를 일걷는다. 이 거리가 멀면 멀수록 방어할 기회는 더 많아진다. 이와 관련해 가장 좋은 사례가 러시아일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침략군이 중심부까지 도달하려면 기나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방어하는 측은 극한 상황에서도 후퇴할 수 있는 상당히 방대한 전략적 깊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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