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의 근거, 데카르트의 동물기계론 동물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질적인 차이를 강조한 기독교의 입장은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에 의해서 재확인되었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세상에는 물질과 영혼이 존재하는데, 사유하고 의심할 줄 아는 인간에게만 영혼(마음)이 있었다. 물질의 속성은 운동하는 것이고, 영혼의 속성은 사유하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 육체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지만, 육체와 영혼과의 접점이 뇌 속에 있는 송과선이라는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혼을 통해 육체를 움직일 수 있다. 반면 동물의 육체는 우리가 본능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자동적으로, 영혼 없이 움직인다. 즉 동물은 그 자체로 복잡한 기계, 복잡한 자동인형 automata에 불과하다. 인간의 육체도 자동인형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동물 기계와는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 P98
데카르트의 동물기계론bète machine은 영혼/물질의 이분법이 자연세계에 적용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유도되는 결론이었다. 동물기계론에 따르면 동물은 영혼이 없고, 생각이나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기쁨이나 슬픔은 물론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이다. 불에 데었을 때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것은 말단신경세포의 파괴를 고통으로 느끼게 하는 영혼이 있기 때문인데, 동물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고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기쁨과 슬픔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달리 동물들은 "즐거움 없이먹고, 고통 없이 우는" 존재인 것이다. - P100
사이비과학은 이런 마음을 비집고 자라난다. 누군가 과학의 이름으로 내가, 한민족이, 한국 사람이 과학적으로 못났다고 한다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학이 나를, 한민족을, 한국 사람을 잘났다고 하면 이런 얘기는 우리의 허영심을 살살 간지럽힌다. "중국인들은 ‘천성이 그래." "여자가 그런 건 ‘자연‘스러운 거야." "저 사람은 범죄자의 ‘피‘를 타고났어." "유전자‘가 그런데 어쩌겠니." "그건 남자의 ‘본성‘이야." 여기서 ‘천성‘, ‘자연‘, ‘피‘, ‘유전자‘, ‘본성‘은 대부분 과학의 외피를 쓴 사이비과학이다. 사이비과학의 정반대는신중한 과학일 텐데, 신중한 과학은 인종의 자연적 차이, 인간성과 지능의 유전적 차이, 고정된 성차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18~19세기 사이비과학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과학이 만들어내는 차별이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차별에 대해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차별은 항상 더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고, 더 은밀하게 우리의 허영심을 비집고 들어오기에 그렇다. - P117
루이스 멈퍼드는 유토피아를 두 가지로 분류했는데 그중 하나가 도피 유토피아이다. 이것은 현실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 숨고자 하는 것으로, 예술과 문학에서 주로 나타나는 유토피아이다. 이런 유토피아는 주로깊은 산속이나 섬에 고립되어 있으며, 샹그릴라처럼 인간 삶의 조건이 완벽한 이상향의 장소로 묘사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재건 유토피아인데 이는 생활 조건을 실제로 변화 및 개선시키려는 노력에서 나타나는 개념으로, 이런 개선에는 물리적 환경만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 가치관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지난 인류 역사에서는 재건유토피아를 만들어보려는 꾸준한 시도가 있었고 지금도 각 나라 곳곳에서 비슷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시골 마을 등지에서는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자기네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한다든지 하는 식의 공동체를 꾸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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