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정작 아이들에게는 작은 걸 사랑하라고, 가질 수 없는 건 밀어내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알린은 두 아들과 자기자신을 보호해야했다. 아이들을 부양하기도 벅찬 싱글맘에게 이보다 더 나은 자기방어가 있을까? 가난한 아버지가 가정을 지키지 못하면 래리처럼 가정을 떠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재기를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어머니들은 어쨌든 대부분은 이 실패를 껴안고, 이 실패와 함께 살아야 했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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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나 대릴 목사 같은 사람들이 보기에 러레인이 가난한 것은 돈을 막 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실에 가까운 건 그와 정반대였다.
러레인이 돈을 막 쓰는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었다.
러레인이 퇴거당하기 전에는 월세를 내고 나면 164달러가 남았다. [유료] 케이블 텔레비전과 월마트를 멀리하면 이 가운데 일부는 모을수 있었다. 러레인이 월세를 내고 난 뒤 남는 소득의 3분의 1에 달하는 50달러를 어떻게든 남기면 1년이면 600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이돈이면 한 달 치 임대료를 낼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엔 상당한 희생이 뒤따랐다. 때로 그녀는 온수나 옷 같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케이블로 지출되는 돈을 아끼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수 있었다. 하지만 자가용도 없이 도시에서 외따로 고립된 이동주택단지에서 사는 나이 든 여자에게 인터넷 사용법도 모르고, 전화도가끔만 쓰고, 일은 없고, 때로 섬유근육통 발작과 군집형 편두통에 시달리는 나이 든 여자에게 케이블은 소중한 친구였다.
러레인 같은 사람들의 삶에는 복합적인 제약이 워낙 많아서 좋은 행동 혹은 자기통제를 얼마나 많이 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헤어날 수 없는 가난과 어느 정도 안정된 가난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너무 멀어서, 어쩌면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자린고비처럼 굴어도 가난에서 헤어날 가망이 거의 없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자린고비처럼 굴지 않기로 선택한다. 돈 한푼에 벌벌 떠느니 고통에 즐거움이라는 양념을 곁들여 화려한 생존을 시도한다. 마약에 약간 취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사기도 한다. 식료품 구매권으로 랍스터를살 수도 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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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운동과 피켓 시위, 시민불복종 같은 정치적 동원은 일정한 시각 변화를 요구했다. 사회학자 프랜시스 폭스 피븐 Frances Fox Fin과 리처드 클로워드:Richard Cloward는 이렇게 말했다. "저항운동이 일상생활의트라우마를 딛고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정당하고 바꿀 수없는 것으로 인식되던 사회적 계층이 부당하면서도 변화 가능한 것으로 보여야 한다." 이런 일은 보통 거대한 사회변혁이나 경제적 혼란(가령 전후 주택 부족 같은)이 일어나 현 상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비정상적인 시기에 발생한다. 하지만 부정의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중 저항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변화를 일으킬 집단 역량이 있다고 믿을 때만 가능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는 스스로를 피억압자로 여겨야 하는데, 대부분의 이동주택단지 거주자들은 절대로 그럴 의사가 없었다. - P250

임대료 납부 거부 운동 기간 동안 세입자들은 서로에게 도덕적 의무감을 느꼈다. 세입자들이 과도한 임대료 인상이나 부당한 퇴거에 저항한 것은 이들이 자신의 집과 동네에 [물심양면으로] 투자를 했기때문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곳에 속해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동주택단지에서 그런 정서는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대부분의거주자들에게, 그 가운데서도 특히 스콧에게 목표는 그곳을 뜨는 것이지 뿌리를 내리고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부 거주자들은 스스로를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리 자신들이 거의 평생 동안 스쳐 지나기만 하고 있어도 말이다. 훔친 전기로 자신의 트레일러에 전력을 공급하는 실직한 세 아이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가족들이 여기 못 오게 해요. 이건 우리가아니거든요. 이건 하층계급의 삶이잖아요. 난 이런 곳 출신이 아니에요." 레니와 갈라서고 나서도 사실상 이동주택단지에 밀접하게 간여했던 레니의 전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신은 내가오페라를 보러 다니던 사람이란 걸 잊었군." 임신한 마약중독자 탐은 이 이동주택단지를 ‘호텔‘로 여겼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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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상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이 인공지능이 미인을 판단하고자 학습했던 사진이 대부분 백인 미녀였던 것이다. 미인의 기준이 백인 미녀에 맞춰져 있어서 다른 미모와 매력을 가진 황인종, 흑인종 미녀가 판단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 인공지능은 자신도모르게 인종 차별을 했다.
인공지능 학습의 전제 조건은 엄청난 양의 ‘빅 데이터‘다. 인공지능은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얼굴 알아보기, 바둑, 번역 등 특정 능력을 학습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강화한다. 그런데 학습의 전제 조건이 되는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예를 들어 보자.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신입 사원 채용 과정에서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활용하기로 했다. 일단은 지원서 확인에많은 시간이 걸렸던 서류전형부터 왓슨이 사람을 대신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왓슨의 도입으로 서류 전형에 소요되는 시간을 75퍼센트 정도 줄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고학수 서울 대학교 법학 전문 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인공지능이 채용을 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예를 들어, "지난 30년간 국내 대기업의 여성 고용 및 승진 데이퍼를 훈련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인공지능은 "대기업에서 여성의 승진 비율이 높지 않은 것을 업무 성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학습할 수 있다. - P147

결과는 어땠을까? 우선 상황에 따라 답변이 크게 달랐다. 어느쪽이 좀 더 정답에 근접했을까? 흥미롭게도 다른 이의 예측 결과를알려 주었을 때 (사회적 영향력이 작용할 때) 144명의 집단은 더욱더 정답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사회적 영향력이 집단지성의 힘을 무력화한 것이다.
이 실험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세 가지다. 첫째, 다른 이의 판단을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예측의 다양성이 감소했다. 그러니까 스위스의 2006년 살인 사건수(198건)를 처음에는 비교적 정확하게 약200건이라고 예측했던 사람도 다른 사람의 터무니없는 예측(약 800건)을 듣고서 자신의 의견을 바꿨다.
둘째, 이렇게 예측이 한두 가지로 좁혀지면서 집단 전체가 부정확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사회적 영향은 스위스의 2006년 살인 사건 수를 200건이 아니라 800건으로 예측하는 것처럼 틀린 결론으로 이끄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수의 틀린 예측이 맞는 예측을 압도해 버린 것이다.
세 번째 대목이 제일 심각하다. 혼자서는 설사 정확하게 예측했더라도 자신의 것을 확신하지 않았다. ("200건 정도 아닌가요?" ) 그런데여럿이 비슷한 예측을 하자 그것이 틀렸더라도 확신하는 경향을 보였다. ("맞아요. 800건이 확실해요!") 부풀대로 부풀어 터지기 직전의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에 너도나도 수익을 ‘확신‘하며 뛰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없을 때, 그러니까 144명이 독립적으로 판단할때는 어느 정도 집단 지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144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는 집단 지성이 나타나기는커녕, 오히려 개인의 판단보다도 못한 잘못된 결론을 내려놓고도 자신이 맞았다고 우기는 심각한 상황이 나타났다. - P162

 애초 비슷했던 사람이 똑같은 뉴스를 보면서 심각해하고, 똑같은 드라마나 동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하면서, 점점 더 모든 것에 똑같이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집단은 똑똑한 지성이 되기보다는 어리석은 바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우리는 과연 집단 지성을 구할 수 있을까? 미국의 법학자 캐스선스타인(Cass R. Sumstein)은 건강한 사회, 또는 건강한 조직을 위해서는 "다른 의견"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른 의견이야말로 집단이 잘못된 결론으로 폭주하는 불상사를 막을 브레이크라는것이다. 동화 속의 아이처럼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는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P164

2018년 12월에는 상대적으로 추운 날이 많았다. 추운 날에는 어김없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차가운 북서풍이 한반도를 덮친다. 이북서풍은 경로만 따져 보면 중국 대륙을 거세게 휩쓸고 날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북서풍이 심하게 분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한반도미세 먼지가 심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날씨는 춥지만 미세먼지는 ‘보통‘ 혹은 ‘좋음‘ 수준이다.
왜일까? 그렇다. 미세먼지 같은 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 쌓이지않고 강한 북서풍에 날아가기 때문이다. 2019년 1월의 상황은 달랐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북서풍이 주춤하면서 날씨가 풀렸다. 그 대신에 한반도에서는 1월 12~15일까지 공기의 이동이 잦아든 대기 정체가 시작되었다. 쉽게 말하면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 결과, 발전소나 공장 굴뚝,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 물질이 날아가지 않고 쌓이기 시작했다. 대기 정체만 시작되어도 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대기정체와 함께 증가하는 미세 먼지 대부분은 ‘국내산‘이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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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고쿠엔틴이 세리나에게 전화를 걸어 타이니가 일을 안 하겠다고 한다고 알리자 셰리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녀석 자리에 다른 사람을 넣으면 되지 뭐." 일할 사람은 그런 식으로 찾고 또 대체할 수도있었다. 크랙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셰리나의 남동생도 있었고, 몇시간을 일해서 맥주 값만 벌어도 행복한, 잇몸이 드러나는 얼굴의 알코올중독자인 쿠엔틴의 삼촌 번도 있었다. 세입자들은 종종 일을 시켜달라고 부탁해왔다. 심지어는 외다리 리키마저 연락을 하곤 했다.
게다가 세리나에게는 "땅콩 한 접시면 일하겠다"라며 달려드는 약쟁이들 한 무더기가 항시 대기 중이었다(그녀는 이들을 "땜빵용 크랙중독자들"이라고 불렀다). 쿠엔틴은 급할 때는 길거리에서 일할 사람을 바로 모으기도 했다. 빈민가에서는 실직한 남자들을 많이 모으는 게 별로 어렵지 않았다. 셰리나와 쿠엔틴은 연장과 자재, 이동 수단을제공했다. 일꾼들에게는 건당이나 일당으로 돈을 줬다. 액수는 보통일에 따라 시급 6달러에서 10달러 사이였다. 셰리나는 한번은 이렇게말하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한테는 액수가 많든 적든 간에 돈은 돈이야. 그래서 이 사람들은 일을 할 거야. 액수가 적더라도 말야."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흑인 남성들의 실업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공식 노동시장이 아닌 곳에서나마 정기적으로 일을 했다.  - P197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곤궁한 가정들은 종종 확장된 친족 네트워크에 의지해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곤 했다. 인류학자 캐롤 스택Caral Stack 은 《모두가 우리의 피붙이 All Our Kin》에서 가난한 흑인 가정들은 "의지할 수 있는 많은 피붙이와 친구들로 구성된 가정이라는망에 발을 깊이 담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그물망에 엮인 사람들은 하루하루 물건과 서비스를 교환했다. 이는 이런 가정들이 빈곤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빚을 지지 않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사회 변화(크랙의 창궐, 흑인 중산층의 등장, 그 가운데서도 특히 투옥 붐)는 가난한 동네에서 가정의 안전망을 해체시켰다. 친척과 함께 사는 엄마들보다는 혼자 살거나 친척이 아닌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엄마들에게 더 많은 수당을줌으로써 ‘친족 의존성‘을 제한하고자 했던 부양아동 가족부조 같은국가 정책들도 같은 기능을 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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