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이 강도, 살인, 강간 같은 중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순찰을 도는 것일지라도, 우범지대로 분류된 동네에서는 순찰 시간이 길어질수밖에 없다. 아무리 작은 범죄라도 눈앞에서 벌어진다면 경찰이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 만약 순찰을 돌다가 기껏해야 16살 정도로 보이는 미성년자 둘이 술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그들의 행위를 중단시키는 게 옳다. 그러다 보면 이런 경범죄가 경찰의범죄 예측 모형에서 점점 더 많은 점을 차지하고, 이는 다시 경찰이그 지역을 순찰하게 만든다.
이는 바로 유해한 피드백 루프가 활성화되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경찰 활동 자체가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시키고, 이런 데이터가 다시더 많은 경찰 활동을 정당화해준다. 그리고 교도소는 피해자가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 를 저지른 수많은 범죄자들로 넘쳐나게 된다. 이런 범죄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동네 출신이고, 또한 대부분 흑인이거나 히스패닉계다. - P152

그러나 불심검문에는 WMD를 닮은 면이 여럿 있다. 가령 불심검문은 유해한 피드백 고리를 활성화시킨다. 수천명의 흑인과 라틴계남성이 피부색 때문에 불심검문을 받았다. 더욱이 그들 중 상당수는소소한 위법 행위와 경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붙잡혔다. 매주 토요일밤 대학교 남학생회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아무도 그로 인해 처벌을 받지 않는 그런 범죄 때문에 말이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도를 넘는행위를 하고도 처벌받기는커녕, 한숨 자고 일어나면 없던 일이 되지만 불심검문 피해자들은 범죄자로 기록됐고, 일부는 지옥 같은 라이커스 섬으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체포 사례는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시키고, 이는 불심검문 정책을 더욱 정당화하는 근거가됐다.
불심검문이 증가함에 따라 ‘상당한 근거probable cause‘라는 취약한 법률적 개념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경찰들은 이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사람들까지 단속했다. 이런 활동은 때로 미래의 범죄를 예방하기도했다. 예컨대 바지 주머니에 불룩 튀어나온 물건이 수상해서 젊은 남자를 검문했는데, 알고 보니 그 물건이 미등록된 권총이어서 체포했다면, 경찰은 지역 주민들을 살인이나 무장 강도 혹은 또 다른 범죄에서 구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듯, 그가잠재적 범죄자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불심검문에는 상당한 논리적 근거가 있었고, 많은 시민들이 이를 정당한 공권력 행사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불심검문 정책은 합헌일까? 2013년 8월 연방지방법원의시라 샤인들린 판사는 불심검문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 P163

평등 문제는 다른 사안들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등은 정의 구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다른 무엇보다 형법적 정의criminal justice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불심검문 같은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불심검문을 직접 당해보아야 한다. 정의는 사회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에 가하는 것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 P168

그런데 그런 데이터는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그들 범죄자가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기회도 거의 없는 가난한 동네에 거주한다는점에 주목해보자. 이제는 다들 알겠지만, 그런 동네에는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경찰이 배치된다. 고로 출소해서 가난한 예전 동네로 돌아가는 전과자가 경찰과 또 다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세금 사기로 형을살고 출소한 뒤 교외의 부촌으로 돌아가는 화이트칼라 범죄자가 경찰과 말썽을 일으킬 가능성보다 더 큰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리하여 재범위험성모형에서 가난한 유색인종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가난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더 엄격한 처벌을 받게된다.
- P168

더욱이 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시스템인 재범위험성모형에는 논리적인 오류가 있다. 재범위험성모형은 ‘고위험‘ 범죄자들을 사회와 오래 격리시킬수록 사회가 더 안전해진다는 가정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복역 중일 때는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 그러나 복역 기간이 끝나 출소한 이후에도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흉악범들에게 둘러싸인 끔찍한 환경에서 보내는 시간이 재범 위험성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시키지 않을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양형 지침으로 사용되는 재범위험성모형의 기본적 토대를 흔든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가 아주 중요한데도 데이터로 넘쳐나는 교도소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교정 당국은 거의 언제나,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취사선택하고 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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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인은 대부분 몇 세기 전 중국의 푸젠[福建] 지방에서 건너온 이민자의 후손이라네. 1885년 일본이 중국에게서 타이완섬을 넘겨받은 후, 일본인들은 오키나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섬을 일본화하려고 했어. 그래서 타이완 현지 출신인 번성런[本省人]을 일본 천황의 충성스러운 신민으로 만들려고 한 거야. 수많은 타이완인이 전쟁 중에 일본 군복을 입고 싸웠네.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후에 타이완은 중화민국으로 반환됐지. 이때 공산당에 패한 국민당군대가 타이완섬으로 건너오면서 새로운 이민자들이 물결처럼 밀려왔네. 그들이 바로 와이성런 [外省人]이야. 번성런은 좋은 일자리를 독차지한 국민당계 와이성런을 미워했고, 국민당계 와이성런은 전쟁 중에 동족을 배신하고 일본을 위해 싸운 번성런을 증오했네.
- P174

‘freeze (얼어붙다)‘라는 단어가 유독 마음에 걸렸다. 릴리는 눈을 감고 머릿속에 그 단어를 적어 보았다. 간 선생이 했을 법한 방법으로, 단어를 꼼꼼히 뜯어보았다. 알파벳들이 흔들리며 서로를 쿡쿡 찔러댔다. Z는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남자의 모습으로 변했고, e는 태아처럼 옹송그린 죽은 아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이내 ‘z‘ 와 ‘e‘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free(자유롭다)‘만이 남았다.
괜찮아, 릴리 양, 테디와 나는 이제 자유롭다네. 릴리는 정신을 집중했다.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간 선생의 미소와 따뜻한목소리를 붙잡으려고, 자네는 정말로 영리한 아가씨야. 자네 또한파자점술사가 될 운명이라네. 미국에서.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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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스 뉴스> 모형 같은 WMD는 모든 사람이 정확히 똑같은 목표를 따르도록 강제한다. 이는 사람들을 무한경쟁에 내몰고 이전에는 겪지 않았을 다양한 부작용에 시달리게 한다.
- P107

약탈적 광고는 전형적인 WMD다. 이런 광고는 절박한 사람들을 찾아내 표적공략한다. 가령, 교육과 관련된 약탈적 광고들은 대부분 거짓된 성공 로드맵을 약속하면서 잠재 고객에게 갈취할 돈을 극대화할 방법을 계산한다. 이런 광고의 작동 방식은 거대하고 악의적인 피드백 루프를 활성화시키며, 고객들을 엄청난 빚더미에 올려놓는다. 뿐만 아니라 광고의 표적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속고 있는지도 거의 알지 못하는데, 이는 약탈적 광고 캠페인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컴퓨터 화면에 팡! 하고 나타났다가 나중에 전화가 걸려오는 식이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어떻게 선택됐는지 또는 어떤 경로로 자신들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많이 입수할 수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 P127

안타깝게도 약탈적 광고의 세상에는 영리 대학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은 동지가 아주 많다. 고통 받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있는 모든 곳에 약탈적 모형을 휘두르는 광고주들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가장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분야로 대출 시장을 들수 있다. 누구나 돈이 필요하지만, 돈이 더욱 간절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이들은 우편번호별 통계에서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 거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약탈적 광고주가 볼 때, 이들 지역의 IP로 접속해 검색엔진에서 대출을 알아보고, 할인쿠폰을 클릭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자신들을 쳐다봐달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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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염이 그린 도안을 발전시켜 크롬 살갖이 접히는 정교한 구조와 금속 뼈대의 복잡한 연결 부위를 설계했다. 경첩 하나하나를 결합하고, 톱니바퀴 한 개 한 개를 조립하고, 모든 전선을 납땜질하고 이음매를 용접하고 구동 장치 하나하나에 윤활유를 발랐다. 그렇게 염의 몸을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광경은 경이로웠다. 내 눈앞에서 염은 마치 은빛 종이접기 구조물처럼 접혔다가 펼쳐지기를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태곳적의 전설에 나오는 존재처럼 아름답고 소름 끼치는 크롬 여우가 내 앞에 서 있었다.
- P108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죽지 않았어.
그때껏 살면서 난 담배가 내 영혼인 줄만 알았어. 그래서 ‘담뱃갑‘ 생각은 하지도 못했던 거야. 애초에 관심도 없었어, 그 얌전한 종이 껍데기에는 그 껍데기 속의 조그마한 빈 굴에도.
빈 담뱃갑은 길을 잃고 집에 들어온 거미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갈 때 집 대신 요긴하게 쓸 수 있어, 잔돈이나 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넣거나, 반짇고리로 쓰기도 좋고, 립스틱이랑 아이라이너랑 조그만 블러셔 같은 것도 그럭저럭 넣고 다닐 만해, 내가 넣고 싶은 건 뭐든 다 받아들이는 물건이지.
내가 지금 느끼는 기분이 바로 그거야. 마음이 탁 트인 기분, 만사가 태평한 기분, 어디에든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말이야. 그래, 내삶은 이제 비로소 진짜 실험이 됐어. 다음엔 뭘 할 수 있을까?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 전에 난 먼저 내 담배를 다 피워 버려야 했어. 나한테 일어난 일은 ‘상태 변화‘였어. 내 영혼이 담배 한 갑에서 담뱃갑으로 바뀌었을 때, 난 성장한 거야.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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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지요? 틸리가 없으면 당신은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의 삶조차 기억 못 하고,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못 겁니다. 이제 인류는 사이보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의식을 전자(電子)의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자아를 두뇌 속으로 다시 욱여넣기가 불가능합니다. 당신들이 파괴하려고 했딘 당신의 전자 복제판은 문자 그대로 실제의 당신입니다.
이렇게 전자적으로 확장된 자아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된 이상, 당신들이 센틸리언을 무너뜨려 봤자 금세 다른 대체재가 등장해서 우리 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이미 늦었다 이겁니다. 거인은 이미 오래전에 램프에서 탈출했어요. 처칠이 이런 말을 했다지요. 건물을 만드는 것은 우리이지만, 나중에는 그 건물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돕는 기계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 기계가 우리를 대신해서 생각을 한다. 이겁니다.
- P71

피치 못할 운명과 마주쳤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적응하는 것뿐입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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