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간 시멘트 사용량은 1900~1928년 10배 증가해 3,000만 톤에 달했다. 전후에는 주간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지역마다 공항이 들어서며 건설 호황을 맞았고, 20세기가 끝날 즈음에는 시멘트 소비량이 다시 3배가량 늘었다. 최고조에 달했던2005년에는 1억 2,800만 톤이 사용되었고, 최근의 사용량도 연간 1억 돈을 오르내린다." 이런 수치도 세계 최대 시멘트 소비국인 중국의 연간 사용량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980년 현대화를 시작할 당시 중국의 시멘트 생산량은 8,000만 톤에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1985년에는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생산국이 되었고, 2019년에는 22억 톤을 생산해 세계 총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놀랍게도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중국이 생산한 약 44억톤의 시멘트는 미국이 20세기를 통틀어 생산한 양(45억 6,000만톤과 엇비슷하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그리고 항공 시스템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초대형 수력발전소와 인구 수백만 명 넘는 도시가 가장많기도 하다. 하지만 또 하나 놀라운 통계자료는, 현재의 세계는 20세기 전반기 동안 사용한 양보다 더 많은 시멘트를 한 해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처럼 엄청나게 사용하는 콘크리트가 판테온의 둥근 지붕만큼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으리란사실이 다행이면서도 안타깝다. - P176
도이다. 많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20~30년을 넘기면 급격히 상태가 악화하는 반면, 60~100년을 너끈히 견디는 구조물도 있다. 달리 말하면, 21세기 동안 상태가 나빠진 콘크리트구조물을 허물거나 교체하는 상황이 전례 없이 대규모로 우리에게 닥칠 것이란 뜻이다. 특히 중국에서 이 문제가 첨예하게 제기될 게 분명하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서서히 철거하면서 철근을 따로 분리하면, 비용이 적게 들지는 않지만 두 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 분쇄하고 체질해서 수거한 골재는 새로운 콘크리트에 사용할 수 있고, 철근도 재활용 가능하다. 지금도 재사용 콘크리트와 새 콘크리트는 어디에서나 필요하다. - P178
내 생각에 세계화에 대한 가장 간결한 정의는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 거래, 테크놀로지와 투자 및 사람과 정보의 흐름에서 유발되는 경제와 문화와 인구의 상호 의존성"이다. 세계화에 따른상호 의존성 증가에 수반되는 이런 다면적 과정의 진화와 범위그리고 결과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현대 세계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적인 통설과 달리, 세계화 과정은 새로운 게 아니다. ‘노동의 차익 거래‘, 즉 임금이 낮은 국가로 공장을 옮기는 행위는 세계화의 여러 동인중 하나일 뿐이다. 세계화가 미래에 반드시 확대 및 강화되어야 할 필연적 이유는 없다. 세계화에 대한 가장 큰 착각이라면, 세계화가 사회·경제적 진화에 의해 미리 예정된 역사의 필연이란 생각일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말했듯 세계화는 "자연에서 바람이나 물과 같은 힘"이 아니다. 세계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생각일 뿐이다. 여러 면에서 세계화가 지나치게 확산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요즘 점점 힘을 얻고 있다. - P188
많은 사람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낮은 임금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유일한 이유라면 당연히 사하라사막 남쪽 지역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인도를 중국보다 거의 언제나 더 선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20년 동안, 중국에 투입된 해외 직접 투자는 연간 평균 2,30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인도에는 500억 달러를 넘지 않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사하라사막 남쪽에는 약 400억 달러에 불과했다.‘ 나이지리아와 방글라데시, 심지어 인도보다 중국을 선택한 이유에는 중국이 제공한 다른 투자 요인 - 특히 정치적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중앙집권화한 일당 정부와 그런대로 괜찮은 투자 조건, 상당히 동질적이고 문해력 있는 노동력, 거대한 국내 시장 - 이 있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공산주의 국가와 세계 유수 자본주의기업들이 결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 P189
첫 단계의 세계화에서는 범선이 세계를 멀리 떨어진 지역과연결했지만, 교역이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았다.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교역이 더욱 빈번해지고 더욱더 예측할 수 있게 되었지만, 거의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진정으로 세계적통신 수단을 제공해준 것은 전신이었다. 여기에 디젤엔진과비행 그리고 무선이 더해지며 세계화가 가속화했고 그 규모도커졌다.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 항공기용 터빈, 운송 도구를 통합해 복합 수송을 가능하게 해준 컨테이너, 정보를 처리하는 규모와 속도로 전례 없는 통제를 가능하게 해준 마이크로칩의 등장으로 세계화는 최고조에 달했다. - P194
1973년 이후의 세계화로 해상 무역량은 3배 이상 증가했는데, 그 구성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1973년에는 주로 원유와 정제유를 실은 유조선이 해상 교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2018년에는 상품이 약 70퍼센트를 점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재 생산국으로 떠올랐다는 사실뿐 아니라, 통합과 상호 의존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걸 반영하는 변화였다. 예컨대 독일 자동차 제조 회사가 미국 앨라배마에서 자동차를 조립하고, 텍사스에서 만든 화학약품이 유럽의 여러 산업체에서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원료로 쓰이고, 칠레에서 생산한 과일이 네 대륙으로 수출되고, 소말리아에서 사육한 낙타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낸다. - P226
세계화가 2000년대 중반에 전환점을 맞았다는 건 계량적으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의 대침체Great Recession로 세계화가 주춤했다. 이런 현상은 매킨지McKinsey가 1995년부터2017년까지 43개국 23개 산업의 가치 사슬value chain (기업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 -옮긴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을 생산하는 가치 사슬은 절대 기준에서 느릿하게 성장했지만 무역에서는 그 양상이 달라, 2007년 총생산의 28.1퍼센트이던 수출이 2017년에는 22.5퍼센트로 줄어들었다. 내가 이 보고서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게 눈여겨본 것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세계 상품 무역의 18퍼센트만이 노동의 차익 거래를 노린 저임금노동의 산물이었고, 많은 가치사슬에서 이런 상품의 몫이 2010년대 내내 줄곧 줄어들었으며, 가치 사슬이 세계적으로 점점 지식 집약적으로 변해가면서 고도로 숙련된 노동에 의존하는 추세를 띤다는 결론이었다. - P235
국가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예기치 못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많은 분야의 제조 공장을 본국에 다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리쇼어링reshoring 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세계화의 확산과 다국적기업의 행태에 대해서는 1990년대부터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었다. 최근에는 이런 부정적 감정이 일부 국가,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병하자유수한 기관들이 세계 가치 사슬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세계화를 재조직할 필요성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OECD는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정책을 권고했다. 먼 곳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의존하는 정도를 줄이고, 세계무역이 중단되는 사태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정책을모색하라는 뜻이었다. 유엔무역개발회의 United Nations Conferenceon Trade and Development, UNCTAD는 제조업을 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와 유럽으로 되돌림으로써 가치 사슬을 분화하지 말고 더 짧게 바꿔가는 변화를 고려했다. 달리 말하면, 설계부터 제작과 판매를 단일 국가, 혹은 단일 경제단위에서 해결하면 부가가치가더 집중될 것이란 제안이었다. 재보험회사 스위스 리Swiss Re회복 탄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계 공급 사슬 supply chain을재조정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또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첨단 제조업의 리쇼어링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았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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