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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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의 친구인 그 미니캡 운전사가희망으로 삼은 사람은 고향에서는 온 동네에 소문이 난 친구의 삼촌이었다는데 런던에 도착하여 수소문해보니 그는 이미 몇해 전에 죽고 없었다. 결국 그 사람의 이름만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상징적인 희망의 역할을 해주었던 셈이다. 우리는더이상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가 자신들이 떠나온 나라에 대하여 말을 나누다보면 싸움과 굶주림과 질병과 무섭고 엄혹한 장군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는 데에서 끝나곤했다. 아직도 세상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하루라도 맘 편히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국경을 넘고 있었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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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도 멕시코는 경제적 차원에서 거대한 이웃 국가인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3,200킬로미터에달하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서 쌍둥이 도시들(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와 같이 양쪽 나라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도시)이 발전했다. 북부 국경지대에 조립 공장이 들어설수 있는 산업지구(스페인어로는 마킬라도라)를 설립한 것은 멕시코의 산업 발전을 도왔지만, 값싼 노동력과 세제 혜택 (관세 철폐, 면세)에 매력을 느낀 북미 산업계는 멕시코를 하청업체로 둔갑시켰다.
그렇게 두 국가의 국경지대에는 새롭고 독창적인 시스템이 형성되었다. 미국 쪽에는 자동차, 섬유, 전자기기 분야에서 ‘지시를 내리는‘ 기업들이, 멕시코 쪽에는 미국보다 세 배는 저렴한 노동력 덕분에 완제품을 조립하는 ‘하청 기업들이 생겨난 것이다. 조립된 제품들은 미국으로 재수출된다. - P80

마약 카르텔!
우두머리인 ‘카포‘를 중심으로 조직된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은 미국에서 무기를 사들이는 등 실제 금융 혹은 군사 기업과도 같다. 역사적으로 멕시코 정부가 고립시키고버린 산악지대(소노라, 시날로아, 미초아칸, 게레로)에 뿌리를 내린 마약 카르텔은 대마초 생산부터 미국으로의 수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통제한다. 그리고 이러한 체계는 대마를 재배하고 대마초를 운송하고 밀매까지 안전하게 보장해 주는 빈곤 농민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소노라 두랑고, 시날로아주 경계의 산악지대에 고립되어 있는 유명한 ‘황금의 삼각지대‘는 1970년대에 생겨난 최초의 마약 카르텔 설립자들의 출신 지역이기도 하다. 이지역의 중심인 바디라구아토에는 ‘엘 차포‘
라 불리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영역이 위치한다.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 중거의 전부는 대마 재배, 운송업자, 하수인등 직간접적으로 마약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멕시코에서 매년 생산되는 대마초의 잉은 7천에서 1만 톤으로 추산된다. 빈민 지역에서의 양귀비 재배는 널리 퍼진 관행과도 같다. 양귀비는 가공을 거쳐 헤로인으로만들어지는데 이는 시카고, 뉴욕, 휴스턴로스앤젤레스의 길거리에서 판매된다. 이제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합성 마약(암페타민, 필로폰, 진정제)들까지 멕시코의 불법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곳 마약상들은 아시아의 신종 마약들 또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멕시코는 콜롬비아에서 들어온 코카인을 미국으로 판매하는 중심지로 떠올랐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들은 수익성 좋은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콜롬비아 카르텔이 약화된 틈을 포착했다. 콜롬비아에서 1,500달러에 사들인 코카인 1킬로그램은 미국과의 국경지대인 리오그란데강 지역에서는 1만 5천 달러. 미국의 대도시에서는 무려 9만 7천 달러에 거래된다. 마약 밀매는 멕시코 마약 제국에 매년 최소 200억 달러를 가져다주는데 이는멕시코 관광업계 수익에 준하는 금액이다.

정치권과의 유착
멕시코에서 마약 카르텔이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멕시코 정부의 구조에 있다. 역사적으로 권위주의 체제에다가 취약했던 멕시코 정부는 빈곤과 함께 일부 국토와 인구의 소외라는 측면에서 정치권과 마약 밀매업자 간의 유착을 널리 허용하고 말았다. - P82

베네수엘라의 석유매장량은 전 세계의 17.6%로 사우디아라비아(15.6%)와 캐나다(10%)보다 앞서 있다. 또한 이 나라는 1960년에 탄생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석유라는 자원은 베네수엘라에게 이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국가의 부가 석유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로 인한 수익은 GDP의 4분의 1에 달한다. 따라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인PDVSA는 국가 경제에서 핵심 중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우고 차베스가 수립한 베네수엘라의 ‘사회 계약‘이 석유로 벌어들인 수익의 재분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재분배 시스템을 통해 교육 정책에 자금을 조달하고, 빈곤을 근절하고, 서민 계층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 11월 차베스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당선된 니콜라스 마두로는 차베스의 정책을 이어나갔다.
총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석유 판매에 국가의 명운이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점이 베네수엘라 경제의 이면이다.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다른 경제 분야는 거의 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원유를 휘발유로 정유하는 분야마저 발전하지 못했다. 최근까지 베네수엘라의 정유 산업은 주요 경쟁국이자 최대 고객인 미국이 도맡고있다. - P90

베네수엘라·러시아·중국 축
이러한 맥락 속에서 베네수엘라는 두 곳의 강력한 동맹국에 기댈 수 있었다. 공공연하게 미국에 반기를 든 마두로 정권을 지지할 이유가 충분한 중국과 러시아가 바로 그들이다. 중국은 현재 베네수엘라의 최대 채권국으로,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거나 대출해 주었으며 광산 혹은 석유 채굴권으로직접 상환을 받고 있다. 게다가 유가가 하락하면서 중국으로 이동하는 원유의 양 또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는 현 시대의주요한 흐름 중 하나다. 바로 지구상 다른곳들과 마찬가지로 남미 대륙에서도 중국의 영역 표시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와 중국과 맺은 동맹 관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각각 자국이 개발한백신인 스푸트니크 V와 시노팜을 마두로정권에 공급했다. 2021년 6월에는 쿠바가 개발한 새로운 백신인 압달라 1,200만 명분량을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0.8%에 불과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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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니, 생명수 얻은 거는 빠쳤다.
오오 기래, 할마니가 깜박했다. 생명수 약수를 달랬더니 그놈에 장승이가 말허는 거라. 우리 늘 밥해 먹구 빨래허구 하던 그 물이 약수다.
기럼 공주님이 헛고생한거라?
바리야, 기건 아니란다. 생명수를 알아보는 마음을 얻었지비.
거 무슨 말이?
이담에 좀더 살아보문 다 알게 된다. 떠온 생명수를 뿌레주니까 부모님도 살아나고 병든 세상도 다 살아났다. 그담부턴 바리 큰할미는 우리 속에 살아 계신다. 내 속에 네 속에두 있댄 하지.
나는 할머니와 나란히 누워 그 얘기를 어둠속에서 몇번이나들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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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던 때에 나는 겨우 열두살이었다.
어려서는 청진에 살았다. 우리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바지의 단독주택에 살았다. 봄이면 마을 빈터의 마른 잡초들사이에서 한무리의 진달래들이 이 묶음 저 묶음 다투어 피어나 아침저녁 노을에 더욱 붉게 타오르고 드높은 동편 하늘가에 아직도 눈을 하얗게 얹은 관모산이 아랫도리를 안개 속에감추고 떠 있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크고 둔해 보이는 철선들이 정박해 있었고 그 주위로 작은 고깃배가 아련하게 통탕대는 발동소리를 내면서 느릿느릿 헤엄쳐다녔다. 그리고 갈매기들이 생선비늘처럼 반짝이는 바다물결 위의 햇빛을 사방으로 흐트러뜨리며 역광 속으로 힘차게 날아갔다. 나는 항구의 사무실에서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리거나 장에 간 어머니를기다렸다. 길을 벗어나 제법 가파른 언덕의 끝까지 나아가 쪼그려앉아 있던 것은 두 사람을 기다릴 겸하여 그냥 바다를 내다보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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