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주저앉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손을 머리에 대고 죽 훑어내리더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머리카락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전신거울 앞에서,
나는 내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엄마가 포즈 취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똑같은 거울 앞에서 엄마가 흠잡을 데 없는 팽팽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크림을 바르고 또 바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똑같은 거울 앞에서 엄마는 이 옷 저 옷을 입어보고, 모델처럼 완벽한 자세로 패션쇼를 하고, 자부심에 가득차서 자기 모습을 점검하고, 새 핸드백을 들거나 가죽 재킷을 걸친채 포즈를 취했다. 그 거울앞에서 엄마는 한껏 허영에 들떠 한참을 머물렀다. 그런 거울 속에, 이제는 알아볼 수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도 없는 사람이 있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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